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상자들을 엎어놓고 그 위에 아기자기하게 배치해 놓은 다육식물들. 뒤쪽에 고무나무, 사철나무, 제라늄. 다양한 종류의 식물들이 다정스레 놓여있다. 그 가운데 벽을 타고 올라가는 덩굴식물이 있었다.
‘이게 뭐지?’ 하며 좀 더 가까이 다가가서 ‘찰칵찰칵’ 핸드폰 카메라를 들이대었다.
이때 갑자기 가게 문을 열고 아주머니께서 나오셨다. 도둑질을 하다가 들킨 것처럼 뜨끔했다.
“풍선초가 예쁘죠?” 내 걱정과 달리 친절하고 따뜻한 말을 건네셨다.
“네? 네에에, 풍선초요? 진짜 풍선 같네요.”
“씨앗 좀 줄까요?”
“네? 정말요? 감사합니다.”
“몇 개 더 줄게요.” 하시며 풍선 같은 열매 4개를 떼어서 내 손에 건네주셨다.
“씨앗에 하트가 그려져 있어요.”
열매 하나를 터뜨려 그 안에 있는 씨앗을 직접 보여 주셨다.
진짜 하트가 그려져 있었다.
풍선초 씨앗을 받아 들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내 발걸음은 풍선을 타고 두둥실 떠오를 것처럼 가벼웠다.
아주머니께 받은 하트, 생각지 못한 곳에서 따뜻하고 친절한 마음을 선물 받아서 그 설렘이 오래오래 남았다. 그 길로 동네 친구들을 만나서 현우컬렉션 앞에서 본 식물 가득한 풍경 이야기와 풍선초 씨앗을 건네주신 아주머니 이야기를 자랑하듯 늘어놓았다. 그리고 내가 받은 풍선초 씨앗은 내 친구들의 손에 전해졌다. 또 풍선초 안에 있는 3알의 씨앗은 또 다른 누군가에게로 전해질 수도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