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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와디즈 콘텐츠팀 Sep 28. 2021

와디즈 콘텐츠 디렉터처럼
기획해보자

영업 기밀 같기도 하지만 일단 풀어보는, 스타트업에서 콘텐츠 뽑는 순서

와디즈 콘텐츠팀의 하루는 스토리로 시작해서 스토리로 끝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와디즈의 보이스 가장 중심에는 스토리, 즉 프로젝트 '상세페이지'가 있기 때문이지요.


콘텐츠 디렉터로 일하는 사람들이 모여 짧고도 긴 3년이라는 기간 동안 나름의 프로세스와 노하우를 쌓았습니다. 어떻게 일하는지 궁금하실 것 같아, '콘텐츠 팀이 콘텐츠 뽑는 법'에 대해 소개하는 글로 생생한(?) 업무의 현장을 살짝 공개하려합니다.

ⓒ치즈덕


혼자서 콘텐츠로 밥벌이를 하시면서 '내가 이렇게 해도 되는 게 맞나…?' 혹은 '이게 진짜 효율적인 건가…?' 싶어 불안하셨던 분들이, 오늘부터 업무에 적용해 보실 수 있는 내용들이 중반부부터 이어지니 마지막까지 많관부!

나름 효율적으로 한다고 하는데 오후 2시 쯤 되면 저희도 상태가 대략 이렇게 됩니다. 혼자가 아니에요! ⓒgiphy




혼자 글만 쓸 것 같지만,
사실 소통으로 굴러가는 팀입니다.


최종 단계에서 그동안 쏟은 시간과 노력, 공든 탑을 갈아 엎는
불상사가 생기지 않도록 말입니다.


(은아)

프로젝트가 확정되어 킥오프(시작)하게 되면, 콘텐츠 기획 준비를 시작하기 위해 아래와 같은 사전 프로세스가 진행됩니다.

[스토리 기획 준비 프로세스]
step 1. 제품 및 메이커(기업)에 관한 소개서 전달
step 2. 서면 인터뷰지 전달 및 답변 수령
step 3. 자료 조사 및 타깃 분석
step 4. 수집된 자료 및 인터뷰지 답변을 바탕으로 기획안 초안 작성
step 5. 메이커 미팅

이 과정에서 프로젝트를 보다 성공적으로 출발시키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단계가 있는데요. 바로 메이커의 대면 미팅입니다. 오랜 기간 정성껏 준비해온 제품을 소중하게 안고 콘텐츠팀의 문을 똑똑 두드리신 메이커님과 직접 만나, 제가 분석한 타깃과 기획안을 구두로 설명하는 자리입니다.


대부분의 미팅은 1:2 정도의 소규모로 진행되지만, 교수님 강의처럼 변해(?) 버릴 때도 가끔 있습니다. (메이커님 졸지 마세요)

코로나와 같은 현 시국 때문에 대면 미팅이 힘든 경우가 생긴다면, 비대면으로라도 가급적 직접 소통하고 대화하는 자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미팅 과정에서 직접 제품의 샘플을 확인하며 제품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기획안의 내용과 방향성에 대해 충분히 논의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기획안에서 수정하고 싶은 부분은 없는지, 기획된 스토리에 활용할 자료 제공이 가능한 지 등 앞으로의 진행에 대해 서로 합의하는 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설정한 타깃과 기획한 스토리라인을 근거와 함께 설명하여 메이커를 설득하고, 같은 곳을 바라보며 달리기를 시작할 수 있도록 소통하는 것도 콘텐츠 디렉터의 중요한 역할인 것 같습니다.




와디즈 콘텐츠팀이 콘텐츠 뽑는 순서를
내 상세페이지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까요?


딱 정해드립니다, 이렇게 해보세요.


(홍희)

제 사랑 은아 디렉터님이 위에서 깔끔하게 정리해 주신, 와디즈 콘텐츠 디렉터들의 일하는 순서를 여러분들께 그대로 적용한다면 이렇게 될 것 같습니다.



step 1. 우리 제품 주요 특징과 개발 배경 정리하기

단백질 빵을 구매하는 고객들은 단순히 '맛있다'는 특징만으로 지갑을 열지 않습니다. '아무리 단백질 함량이 높아도 맛이 없으면 먹지 않게 되므로, OO 브랜드는 단백질 빵의 맛 개발에만 3개월을 추가로 투자해 일반 빵과 별 다를 바 없는 맛을 구현했'다는 식으로

그 특징이 왜 필요한지

그 특징을 구현하기 위해 판매자(혹은 개발자, 메이커, 메이커스, 창작자 및 기타등등)가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지

충분히 들어본 뒤 '합당하다'는 판단이 들었을 때 비로소 지갑을 엽니다. 어렵다고요? 당연하죠, 원래 남의 주머니에서 돈 빼는 게 제일 어렵다고 하잖아요.


하지만 제 주머니는 매우 쉽게 열리는 편


점점 똑똑해지면서 '사야 하는 이유(why)'를 찾는 고객들이 많아지는 건 마치 중력을 거스를 수 없는 것처럼, 세분화되고 개인화, 다양화 되는 21세기 시장의 거스를 수 없는 흐름입니다. 그러니 21세기에서 돈 버는 우리는 제품의 주요 특징을 정리해서 '왜 이런 특징이 필요한지'를 따져봐야 합니다. 그리고 이 특징을 구현하기 위해 내가 그동안 했던 노력들을 정리해 보세요. 눈치 좀 있단 소리를 들어보신 분들이라면, 애초에 제품을 개발할 때부터 개발 과정을 사진이나 영상으로 남겨야겠다는 결론까지 내리셨을 겁니다.


실제로 와디즈에서는 이렇게 개발 과정을 보여주는 콘텐츠가 매우 자주 활용됩니다.



step 2. 우리 제품의 세부 특징 분석하기

어느 정도 우리 제품을 큰 줄기에서 분석했다면 이제는 작은 줄기에서 제품의 특징을 파악할 때입니다. 특히나 제품을 사입하신 분들은 step 1.에서 많은 내용을 못 뽑아내셨을 수도 있어요. 그 분들은 여기 step 2에서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는 또다른 절대불변의 법칙을 믿으시고 가능한 상세하게 제품의 특징을 분석해 주시면 됩니다.

주요 특징과 개발 배경을 '세부 특징'으로 구체화 할 수 있게 되죠.


이 때 특징을 단순히 나열하지 마시고 꼭 꼭 꼭 꼭 꼭 꼭 꼭 '왜 그 특징이 필요한지'를 함께 정리해 주세요. 'why'를 찾지 않으실 거라면 시간만 버리시는 게 됩니다.


어떻게 확신하냐고요? 제가 콘텐츠 디렉터로 처음 일할 때 그랬었으니까요 ^_ㅠ


step 3. 자료 조사 및 타깃 분석

이제 우리 제품의 특징을 눈 감고도 설명할 수 있을 정도로 파악했으니 이 특징들을 어떤 고객들이 반겨줄지 찾아내면 됩니다. 자료 조사와 타깃 분석을 시작하면 되는데, 다양한 방법들이 있어 이것만 따로 다뤄야 할 정도로 양이 많으니 여기서는 일단 패스하도록 하겠습니다.


꼭 필요하시다면 여기저기 와디즈 콘텐츠팀 브런치 왕창 공유해 주시면서 '그것 좀 댓글로 물어봐'라고 지인 분들께 말씀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대충 댓글 많이 달아달란 소리)



step 4. step 1~3에서 취합한 내용으로 상세페이지 기획안 작성

우리 제품의 주요 특징과 개발 배경, 세부 특징과 이것들을 좋아해줄 고객까지 우리는 다 갖췄습니다. 우리 고객들이 어떤 유형의 스토리를 좋아할지 스토리를 써내려가면 되는데요.


콘텐츠 디렉터로서, 회사에서 크라우드펀딩 메이커님들을 대상으로 '유형별 스토리 작성법'을 강의한 적이 있습니다. 내가 어떤 유형의 상세페이지가 맞는지 테스트 해보신 뒤, 결과에 맞는 유튜브 강의를 보시는 것도 꼭 펀딩 상세페이지를 쓰시는 게 아니라 할지라도 도움이 되실 거예요.


강의를 듣고 나시면, 나의 사랑 너의 사랑 이은아 콘텐츠 디렉터님이 보여 주셨던 기획안을 여러분들도 충분히 완성하실 수 있습니다.

바로 이거!

꼭 기획안이 노트북이나 컴퓨터 앞에 앉아서 키보드 두드리며 써야 하는 게 아니라는 거, 아시죠? (저는 급하면 포스트잇에도 기획안 씁니다.) 여러분께 가장 잘 맞는 방법을 이것저것 시도해 보시면서 찾아 보세요.



step 5. 기획안 셀프 피드백 or 내부 피드백

이렇게 나온 기획안을 1인 기업이라면 혼자서, 여러 명이 모여 계시다면 옹기종기 모여 앉아 - 아, 코시국이니 드문드문 모여 앉아 - 피드백 해보시면 됩니다.


1인 기업의 경우 너무 내 시선에만 갇힌 게 아닐까 불안하실 수 있는데, 그럴 때는 지인 분들께 기획안을 보여 주시면서 어딘가 이상하거나 어색한 곳이 없는지 물어보세요. 의외로 거절하지 않고 기꺼이 봐주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대신 종종 기프티콘 하나씩 선물해 주시는 센스는 잊지 마시기!

이런 거 주시면 안 됩니다 ⓒ최고심




대충 감 오셨겠지만, 기획안을 목숨 걸고 쓰지 않으면
남은 수명을 야근에 낭비하게 됩니다.


(홍희)

5가지 step으로 기획안이 완성되었다면 이제는 기획안을 바탕으로 스토리를 쓸 차례입니다. 스토리 쓰는 단계를, step과 구분해서 아래처럼 표현해 볼게요.

하나, 타겟을 설정한다
→ 기획 준비 프로세스와 연결됩니다. step 3에 해당해요.

둘, 타겟에 맞는 스토리 기획안을 작성한다.
→ 기획 준비 프로세스와 연결됩니다. step 4~5에 해당합니다.

셋, 타겟이 쉽게 읽을 수 있는 방식으로 스토리 기획안을 완성된 스토리로 바꾼다.


여기서 가장 많은 시간이 걸리는 건 어디일까요? 많은 분들이 '둘, 타겟에 맞는 스토리 기획안을 작성한다'가 아니냐고 하시는데 답은 '셋'입니다. 스토리 기획안을, 서포터 분들께 공개될 스토리로 바꾸는 과정에는 소제목 디자인이나 간단한 사진 편집, 설명글이나 카피 작성 등의 과정이 모두 포함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이거 전부 다 스토리 작성 단계에 합니다


따라서 '셋'을 진행하고 있을 때 스토리 기획안의 방향을 바꾸는 건 굉장히 어렵습니다. 이미 너무 많은 시간을 투자해 콘텐츠를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같은 맥락에서 시각적으로 노출되는 컨셉을 바꾸는 것도 '셋' 단계에서는 불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우리가 작성한 소제목 이미지의 배경색을 노란색에서 파란색으로 변경하려고 하면, 지금껏 만든 모든 소제목의 배경을 바꿔야 하기 때문에 이만저만 번거롭고 귀찮은 일이 아닐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스토리 기획 단계에서는 우리가 어떤 색을 주로 사용할 것인지
어떤 글꼴로 디자인을 할 것인지 등 세부적인 내용까지 고려되어야 합니다.


만약 우리가 골든베어의 골프 슬링백 펀딩처럼, 노란색 안감이 돋보이는 제품의 펀딩 스토리를 기획하는데 노란색이 아닌 다른 색상으로 소제목 이미지를 디자인 했다고 해봅시다. 그렇다면 우리는 '누가 봐도 제품에 명확하게 새겨진 노란색이 아닌, 다른 색으로 펀딩 스토리를 시각화한 이유'를 명확하게 스토리 안에 녹여낼 수 있어야 합니다.


그걸 얼레벌레 대강 넘어간 채 '타겟이 쉽게 읽을 수 있는 방식'에 맞춰 스토리를 만들어야 하는 단계가 오면 상당히 곤란해집니다. 타겟이 쉽게 읽을 수 있도록 소제목 디자인으로 내용을 구분해 줘야 할 때마다, 펀딩과는 전혀 상관없는 색상이 갑자기 튀어나오는 꼴이 되기 때문입니다.

매우 어색... 약간 파랑과 노랑 내외하는 수준

이걸 어느 정도 스토리가 완성된 뒤에 다 고쳐야 한다고 생각하면 정말 막막하지 그지 없습니다. 그나마 내일까지 펀딩을 제출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생각한다면…? 롤러코스터를 일 년 정도는 타지 않아도 될 것 같은 아찔함을 하룻밤만에 경험하실 수 있습니다.


그래서 콘텐츠팀은, 최대한 효율적으로 펀딩 스토리를 완성하기 위해 롤러코스터의 안전바를 꾹 내리는 심정으로 스토리 기획에 목숨을 겁니다. 결국 스토리 기획은 투자되는 시간은 상대적으로 적을지라도 가장 많은 노력과 집중이 필요한 단계인 것이지요.




서포터와 동시에 프로젝트의 주인인
메이커도 만족해야 합니다.


콘텐츠팀이 없어지는 그날이 오기 전까지는,

메이커도 결국 우리의 고객이기 때문이지요.


(은아)

'셋' 단계의 최종 결과물, 즉 프로젝트의 첫인상을 결정하는 제목부터 이미지, 단어 선택, 마침표 하나까지 포함한 모든 카피는 콘텐츠 디렉터의 의견 뿐 아니라 브랜드 가이드라인과 메이커 피드백에 영향을 받습니다. 때로는 제가 원하는 방향으로 콘텐츠를 배치하지 못하게 될 수도 있고, 예상했던 것과 너무 다른 이미지 자료를 전달받아 난감한 상황을 마주할 때도 있죠.


콘텐츠 디렉터, 스토리 담당자라고 해서 모든 내용을 100% 마음대로 쓰고 발행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병맛 콘텐츠가 유행한다고 모든 브랜드에 B급 풍의 스토리를 적용할 수 없듯, 메이커가 원하는 방향과 색을 스토리에 녹여내면서 잘 팔리게 만드는 것도 제겐 큰 숙제 중 하나입니다.

즉, 짤을 마음대로 넣었다간 야근이 3배 늘어날 수 있다는 말.


전략과 목적을 가지고 치밀하게 계획한 후에는 프로젝트의 주체인 메이커와 긴밀하게 소통하는 과정이 필수입니다. 이 소통이 부족하다면 공든 탑을 허무는 가슴 아픈 불상사가 생길 수도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합니다.


마무리는 갓 따끈따끈하게 퇴짜맞은 스토리 카피... bye....




와디즈 콘텐츠 디렉터처럼 기획하는 게
생각보다 별 거 없죠?


엄청 멋지고 처음 들어보는 업무 툴을 써야 할 줄 알았다던가, 아니면 영어로 점철된 이론을 바탕으로 데이터 분석을 무진장 해야 할 줄 아셨다면 '어라? 별 거 없는데? 내가 다 아는 거잖아.' 하셨을 수도 있어요.


맞습니다, 원래 기획이라는 게 별 거 없어요. 우리가 누구를 위해 기획하느냐를 생각하고, 우리가 가능한 선에서 그 분들을 위하 기획이라면 업무 툴이나 전문적인 데이터 분석 없이도 충분히 콘텐츠 기획이 가능합니다. (어렵게 느껴졌다면 기획을 위한 기획이었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제가 말하면서 제가 뼈 맞습니다. 오늘부터 진짜 기획 잘 해야지.


실제로 와디즈 콘텐츠팀이 상세페이지를 기획할 때 쓰는 방법들을 잔뜩 풀어놓아서 뭔가 영업 비밀을 풀어버린 듯한 기분이 들긴 하는데요. 펀딩 잘 되고, 잘 팔리는 상세페이지를 누구나 만들 수 있는 건 분명 좋은 일이니까요! 뭐, 후회 없습니다.


하지만 이 브런치에 너무 오랜 기간 새 글이 안 올라오고… 반응도 없고… 뭔가 쎄한 느낌이 드신다면… 어쩌면 이 글을 끝으로 사라진 것일지도… 근데 뭐, 시대가 시대인데 그런 일이 어디 있겠어요.


(띵동) 잠시만요, 누가 온 거 같은데. 누구세요? (조용) 누구시냐니까요? (문을 연다)

어..? 잠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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