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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존넨브릴레 Nov 25. 2022

'평균 실종'을 아시나요?

조종사가 들려주는 인사이트 이야기_정의 및 목차

인사이트라는 주제로 연재하는 글입니다. 이번 편에서는 정의와 목차를 소개합니다. 


초고속 인터넷이 담긴 휴대폰, 패드만 있으면 뉴스, 영화, 드라마, 만화, 유튜브 시청이 언제든 가능하다. 인사이트는 진실되고, 다양한 시각의 정보를 수용하는데서 시작한다. 


정보와 인사이트. 알 듯 말 듯한 난해함(반드시 어렵다고만 할 수 없는)을 주는 단어들이다. 

정보만 해도, 영어 사전으로 검색하면 Information(정보), Report(보도, 기록), Data(자료), 심지어 Intelligence(지성)까지 포괄한다. 표준국어대사전은 "관찰이나 측정을 통하여 수집한 자료를 실제 문제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정리한 지식"으로 정의한다. 



그래서, 인사이트가 뭔데?

인사이트에 대한 정의는 더 심각하다. 의미를 정리해 본다.  

인사이트 하면 '마케팅 인사이트'의 마케팅 분야가 먼저 떠오른다. 그전에, 2007년 10월 여의도 증권가의 최대 화두였던 『인사이트 펀드』를 살펴보자. 


당시 펀드 투자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던 미래에셋자산운용은 펀드 이름에 '인사이트'를 붙여 내놓았다. 본인들이 특별한 자산운용 감각(투자의 통찰)을 가지고 있다는 네이밍이 통했는지 출시 한 달 만에 4조 원 넘는 투자금이 모여 화제가 됐다. 

이듬해인 2008년, 당시 『인사이트 펀드』 전략을 제대로 알고 투자한 사람이 많지 않았던 점이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해당 펀드가 1년여 만에 -53.33%라는 엄청난 손실률을 발표하자, 언론사들은 이와 관련해 다각적인 분석을 했고, 그중 한 문제로 이슈화 한 것이다. 그렇다면 손실률의 원인은 무엇이었을까? 『인사이트 펀드』는 그 당시 생소했던 '스윙 펀드'였다. -전문 용어의 등장! 벌써 어렵다. 그냥 읽어 나가자.- 국가, 종목에 관계없이 수익을 올릴 수 있다면 자유롭게 비율을 조정하며 어디든 투자가 가능했다. 일명 '몰빵'이 가능한 상품이었다. 투자의 기본원칙인 "분산 투자하라"를 지키지 않아도 되는 상품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인사이트'라는 표현에 현혹됐다. 

'인사이트'가 위험한 투자전략을 숨기고 성공 보장이 가능할 것으로 여기도록 만든, 마케팅으로 사용된 사례다. 


2022년 10월 5일부터, 서점에서 『트렌드코리아 2023(김난도外, 미래의창)』을 만날 수 있다. 마케팅 인사이트를 대표하는 책이다. 평균 실종, 오피스 빅뱅, 체리슈머, 인덱스 관계 등의 용어들로, 다가오는 새해(2023년)를 대비해 가져야 할 인사이트를 제공한다. 

특히 '평균 실종'에 대해서, "평균이 의미가 없어졌다"라며, 소비자의 양극화·N극화·단극화 심화를 이유로 든다. 예전에는 맛집이 붐비면 다른 가게를 갔는데, 지금은 배달이 일상화되면서 맛집으로 사람이 더 몰리는 현상으로 설명한다. 

평균과 실종. 모두 뜻을 아는 단어다. '평균 실종'이 무슨 뜻이냐고 묻는다면, 나의 대답은 '알다가도 모르겠다'이다. 책을 읽은 후에도 여전히 그러하다. 매년 발간하자마자 베스트셀러를 기록하는 『트렌드코리아 20XX』가 시장에서 갖는 파워와, 나의 이해력 중에 무엇이 잘못된 걸까? 

나는 우선, "왜 중앙값이나 최빈값이 아니라 평균일까?"라는 의구심이 든다. 같은 디자인 열 벌의 남성복을 만들어 판다고 가정해 보자. 2019년 한국 남성 평균 키인 175.6cm에 맞추어 옷을 만들었는데, 결국 제대로 맞는 사람이 거의 없다는 것이 평균이 갖는 문제다. 의류 제조사는 평균인 175.6cm의 옷을 만들지 않는다. 이를 중앙값으로 두고 사이즈를 넓혀 나간다. 당연한 얘기를 한다고 생각하는가? 

1940년대 말 미군의 고민 중 하나는 잦은 전투기 추락 사고였다. 이에 대한 해법으로 조종석을 조종사에 맞도록 표준화하기로 한다. 조종사들의 열 가지 신체 치수를 측정하고 평균을 구해 디자인했지만 딱 맞는 사람이 없었다는 문제를 발견했던 이야기다. 

의류 디자인은 소비자 성향 분석 요소 중, 사이즈에 비해 선택의 규칙을 예측하기가 더 까다롭다. 어떤 디자인이 얼마나 많이 팔리느냐는 최빈값의 문제이지 '평균 디자인'이란 것이 존재할 수 없다. 


그래서 두 번째 드는 생각은, '실종되었다는 평균이 애초에 없던 것이 아닐까?'라는 의문이다. 『트렌드코리아 2023』 보다 1년 앞선 2021년 6월, 하버드대학 교수인 토드 로즈는 『평균의 종말(21세기 북스)』이라는 책을 한국에 출판했다. 그는,

평균적인 신체 치수 따위는 없듯 평균적인 재능, 평균적인 지능, 평균적인 성격 같은 것도 없다. 평균적 학생이나 평균적 직원도 없고 그 점에서라면 평균적 두뇌 역시 없다. 이러한 일상화된 개념들 모두는 과학적 상상이 빚어낸 허상이다. 평균적인 인간과 관련된 현대의 이런 개념은 엄밀한 진실이 아니라 잘못된 통념이며 150년 전에 유럽의 두 과학자가 당시의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출해낸 발상이 그 시초였다. 

라고 말한다. 『평균의 종말』은 위의 전투기 조종석을 평균으로 표준화했을 때 발생했던 문제도 함께 소개한다. 평균 개념이 쓰이는 여러 곳에서 사실은 평균이 없지만 과학적 상상으로 만들어 잘못 사용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소비 평균의 실체가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데 '평균 실종'이라는 그럴듯한 말이 책 판매를 독려하는 한 편, 우리를 더 혼란스럽게 만드는 것은 아닌가 생각하게 된다.   


부정의 논조를 가지고 있다고 해서 "『인사이트 펀드』나 『트렌드코리아 2023』이 옳지 않다"라는 얘기를 하려는 게 아니다. 

2008년은 하필, 글로벌 금융위기가 있던 해로 역사에 기록돼 있다. 『인사이트 펀드』는 2014년 원금 회복 구간에 접어든다. 

『트렌드코리아 2023』처럼 사회 현상에 대해 주제를 만들고 화두를 던지는 일은 이를 비판하는 행동에 비해 훨씬 더 어렵고 의미 있는 일이다. 그 자체로 가치가 높아 베스트셀러가 된다.

현상을 설명하는 표현이 왜 탄생했으며, 그것이 시장에서 왜 인정받는지, 비판적 사고로 받아들여지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을 해보려는 것이다. 

동시에 위 두 사례를 통해 "당신이 알고 있는 인사이트가 원래의 뜻과 일치하는가?"라는 질문을 해본다. 투자와 마케팅 분야 즉, 시장에서 말하는 인사이트는 미래형 통찰을 주는 것이라는 의미에 더 가깝다. 대부분 그렇게 알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네이버 지식백과는 '자신이 처한 상황 또는 자기 문제의 본질을 이해하는 능력이나 행위'로 정의한다. 



권위가 사라져 가는 시대. 전문가도 아닌 내가...

2022년 11월 15일, '마크로밀 엠브레인' 윤덕환 이사는 라디오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에서 권위가 사라져 가는 시대를 언급한다. 넓게는 공영방송, 셀럽 등이 갖는 권위가 낮아지고 있음을, 우리 주변의 삶에서는 회사 선배가 내 사생활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극혐 한다고 말한다.   


심지어 피부과 의사님이 정치에 대한 평론을 하시는데, (본인 전문이 아닌 분야의) 선을 넘지 않는 것이 중요해요 -윤덕환-


선배는 "내가 이 정도는 사생활에 대해서 얘기를 해도 돼~"라는 인식(권위)에서 출발하지만, "그것은 선을 넘어 오지랖"이라고 받아들이는 세대가 주축이 되어 가고 있다고 설명한다. 회사 업무를 가르치는 것과 사생활에 대한 간섭을 구분하듯, 어떤 전문가가 본인 전문이 아닌 다른 분야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도 선을 넘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맞는 말이다. 나는 정보나 인사이트의 전문가도 아닌데 그 주제를 가지고 왔다. 전문가의 권위가 없는 사람이 정보(Information)에 대한 정보(fact)를 알려주겠다는 모순이 우려된다. 


따라서 첫째, 나는 현재 상황의 폭넓은 이해를 통해 미래를 예측하여 가치 창출을 돕겠다는 의미의 인사이트를 언급하려는 것이 아니다. 인사이트 그 자체에 주목하는 것임을 미리 확실하게 언급한다. 


둘째, 어떤 면에서 '정보, 인사이트에 대한 전문가가 따로 있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를 비전문가라고 하자.

서점에서『트렌드코리아 2023』이 베스트셀러 1위 자리를 지키는 동안, '평균 실종'을 전혀 들어보지 못했거나, 관심이 없는 사람이 있다. 책에서 말하는 '평균 실종'의 의미처럼, '사람들이 정보, 인사이트에 대해 양극화로 가고 있다는 가정'이 가능해진다. 전문가나 평소 『트렌드코리아 20XX』를 꾸준히 읽어온 분이라면 내 글을 읽어도 별 소득이 없겠지만(비판이라는 소득은 가능하다), 잘 모르거나 평소 크게 관심이 없던 사람 입장에서 읽는다면, 쉬운 접근이 될 것이라는 장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내 주변의 이야기로 쉽게 이해가 가도록 서술하는데 주안점을 뒀다.


셋째, 글을 쓸 때, 기획 단계에서 독자를 미리 정하고 쓰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이 글의 주요 독자는 누구일까? 내 아내가 이 글을 읽고 지식과 이해의 폭을 넓혔으면 한다. 그럼, 30대 여성으로 해야 할까?(사실은 40대다ㅋㅋ 여보, 그래도 사랑해요~) 솔직히 나는 성별과 연령을 기준으로 하는 독자 정하기를 어떻게 나눠야 할지 잘 모르겠다. '솔직히'라는 표현은, 출판시장은 타깃을 성별이나 나이 등의 구체적 형태로 한정하도록 강요하는데, 나는 그걸 못하겠다는 의미다. 인사이트라는 주제만 봐도, 성별이나 연령에 '실제 하지 않는 평균의 의미를 부여하려는' 평균의 역설(逆說, Paradox)을 상징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독서는 읽는 속도에 따라 정독·속독·만독으로, 범위에 따라 통독·졸독·발췌독·다독·소독 등으로 나뉜다. 나는 글을 쓸 때, "쉽게 이해가 가도록 서술하는데 주안점을 뒀다"라고 했는데, 쉽게 풀어 가려다 보니 통독을 하지 않는 독자라면 글이 다소 산만할 수 있다. '쉽게'라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주제 자체가 '알다가도 모를' 어려움이 있는 것이 현실이다. 나는 이 글의 독자 대상(Target)을 '정독과 통독하는 사람'으로 정한다.


넷째, 아무리 주제라지만 글을 쓰는 나도 앞으로는 '인사이트'라는 단어가 자주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여러분이 지겨워하실까 우려된다. 인사이트를 이야기한다고 해놓고 각 주제를 얘기할 때 언급을 빼면, "그래서 뭐요?(So, what?)"라고 할 가능성이 생긴다. 

이 글이 주고자 하는 메시지를 간단하게 정리하겠다. 위에서 '미래형 통찰'과 '문제의 본질을 이해하는 능력이나 행위'로 인사이트를 구분했다. 각각 명사형과 동사형이다. 나는 '이해', '행위'라는 사전적 정의에 의해, 여러분이 내 글을 읽는 행위 그 자체가 "인사이트 하는 행위"라고 정하고 글을 쓴다.



목차


지나친 감정과 착각으로 실수할 수 있음을 인지하라

정보의 홍수 시대, 당신은 진실 찾기를 하고 있나요?

일본 불매운동 반대, 정상일까 비정상일까?

유튜브 세뇌 시대, 필터 버블과 에코 챔버

생존을 위한 편견·선입견, 그리고 용어에 대하여


정보는 나의 감정 상태에 따라 달리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인간은 감정의 동물이며 착각이라는 실수는 당연한 본성이다. 그것을 자각하고 인정할 필요가 있다.  


정보 홍수의 시대다. 수많은 정보에는 잘못된 정보가 포함된다. "진실된 정보는 무엇일까?"를 고민해야 한다. 


국내에도 일본 불매운동을 반대하는 단체가 있다? 편향된 정보 습득은 의견을 양갈래로 나누는 양극화를 만든다. 나의 생각을 타인에게 강요하고 있는지 주의할 필요가 있다. 더불어, 지식 확장의 습관을 통해 사고를 다양화해보자.


에코 챔버와 필터 버블이라는 현상이 부각되고 있다. 모르는 용어가 나와 다시 피곤하다. 간단히 편향된 정보 습득으로 설명해두고 자세한 내용은 뒤로 미룬다. 이 현상이 주는 의미를 알고 경각심을 갖도록 하자. 


편견은 생존의 부산물? 나에게 어떤 편견이 있는지 돌아보자. 편견이 있다는 것을 안다면 그때부터 편견은 사라진다. 

생소한 용어들이 인사이트를 방해한다? 우리도 용어, 도표, 통계에 대한 이해 정도는 알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덧붙임. 

애초에 항상 정독과 통독하는 사람이 정해져 있을까? 글이 잘 읽히고 이해가 쉬우면 자연스레 정독하게 된다. 독자가 자연스러운 정독이 가능하도록 글을 잘 쓰면 될 일이지, 배짱 좋게 정독하는 사람을 독자 대상으로 삼겠다고 하고 있다. 

브런치에서 자주 내 글에 라이킷 해 주시는 몇 안 되는 분들은 글을 읽으실 때 대개 정독과 통독하시는 분들일 것이다. 운 좋게 내가 그분들께 노출됐을 뿐이다. 

주제가 어려우니 마음의 준비하시라는 강조의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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