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스타트업은 CI작업을 어떻게 할까요?

기획을 통한 리브랜딩 및 CI작업 진행 가이드라인

마케팅팀에서 일한 지 6개월이 넘어가는 시점, 나에게 임무가 하나 떨어졌다. 바로 자사를 리브랜딩 하여, 새로운 'CI'를 기획하는 것! 리브랜딩을 바탕으로 CI 작업을 진행해 본 적이 한 번도 없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거의 5차에 가까운 컨펌 과정을 거쳐야만 했다. 긴 컨펌 및 작업 기간 동안 다른 작은 회사들의 리브랜딩 과정/프로세스가 궁금해 이리저리 많이 찾아봤던 기억이 있기 때문에, 혹시나 내 경험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까 싶어 이렇게 기록으로 남기고자 한다.


Process 01. Brand Issue 정의
우리가 해결하고 싶은 Brand Issue의 정리

리브랜딩을 시작하기 위해서는 '해야 하는 이유'를 명확히 해야만 한다. 기존에 가지고 있는 로고에서 어떤 문제점을 느꼈으며, 회사는 어떤 변화를 겪고 있고, 그것을 어떻게 알리고 싶은지 등에 대해 심도 있게 고민을 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우리 팀은 아래와 같이 현재의 브랜드의 문제 (Brand Issue)를 정의했다.

1. 인식의 난해함 => 기업이 제공하는 서비스가 다소 복잡하여, 기업을 이해하는 것 자체도 쉽지 않은 문제점 존재! 기존의 복잡했던 로고는 이러한 '인식의 난해함'이라는 문제를 해결해주지 못했음
2. 새로운 비전 반영 필요 => 회사의 규모와 비즈니스 모델이 확장되는 중요하고도 새로운 시기를 맞았기에, 타이포에 집중했던 기존 로고는 '확장성'을 확보하지 못했음

즉, 우리가 꼽았던 브랜드 이슈 (=리브랜딩을 해야 하는 이유)는 '인식' 그리고 '확장성'을 확보하여,  기업 가치를 더욱 명확히 전달하고 고객들도 우리의 서비스를 보다 쉽게 인식하고 확장할 수 있도록 브랜드 이미지를 재구축하는 것이었다.



Process 02. Brand Core Value 추출
키워드 아이데이션 작업


Brand issue를 정의했으니, 우리 브랜드의 뿌리를 내릴 땅을 다지는 작업인 '키워드 도출'을 진행했다. 키워드에 대한 기업의 히스토리가 있으면 훨씬 더 쉬웠겠지만, 신생기업이었던 우리는 이렇다 할 히스토리도 없었을뿐더러 아카이빙 된 자료가 없어서 이 과정이 정말 쉽지 않았다. 웃기는 일처럼 보일 수 있겠지만, 기업의 CEO였던 사장님에 대한 퍼스널한 키워드도 줄줄이 읊으면서 뽑아내보기까지 했다 ^^;; (기업의 정체성이 거의 CEO의 정체성이었기에)


기존에 명확하게 브랜드의 아이덴티티가 정해져 있는 상태에서 변화만 시도하는 리브랜딩 작업이라면, 변화에만 집중해 키워드를 뽑는 것이 더 명확할 것 같다. 우리는 거의 처음으로 CI를 기획하고 디자인하는 과정이기에, 가능한 많은 키워드를 도출하면서 아이데이션을 진행했다.


핵심 Keyword : Localization

한국브랜드를 미국에 성공적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돕는, 'Incubating'의 정체성을 갖고 있는 회사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키워드로 'Localization (현지화)'를 꼽았으며 이 키워드를 실현할 수 있도록 우리 회사가 추구해야 하는 가치로서 'Glocalization'와 'Love'를 선정할 수 있었다.


Brand Core Value 추출



Process 03. 로고 디자인


CI의 디자인 컨셉 확정

Time to design! 시각화라는 목표를 가지고 있는 CI작업답게, 멋진 디자인으로 로고를 뽑아내는 것은 엄청나게 중요한 일이다. 이 Visualize를 위해서 키워드를 추출했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 본격적인 디자인에 들어가기 전에 우리가 디자인적인 부분으로 녹여야만 하는 핵심 디자인 원칙들을 정해야 한다. 디자인 또한 커뮤니케이션하는 방식 중에 하나이므로 의도가 분명히 있어야 하며, 그 의도가 잘 전달이 되어야 성공적인 디자인이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Brand issue로 정의했던 '인식의 난해함', '새로운 비전 반영 없음' 두 가지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디자인 컨셉을 정하길 원했으며, 그 컨셉을 통해 우리의 Core Values의 가치를 전달하고자 했다. 그 결과 'Simplification (단순화)'를 반영한 디자인이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했고 이를 바탕으로 디자인 작업을 진행했다.


가독성보다 심플함을 선택하고 있는 Logo Trend

로고 디자인의 현재 트렌드 또한, 흐름을 따라가야 하는 숙명을 가진 영리 기업으로써 파악해야만 하는 부분이다. 우리의 Simplification의 컨셉을 밑받침해 주는 근거가 되기도 했던 부분이기에 PT를 했을 때도 언급을 했는데, 실제로 많은 대기업들이 담백한 타이포 위주의 잘 읽히는 정직함을 추구하는 게 아닌 특별하고 심플한 로고로 변화를 하고 있다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이러한 단순화된 새로운 로고 디자인은, 브랜드 컨셉을 바탕으로 진행했기에 시각적으로 일관적이고 종합적인 방식으로 표현될 수 있었다. 단순한 오브제 형태를 사용하여 확장 가능하며 심플한 디자인으로서 이해하기 어려운 자사의 비즈니스를 이해하기 쉽도록 했으며, 유연하고 활동적인 컬러를 사용해 고객과의 관계를 소중히 여기겠다는 이미지를 디자인으로 보여주고자 했다.




실제로 우리가 제안했던 CI가 컨펌이 되면서 공식 로고로 쓰이고 있기 때문에, 상표등록에 관련된 문제로 최종 로고는 공개하지 못하게 되어 아쉬운 마음이다. 진행하면서 디테일한 과정 자체를 알기가 쉽지가 않았기 때문에 이러한 디자인하는 순서에 대한 참고자료가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일의 가장 중요한 건 언제나 목적이다. CI작업이 누군가에게는 단순한 로고 찍어내기처럼 보일 수 있는 작업이지만, 디자인의 명확한 목적과 컨셉이 너무나도 중요한 작업이다. 이러한 목적과 컨셉이 생기면, 디자인에 대한 스토리텔링이 생기며, 그것은 기업의 브랜딩에 아주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 따라서 묵직한 핵심을 충분한 논의를 중심으로 진행할 것을 강력 추천드리는 바이다.

작가의 이전글 마케터의 실리콘밸리 탐방기 : Apple, Google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