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3시 27분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기획하는 족제비 May 19. 2023

사내 스터디 세션을 진행하다 (ft. 서비스 기획)

서비스 기획자는 무슨 일을 하나요?


인트로

5월 회사에서 스터디 세션을 진행했다. 주제는 '현재 회사 프로덕트의 기획 의도, 목적과 목표 그리고 서비스 기획자의 업무 프로세스'였다.


전 직원들이 듣는 스터디여서 자료를 준비하는 동안 계속 설레기도 하고, 오래간만에 마이크 잡을 생각에 기대도 된 시간이었다.


이번 글은 그 후기를 다룰 예정.

시작 5분 전. 글 하단에 짤막한 영상도 있다.




"로이님, 5월 달 스터디를 진행해 주실 수 있을까요?"

현재 재직 중인 회사에는 한 달에 한 번 타운홀에서 스터디 세션을 개최한다. 피플팀에서 교육을 담당할 연사를 초빙해 세션을 진행하며, 세션 당일에는 회사에서 준비한 점심을 먹으며 다 같이 강연을 듣는다.


4월에는 CTO님께서 진행한 '데이터 개론' 세션이 진행됐는데, 해당 세션이 끝나고 며칠 뒤 피플팀에게서 요청이 왔다.


"로이님, 5월 달 스터디를 진행해 주실 수 있을까요? 주제는 현재 프로덕트의 기획 의도와 사용법이면 좋겠어요."


딱히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내부 사용자들이 자사 서비스를 잘 모르면 안 되니까. 단, 백오피스에 대한 설명은 거두어내고, 사용자가 사용하는 사이트 단의 핵심 기능들로만 설명하려니 세션이 루즈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역으로 제안을 하나 했다.


"2부로 나눠서 진행하는 것은 어떨까요? 1부는 자사 서비스에 대한 내용을 설명하고, 2부에서는 서비스 기획자가 일하는 방식에 대해 설명하면 좋을 듯해요. 서비스 기획팀이 어떤 일을 하는지 모르는 분들도 있을 테니까요."


피플팀에서는 거절할 이유가 없었고, 이렇게 5월 달에 스터디 세션은 내가 진행하게 되었다. 



발표

발표는 앞서 적은 것처럼 1부, 2부를 나누었다. 1부에서는 자사 프로덕트의 리뉴얼을 진행한 이유, 목적, 목표, 사용법을 얘기했다. 페이지별로 직접 시연하면서 어떤 데이터를 왜 보여주고 있는지에 보여주는데 특히 집중했다.


2부는 기획의 정의를 설명하는 것부터 시작해 서비스 기획과 사업 기획을 비교하여 설명하고, 서비스 기획자는 무슨 일을 하는지, 보편적으로 어떤 프로세스로 일을 하는지를 설명했다. 아래는 2부 발표 자료 일부.

가볍게 담기 위해 노력했다.


이 두 파트의 세션 커리큘럼을 짜면서 고민했던 것은 청자들의 관심도였다. 사실 내가 더 자세하게 설명하고 싶던 것은 서비스 기획과 서비스 기획자의 역할, PM/PO/서비스 기획자의 차이, 애자일 방법론과 스크럼 등 보다 이론적인 것들이었다.


하지만 결국 스터디 세션에서 서비스 기획이 낯선 동료들이 있을 것이기 때문에, 그들의 요구사항이 어떻게 서비스에 반영되는지 그리고 어떤 산출물들을 확인할 수 있는지 사례를 보여주는 것이 당장 그들과 업무의 얼라인을 맞추고 협업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결국 설명을 되게 담백하게 가져가고자 마음먹었고, 2부 제목을 '서비스 기획자 맛보기 스푼'으로 정했다. 아래는 짤막한 영상.

기획 > 서비스 기획 > 서비스 기획자로 빌드업



세션 후기

긴장되지는 않았고, 오랜만에 군중들 앞에서 발표를 하는 것이어서 재미있던 자리였다. 단 아쉬웠던 것을 먼저 적자면 아래와 같다.


아쉬웠던 점

1. 주제가 바뀌는 시점에 쉴 틈이 없었다.

  - 세션에 앉아 있는 사람들 모두가 이 스터디에 관심 있는 것은 아닐 테니, 세션을 빠르게 진행하기 위해서였다. 그래서 말을 빨리했고 주제가 전환되는 시점에 텀을 적게 주니, 세션을 보는 청자들 또한 숨이 찼을 것이다. 녹화된 영상을 다시 보니 청자에 대한 배려가 일방적이었음이 느껴졌다. 죄송합니다.


2. 발표 태도가 건방졌다.

  - 영상을 보니 시작할 때 주머니에 손을 꽂고 있었다. 시작하고 금방 주머니에서 손을 빼긴 했지만.. 남들에게 말을 할 때 신체를 감추는 것은 무의식으로 방어적인 자세가 취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러한 자세는 청자와 화자의 물리적 거리가 가까울수록 더 벽을 친 듯 보일 것이고.


특히나 한국에서, 분명 나보다 연장자들이고 함께 일하는 동료들인데 내가 뭔가를 교육한다는 입장이 되니까, '내 말이 맞으니까 굳이 질문하지 마.'와 같은 생각이 들어 신경을 쓰지 않았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제스처가 없는 부분에서 어떻게 행동할지 대비를 하지 않았는 것도 이유일 것이다. 아무튼.. 조심하고 겸손하자.


3. 장비가 아쉬웠다. (장비 탓 ㅎㅎ)

  - PDF의 이미지가 중간에 로딩이 되지 않아 발표의 흐름이 끊기거나, 마이크에 파열음이 너무 잘 들어갔다. 발표하기에는 만족스럽지 않았던 환경이었다.


좋았던 점

그래도 세션을 진행하며 좋았던 점은 내가 생각하는 서비스 기획에 대해서 다시 한번 정리하고 이를 남들에게 설명을 할 수 있었다는 것. 그리고 내가 이를 설명할 수 있을 정도로 성장 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던 것이었다. 세션의 발표 요청 또한 일종의 인정이 아니었을까?(행복회로)


아쉬운 것을 먼저 주저리 길게 적어놨지만, 사실 좋았던 것이 더 많았던 시간이었다. 하반기에 여유가 된다면 유튜브에서 영상 기록을 남겨놓는 것도 어떨까 싶다.



그래서?

사실 이번 세션은 내 입장에서 회사에 받치는 일종의 선물이기도 했다. 내가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배경이 되어주었고, 똑똑하고 일 잘하는 사수와 뛰어난 대표, 일에 몰입하는 동료들을 만날 수 있게 해 준 회사가 고마웠기 때문이다.


왜 떠나는 사람같이 말하냐면, 곧 이직을 하기 때문. 이직에 대한 기준과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기 때문에 이직을 준비했고, 결국 경험하고 싶은 도메인의 기획자로 이직할 예정이다.


회사가 싫어서 떠나는 것이 아닌 만큼 애정과 고마움이 잔뜩 남는다. 그만큼 동료분들이 챙겨주기도 하시고.


돌고 돌아 이 씬에 있다 보면 다시 만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때는 내가 더 성장하고, 능력 있는 사람이 되어 고마웠던 사람들 모두에게 보은 할 수 있기를 빈다.


ⓒ 327roy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