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네잎점 Nov 12. 2024

세로로 쓰는 글

그냥 문득 가로로만 읽던 문장을 세로로 읽으면 어떤 느낌일까 하고 쓰는 즉흥 글


이렇게 써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

나중에 이렇게 원고를 써볼까?

우리는 언제부터 가로 쓰기에 익숙해진 걸까.


바람이 시원한 카페에 왔다. 여름이라 더욱 푸른 풍경이 매력적이다. 밀크티와 호지차를 고민하다가 따뜻한 호지차를 주문했다. 그리고 홈메이드 비스킷까지! 비스킷은 나에게 도전이다. 무슨 비스킷일지 모르지만, 홈메이드라는 문구를 믿고 시켰다.  음… 슈톨렌이 생각났다! 설탕과 럼에 절인 건과일과, 각종 견과류가 듬뿍 들어간 디저트. 한국식 슈톨렌이라면, 요런 걸까? 카페 창문을 통해서 나뭇잎이 보인다. 여기 정말 서울 한복판이지만, 숲 속에 온 듯한 느낌이 드는 가장 큰 이유가 창문이다. 수많은 나뭇잎들이 그 건너의 건물을 가린다. 다만 도시 속 소리는 들린다. 뭐가 되었든 이 공간을 흠뻑 느낄 수 있는 지금이 좋다. 카페라는 공간이 주는 의미는 무엇일까, 집중력을 끌어올리는 것? 대화의 공간을 만들어준다는 것? 공간을 운영하는 사람과의 가치관을 공유하는 것? 그 의미가 무엇이든 만들어내는 것에 불과하다. 만들고 싶다면 언제든! 카페에 도착해 시작한 영상편집. 일상의 자연을 느끼는 나의 순간을 모음집으로 만들고 싶었다. 근데 갤러리에서 그 영상을 고르기만 해도 진이 빠져 그만두었다… 그리고 손이 간 것은 몰스킨. 앞에 보이는 나무를 무작정 그렸다. 다소 정갈하지 않아도, 무척이나 자연스러운 것이 꽤나 마음에 든다. ‘사랑사용법’이라는 책을 읽으며 최근에 산 메모지에 필사도 했다. 그러다가 마지막 정착지는 이 글인 것이다. 누가 보면 다소 정신없이 널브러뜨리는 것으로 보일지 모르지만, 뭐 어떤가! 가슴이 움직이는 대로 가는 거지. 이제는 먹고 싶었던 샌드위치 먹으러 간다.


오랜만의 마음의 고향 망원에서, 카페 [HHSS HOUSE]의 작은 숲 속.

2024년 4월 25일 오후 5시경 씀.


작가의 이전글 주변 사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