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상점들이 서로서로 붙어 있는 골목이었다. 그 상점들 사이에서 선자네 식당과 포도포차가 내 시선을 끌었다. ‘선자네 식당 사장님 이름은 선자일까?’ ‘포도포차 사장님은 포도를 좋아하나?’
두 가게가 다정한 자매같이 보였다. 둘 사이를 자연스럽게 연결해 주는 식물들이 있어서 마치 손을 잡고 있는 것 같았다.
포도포차 가게 앞에는 작고 귀여운 화분들이 많았다. 가까이 다가가 보니 수줍은 듯 붉게 꽃이 피어있는 여러 종류의 제라늄이었다. 두 자매를 더욱 어여쁘게 꾸며주는 액세서리 같다.
무심히 놓인 자전거도, 하는 일 없어 쉬고 있는 듯 보이는 안전고깔도, 손님을 기다리는 접혀있는 테이블도 내 눈에는 모두가 사이좋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친구들의 모습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