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달 인상 깊게 읽은 글과 생각을 정리합니다.
트렌드, 조직 관리, 기술, 기업에 대한 얘기를 다룹니다.
1. PMF 붕괴에 대하여
2. Marketing과 Product의 협업에 대하여
3. B2B SaaS 제품에게 제품 주도 성장이란?
원글: PMF 붕괴의 시대, 스타트업의 새로운 플레이북
원글: Product Market Fit Collapse: Why Your Company Could Be Next
1. ‘제품과 시장의 적합성(PMF)’이 도달 후 유지되는 상태가 아니라, AI로 인해 (적합성) 임계선 자체가 급격히 치솟으며 한순간에 붕괴할 수 있다. 이를 ‘PMF 붕괴(Product Market Fit Collapse)’라고 부른다.
2. Reforge의 ‘PMF Treadmill’ 프레임에 따르면 PMF 임계선은 시간에 따라 계속 높아진다. 과거 모바일·인터넷으로 전환되던 때에는 PMF가 유지되는 시간이 길었지만, AI 시대에 접어들며 제품의 구현 속도와 사용자 기대치가 기하 급수적으로 빠르게 변하고 있다. 이 때문에 임계선이 급상승Inflection하며 기업이 대응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3. 대표적인 사례로는 사람들끼리 지식·콘텐츠를 공유하던 플랫폼이 무너지는 사례를 말할 수 있다. 1) Chegg와 2) stackoverflow가 그 예시다. Chegg는 AI가 즉각·저비용·개인화된 답변을 제공하면서 핵심 성장 루프(콘텐츠 생산→SEO 배포→구독→콘텐츠 생산..)가 무너졌고, stackoverflow 또한 IDE에 AI Agent가 탑재되며 즉시 답변과 개인화로 인해, 플랫폼 트래픽과 유저 참여 지표가 하락했다.
4. 셔터스톡·겟티는 아직 붕괴 전이지만, 생성형 이미지가 디자인 툴 안에서 사용자가 원하는 이미지를 즉시 제공하는 기능이 탑재됨에 따라 붕괴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처럼 사용자 기반의 수익-공급 플라이휠을 가진 서비스는 위험에 놓여있는 경우가 많다.
5. PMF 붕괴를 피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가장 먼저, 고객 기대의 변화를 ‘미시·거시’ 양면에서 지속적으로 추적해야 한다. 느린 리서치 프로세스를 줄이고, 실시간 피드백 집계·분석 도구로 메이커가 ‘고객의 맥락’을 직접, 빠르게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현재 신규 제품을 출시하고 제품의 Growth를 고민하는 단계인 만큼,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콘텐츠였다. 특히 위에 첨부한 진용진님의 브런치 글을 읽의 ‘PMF 붕괴 완화를 위한 리텐션 전략’이 인상 깊었다.
글의 요지는 SaaS 비즈니스에서 ‘사용자가 제품을 정말로 잘 쓰고 있느냐?’에 대한 추적과 관리를 더 철저히 해야 한다는 것. ‘제품이 살아있다.’를 정의하고 증명하는데 공을 더 많이 들여야 한다는 말이다. 또한 ‘아하 모멘트’ 또한 지속돼야 한다. 머리를 ‘탁’ 치는 한방의 경험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건 이 만족감이 꾸준히 느껴지게 하는 것. 주위에 AI를 자주 쓰던 사람을 보면 이제 하나 둘 본인의 스타일과 맞는 AI에 정착하고 있다. 가볍게 인터뷰하면 결국, '꾸준한 만족감'이 주어지는 제품을 택하더라.
제품의 Growth인 만큼, 역시 ‘이탈 사용자’를 다시 불러들이는 방법도 중요하다. 이탈의 이유가 다른 만큼 이탈 사용자에 대한 그룹별 접근이 중요하다. 이건 진용진님의 브런치 글에서 잘 정리돼있는데, 기억하기 위해 남겨두면 아래와 같다. 각 집단별로 목적을 다르게 하여 접근한다는 특징이 있다.
1. 이탈했지만 여전히 활동 중인 사용자(예: 무료 플랜 사용자)
- 트라이얼 재시작(trial restart)에 딱 맞는 타깃인 유저.
- 단, 사용자 타이밍이 아닌, 우리의 타이밍에 맞춰 접근하는 게 좋다.
- 예컨대 다음 주요 제품 출시 시점에 유료 플랜에 접근할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하는 걸 말할 수 있다.
- 유저가 제품을 '돈을 내고도 쓸만하다'라는 가치를 느끼게 만드는 게 중요하다.
2. 완전히 비활성화된 사용자
- 사용자 연락처 정보를 기반으로 신중한 접근을 취해야 한다.
- 적절한 타이밍에 맞춘 드립 캠페인(drip campaign)이나 몇 달마다 제공하는 무료 체험 등을 통해 새로운 기능을 소개할 수 있을 것이다.
- 완전히 비활성화된 사용자 대상 목표는 단 하나다. 바로 '지금의 제품이 예전보다 훨씬 나아졌고, 사용자가 처음 필요로 했던 문제를 이제는 해결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
- 고객군을 분리하고, 그들의 특성에 맞는 '최적의 시점에 꽂히는 마케팅'이 중요하다.
다만 여전히 고민인 부분은 1) 신규 제품의 입장에선 시장 진입을 먼저 해야 한다는 점, 2) 상대적으로 유저풀이 적은 B2B 제품의 경우, B2C와 다른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점. 이 두 가지인 듯하다.
필자는 '리텐션 전략'을 참고할 땐 주로 토스의 전략을 유의 깊게 보는 편이다. (마케팅비와 별개로) 유저가 많은 만큼, 코홀트를 정밀하게 분류하고 뾰족한 전략을 취하는 게 인상 깊을 때가 많기 때문이다.
바로 왼쪽의 토스 유저와 나, 오른쪽의 토스 유저가 이벤트의 대상이되었을 때를 보면, 각자 다른 이벤트의 대상이 되어 있다. 서로 토스에게 다른 실험 대상군에 속해있기 때문이다. 요즘엔 안보이지만 예전에 자주 보이던 ‘오래 접속 안 한 사람을 초대할 수록 포인트를 더 많이 받는다’거나, ‘오랜만에 들어온 사람에게 추가로 N일/회 간 참여를 유도하는 콘텐츠’를 제시하는 것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
원글: Marketing x Product 협업—제품주도성장 (Product-led Growth) 필수요소
1. 제품주도성장(PLG)은 제품 자체의 체력을 기반으로 비즈니스 임팩트를 키우는 전략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 과정에서 Marketing x Product 협업은 고객여정을 완성하는 핵심 요소로 강조된다.
2. AARRR 모델(획득-활성화-유지-매출-추천)을 예로 들면, 유저의 기대치를 형성하는 주체는 마케팅, 이를 만족시키는 주체는 프로덕트다. 기대와 경험이 일치하지 않으면 유저는 빠르게 이탈한다.
3. 성공적인 고객여정은 "Expectation that is satisfied = 기대 충족"에 달려 있으며, 마케팅이 올바른 기대를 심고 프로덕트가 이를 충족시킬 때 유저는 ’충성 고객’으로 전환된다.
4. 마케팅과 프로덕트의 협업 부재는 종종 '마케팅이 약속한 경험'과 '제품이 제공하는 경험' 간 괴리를 낳는다. 이는 Activation 단계에서 Retention으로 이어지지 못하게 하며 매출과 추천으로 연결되지 못하게 만든다.
5. (조직 관리 차원에서) Adam Greco가 제안한 'Producting'은 마케팅과 프로덕트 조직의 장벽을 없애고 하나의 팀으로 융합해 일하는 개념이다. 데이터와 인사이트의 단절을 해소해야 일관된 고객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
6. 협업 부재의 원인으로는 서로 다른 KPI, 유저 페르소나 불일치, 데이터 신뢰 부족, 조직 단절 등이 꼽힌다. 이는 결국 각 팀의 이익만 우선시하며 비즈니스 손해로 이어진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One Team’ 마인드셋, 데이터 드리븐 문화, 마케팅과 프로덕트가 섞여 있는 조직 구조 같은 문화·구조적 변화가 필요하다. 작은 조직에서는 크게 체감되지 않을 수 있으나, 규모가 커질수록 협업 부재는 고착화된 문화가 되어 성장의 발목을 잡는다. 따라서 초기부터 의식적인 협업 체계와 데이터 기반의 협력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
‘제품주도성장(Product-led Growth, PLG)’은 트렌드라기 보다는, 스테디한 전략으로 자리잡은 것 같다. 세일즈보단 제품에 대한 입소문 등, ‘잘 만든 제품’이 잘 성장하는 형태를 갖춰야 하는데, 이땐 제품의 본질적인 ‘체력과 퀄리티’가 제품 성장의 동력과 직결된다.
초기 제품을 출시하고 관리하는 입장에서 요즘 가장 고민인 것은 ‘마케팅’이다. 마케팅과 프로덕트의 협업은 분절된 관계가 아니다. 특히 고객여정 전반에서 이 둘이 맞물려 움직이지 않으면 성장 모델은 쉽게 깨질 수 있다. 그러면 마케팅과 프로덕트의 중심에서 우리가 집중해야 할 게 뭘까? 그건 바로, '고객의 기대와 실제 경험은 얼마나 일치하는가?'일 것이다.
마케팅은 사용자의 기대를 심고, 프로덕트는 그 기대를 만족시켜야 한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이 두 축이 엇갈리는 경우가 많다. ‘우리 제품에서 이런 경험을 할 수 있다’고 마케팅이 약속했는데, 막상 제품을 열어본 사용자가 전혀 다른 경험을 한다면 이탈은 순식간에 발생한다. 결국 고객의 기대치 충족이야말로 성장의 에너지라고 할 수 있다.
원글: B2B SaaS 업체가 제품 주도 성장을 위해 갖춰야 할 조건들
1. 센드버드는 채팅과 영상통화를 위한 API·SDK를 제공하는 B2B SaaS 유니콘으로, 창업자 김동신 대표는 B2B SaaS의 본질과 PLG 조건에 대해 인사이트를 공유했다.
2. 고객이 B2B SaaS에 지불하는 이유는 ‘Build vs Buy’에서 Buy가 더 효율적일 때다. Twilio, Stripe, Sendbird 같은 사례는 번거롭고 반복적인 업무나 복잡한 기술적 난제를 대신 해결해주기 때문에 선택받았다.
3. 또한 고객은 조직 내부에서 전문성이 부족한 영역, 혹은 핵심 워크플로우 중간에 위치한 제품에 더 강한 지불 의사를 가진다. 이는 제품이 필수적인 가치 사슬을 메워줄 때 매출로 직결됨을 보여준다.
4. PLG 속성을 갖춘 제품은 Time-To-Value가 매우 짧고(이상적으로는 30분~1시간 이내), 소규모로도 사용이 가능하며, 자연스러운 바이럴 루프를 내장해 고객획득비용(CAC)을 낮춘다. Calendly, Zoom이 대표적이다.
5. Twilio와 Stripe는 단 몇 줄의 코드로 핵심 기능을 구현할 수 있어 PLG에 적합하다. 반면 Sendbird는 다수의 UI/UX 연동 포인트 때문에 Time-To-Value가 길어, 초기 전략을 Enterprise 세일즈 중심으로 가져가며 차별화에 성공했다.
6. PLG 제품 초기에는 다양한 지표에 흔들리기보다 ‘바이럴 지표’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 소수의 유저가 적극적으로 추천할 정도의 열광적 사용성을 확보하는 것이 첫 출발점이 된다.
7. 김동신 대표는 Todoist, Basecamp, Twilio 등 성공 사례 모두 초기에는 시장 규모보다 ‘열렬히 사용하는 유저 풀’을 확보하는 데 집중했다고 강조했다. 이는 스타트업이 PLG 전략을 실천할 때 우선순위로 삼아야 할 교훈이다.
위 글의 주요 인사이트는 SaaS가 고객의 ‘핵심 워크플로우 중간’에 자리잡을 때 지불 의사가 크게 높아진다는 점이라고 생각한다. 단순한 기능이 아니라 업무 흐름을 관통하는 지점에 들어가야 고객이 제품을 쓸 의미가 생긴다. Stripe의 결제 API나 Twilio의 메시징 API가 빠르게 확산된 것도 이 때문이다. 우리 같은 AI 매칭 솔루션도 마찬가지다. 채용 담당자의 전체 워크플로우에서 ‘후보자 탐색’과 ‘서류 평가’라는 핵심 지점에 놓이지 못한다면, 아무리 화려한 기능을 갖추더라도 고객은 굳이 지불하지 않는다.
제품주도성장(PLG)의 속성은 또 다른 교훈을 던진다. PLG는 당일, 혹은 30분 이내에 고객이 제품의 가치를 경험할 수 있어야 한다는 ‘Time-To-Value’를 전제로 한다. (그래서 Freemium, Free-trial 전략을 많이 사용한다.) 여기에 소규모로도 쉽게 써볼 수 있고, 사용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다른 사람에게 퍼져나가는 구조가 필요하다.
반면 Sendbird는 다수의 UI 연동 포인트 때문에 Time-To-Value가 길어졌다. 그래서 PLG보다는 엔터프라이즈 세일즈 전략을 택했고, 이는 옳은 선택이었다. 제품의 속성에 따라 PLG 적합성이 다르다는 점을 보여준다.
현재 관리 중인 인재 큐레이팅 솔루션에도 적용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고민해 보면, 이 정도가 떠오른다.
채용 담당자가 유입되자 마자 ‘이 솔루션이 내 채용 업무를 가볍게 해준다’는 경험을 하게 만든다. (본인이 느낄 가치를 체감하게 만들어야 한다.)
채용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동료에게 제품이 전파되는 구조를 설계한다. ‘실무 평가’에 과정에 함께 활용할 수 있게 만들 수 있을 듯한데, 이곳을 포인트로 해보는 게 의미가 있을까? 전략의 검토가 필요하다.
초기에는 시장의 크기보다 정말 열정적으로 쓰는 HR 담당자 10명을 확보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충성 고객 10명만 먼저 확보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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