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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아치는 대화가 조직문화에 부정적인 이유

by 구자훈



카드 게임에서 자신의 패를 드러내는 것은 패배 가능성을 높이는 위험한 행위입니다. 상대방에게 전략을 노출하고 심리적 주도권을 상실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플레이어들은 자신의 패를 철저히 감추고 상대방의 패를 예측하는 고도의 심리전을 통해 승리 가능성을 높이고자 합니다.


이는 단순히 카드 게임에만 국한되지 않고, 비즈니스 협상이나 회의와 같은 목적성을 가진 커뮤니케이션 상황에서도 유사하게 적용됩니다. 성공적인 사업 운영은 자신의 손실을 최소화하고 최대한의 결실을 얻어내는 데 달려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협상이나 토론 같은 특별한 상황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일상 대화에서조차 자신의 의견을 감추고 상대의 말만 듣고 받아치는 심리전을 벌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는 자신은 잃지 않으면서 상대방으로부터 최대한의 이득을 얻고자 하는 심리에서 비롯됩니다. 이들은 대화에서 상대의 말이 끝나기를 기다린 뒤, 이를 조목조목 따지는 ‘받아치기 전략’을 구사합니다. 이 전략은 태권도나 복싱 같은 격투기 종목에서 상대의 에너지를 역으로 이용하고 빈틈을 노리는 방식과 유사합니다.


하지만 이런 전략이 일상적인 대화에서 지속적으로 사용될 경우, 상대방에게 피로감과 부정적인 감정을 유발하기 쉽습니다. 때로는 ‘영리한 사람’으로 비칠 수 있지만, 결과적으로 많은 이들에게 비호감을 사는 대화 태도로 평가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커뮤니케이션은 그것을 통해서 더 큰 가치를 만들어내는 것에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그러나 매사에 상대방과의 대화에서 상대방을 이기기 위한 경쟁의 관점으로 대화를 하는 것은 조직과 구성원, 그리고 본인에게조차 장기적인 관점에서 이로울 것이 없는 부정적인 행위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팀과 조직 단위로 움직이는 기업과 같은 조직에서는 구성원간의 건강하고 긍정적인 관계 형성이 중요한데, 상대방을 협력의 관계로 바라보는 것이 아닌 이기고자 하는 경쟁의 관계로 바라보는 것은 긍정적인 소통 문화를 형성하는 것에 장애물이 될 것입니다.


우리는 커뮤니케이션에서 상대방에게 무엇인가를 얻어내려는 생각을 할 것이 아니라 공감과 경청을 통해 상대방을 이해하고, 반격 보다는 협력의 대화를 이끌어내어 함께 긍정적인 가치를 만들 수 있는 소통 문화를 만들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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