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푸른 이끼가 잔뜩 낀 담장. 담장 위로 고개를 내민 키가 큰 감나무. 그리고 그 옆 주차장 입구에 줄을 맞춰 늘어놓은 플라스틱 화분들.
마치 엄마를 귀찮게 따라다니는 귀여운 아가들 같다. 놀고 있는 손주들을 인자하게 바라보는 할아버지 같기도 하고. 선생님께 꾸지람을 듣는 학생들 같기도 하다.
골목길을 걷다가 식물을 만나면 혼자만의 재밌는 상상 속에 빠진다.
나무 위를 지나가는 전깃줄도 식물들을 흐뭇하게 바라보고 있다. 골목길을 지나는 나에게 작은 미소를 짓게 한다.
메마른 시멘트 담벼락도 식물들과 함께하면 한 장의 느낌있는 풍경화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