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사이클과 주식/채권 자산배분에 관한 생각
한 주간 미국 증시의 변동성이 꽤나 있었다. 3일 금요일을 빼고는 사실 5일 모두 일간 1% 넘게 오르거나 1% 넘게 빠지며 등락을 보여줬으니 불안감이 조성될만하다. 와중에 파월 의장이 매파로 돌변하기도 했으며, 11월 신규 고용은 절반도 안 되는 21만을 기록하였으니, 주식 시장이 긍정적으로 반응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시장의 흔들림은 오미크론 바이러스가 시작한 것 같지만, 사실 그렇지도 않다. 친한 의사들의 이야기를 빌어보자면, 바이러스라는 것이 본래 소멸되어가는 과정에서는 변이도 여러 번 일어나며 그 변이는 치사율보다는 전파력이 강해지는 것이기 때문에 이제 독감처럼 인식되는 과정에 본격적으로 접어들었다 보는 견해에 솔깃해진다. 물론 100명이 걸려 1-2명 죽는 병이 아니라 10,000명이 걸려 100명이 사망한다면 의료 시스템과 연관성이 높아져 심각하게 인식될 수 있겠지만, 이 또한 상황이 나아지는 과정이라면 두고 볼만 하지 않을까 한다.
나는 오미크론이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보다 근본적인 문제가 있지 않나... 생각이 든다.
지금의 사이클상 위치가 매우 궁금하다. 테이퍼링을 한다고 fed가 이야기한 걸 보면, 지표를 세세히 보지 않아도 경기가 좋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아는 사실일 것이고, 결국, 마켓 사이클상 peak 인지 아니면 peak out을 했는지가 본질일 것이다. Peak out을 했다면, 내리막길만 남았을 것이고, peak이면 그 정점이 더 이어질 것인지, 아니면 내리막길로 갈 것인지 방향성의 부재에 혼란스러울 테니..
이럴 때 일 수록 투자의 텀을 장기와 단기로 나눠볼 필요가 있다. 물론 장기로 투자해서 쭉 밀고 가는 스타일은 지금 연말 어디 가서 놀까 즐거운 고민을 하겠지만, 대부분 올해는 재미가 없었다고 하니... T.T
여하튼, 11월 CPI가 6%를 넘겼는데, 미국이 아시아 이머징 국가도 아니고, 아무리 비 정상적인 상황이라고 해도 이건 좀 심하다. 월간으로 전월 증가분 대비 2배가 넘는다. 심하다.
문제는 이 과도한 ‘일시적(?)’이고 ‘강한’ 인플레이션에도 더 이상 시장이 반응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1분기 BEI 상승 때와 비교해 보면 4분기 BEI상승 때는 성장주가 더 반응하였고 2년 금리가 튀었다. 시장은 이제 인플레이션을 단기금리에 반응시킴으로써, 받아들이고 있음을 보여주지 않나 싶다. 그러니 BEI가 보통 상승할 때 가치주 강세, 하락할 때 성장주 강세의 공식이 깨지지..
지표의 숫자가 좋지만, 금리 커브가 플레트닝 될 여지가 보이고 있으니, 단기적으로는 peak-out 했다 가정하고 시장 대응을 하는 것이 어떨까
그렇다면…
채권은 재미없을 것이다... 한동안.. 장기 듀레이션은 재미가 없을게 뻔하고 단기 금리는 상승할 것이니 이 또한 별 볼 일 없을 것 같다. 하이일드는 스프레드 수준을 보면, 그리고 이전 테이퍼링 근처의 흐름을 보면, 앞으로 축소되기보다는 확대될 가능성이 있으니 지금 하이일드를 사는 것은 한 3~5년 보고 사는 것이 맞는 결정일 것이다. 뭐 배당을 생각하면 그것도 나쁘지 않다.
그럼 주식의 매력도 떨어진 걸까?
단기 상승 매력도, 초단기를 논하자 치면 글쎄… 그럴 수도 있겠다. 하지만, 나는 2-3달 정도의 중기로만 봐도 그렇지는 않다고 본다. 채권은 금리 흐름상 그렇다 치더라도 주식은 좀 다를 것 같다.
BEI에 대한 장기 금리의 민감도가 떨어졌다는 의미는 한 해 동안 유치하게도 괴롭혀왔던 성장주와 가치주의 로테이션 논쟁이 이제 별 신경 쓸 여지가 없어졌다는 생각으로 정리할 수 있고, 보통 시장이 크게 어긋나지만 않는다면 이익이 잘 유지되는 주식을 모아갈 절호의 찬스라고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만약 그게 부담스럽다면 배당을 노려보는 전략도 설득력을 갖는다.
일전부터 주장했듯 나는 지금이 Big-tech을 모아갈 시기라고 본다. 이미 big-tech은 그 재무제표를 보면 더 이상 growth가 아니다. Quality다. 거기에 대부분의 주식이 내년부터 적어도 10년을 끌어갈 테마들의 주식에 서로 얽혀 있다. 구글은 물류란에서도 자유로운 소프트웨어 기업에 속하기도 하지만, 메타버스 인프라에도 속하고, 소비, 자율주행 등 다 얽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엔비디아, 아마존, 페이스북, 애플도 다 마찬가지다.
물론 아직 이런 대형주도 5% 수준의 미약한 조정 수준에 지나지 않지만, 10% 정도 조정을 받는다 생각하면 정말 좋은 매수 타이밍을 그냥 준다고 보는 것도 맞을 것이다.
지난번 글에서 테슬라가 시장을 움직이는 것 같다고 언급했다. 굳이 단기로 이야기하자면, 테슬라가 쌍바닥을 만든 이번 주가 관건이 될 수도 있겠다. 테슬라는 시장의 위험선호도를 반영하는 대표적인 주식이고, 그 주식이 반등한다면 시장이 산타랠리를 향해 한번 더 베팅하는 모습으로 유추해볼 수도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불길한 감은 별로 틀리지 않는다...)
하지만, 나는 진짜 주식이 무섭다는 투자자들에게는 , 지금 말고 2번째 금리 인상시기부터 투자하시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최근 조금 까먹었어도 지금은 플러스 시기일 테니...) 장기적으로 그때가 큰 마켓 사이클이 상승곡선을 그리며 올라갈 시기일 것이라 생각하고, 혹시 그때까지 다소 손이 근질하다면, PFF 70%, 빅 테크 30%로 투자하되, 시장이 조정받을 때마다 조금씩 PFF를 매도해서 빅 테크로 옮겨가면 어떨까. 그때까지는 우선주 배당을 받으면 되고...
그러나...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아직 시장은 돈을 풀고 있고, 10년 미국 국채 또한 2%도 안된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