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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사랑 Sep 30. 2021

나 자체로 사는 것. 그게 예술인 걸.

파블로 피카소, 애플에서 배우는 "제거"의 기술 


어떤 그림이 가장 가치가 높아 보이는가?


파블로 피카소(1881~1973년)는 황소를 주제로 석판화 연작을 완성했다.


앞쪽의 그림들이 더 완성도가 높아 보이지만 가장 나중에 완성한 작품은 마지막 그림이다.


"추상은 항상 구체적인 실재에서 시작해야 한다"


피카소는 추상이란 기분 따라 그리는 게 아니라고 말했다. 실체가 있는 것에서 출발해 결국 오브제의 이념만이 남는다고 주장했다.


사람들은 화려하고 구체적인 설명은 없지만 누가 봐도 이 그림의 정체성은 소라고 인식할 것이다.


단순함과 창의성이 최고의 가치인 애플에서는 피카소의 철학을 공부한다고 한다. 애플은 피카소의 판화 연작에서 "제거"의 중요한 가치를 배웠다. 실제 피카소도 예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불필요한 것들을 제거하는 것이라고 표현했다.


이러한 철학을 나 자신에게 대입해보면 어떨까?


나는 석판화 그림의 몇 번째 단계에 도달해 있을까? 


게슈탈트 심리학의 창시자 프리츠 펄스(1970)는 성인의 성격을 벗기는 것을 양파 껍질을 까는 데이 비유했다. 개인이 심리적으로 가장 자신에 가까워지기 위해서는 성장의 다섯 단계의 신경증 층을 벗겨야 한다고 하였다.


신경증의 다섯 가지 특징은 다음과 같다.


1.거짓층 : 다른 사람에게 상투적이고 진실하지 못한 반응을 하는 층이다.


2. 공포층 : 자신의 욕구를 억압하고 주위에서 바라는 역할을 연기하는 층이다. 이 층에서 우리는 거부하려고 했던 자신의 모습과 연관된 정서적 고통을 회피하려 한다.


3. 곤경층 : 이제까지 해왔던 역할연기를 그만두고 자립을 시도하지만 심한 공포를 느끼게 되는 층이다. 만약 우리가 살아있기를 바란다면 이 곤경의 층을 벗아나야 한다.


4. 내적파열층 : 자신의 억압된 욕구와 감정을 알아차리게 되지만 오랫동안 차단되었던 파괴적 에너지가 발산되는 것을 두려워한다.


5. 외적파열층 : 자신의 감정과 욕구를 더 이상 억압하지 않고 직접 외부 대상에게 표현한다. 가짜 가식이 사라지고, 자신이 아닌 것처럼 가장하기 위해 잡아두었던 거대한 에너지를 해방시킬 수 있다.


진짜 나 자신, 본질만 남는 펄스의 5번의 단계와 피카소의 추상화는 비슷하다.


잠깐 보면 피카소가 시작에서 그린 소의 화려한 모습이 더 잘 그린 것처럼 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남들과 비슷해 보이기도 한다.


멋진 그림에서 멈췄다면 피카소만의 개성이 드러나지 않았을 것이다. 애플도 마찬가지이다.


사람도 똑같지 않을까?


그럴듯해 보이는 사람은 많을 것이고 피카소의 마지막 선으로만 그려진 작품도 스쳐가듯 보면 그림이 별로다.라고 논할 수도 있을 것이다. 잘 사는 것처럼 보이는 것 말고 진짜 잘 사는 것, 많은 사람이 손가락질하더라도 누군가는 알아봐 주면 되는 것이 아닐까.


나 자체로 사는 것. 그게 예술인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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