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 합평 모임에 나가게 되었다.
동화와 글쓰기 기초수업을 들으면서 알게 된 것인데, 글을 쓴 뒤에 반드시 합평 모임이 있어야 퇴고를 하고 성장할 수도 있단다.
나는 동화를 쓰기만 했지 평가를 받아보진 않았다. 아니 평가를 위해 공모전에도 내보았지만, 낙방이었다.
공모전 이전에 있어야 하는 것이 내 글을 읽고 평가해주는 사람들이다.
음.. 남편, 아이들이 내 글을 읽고 평가해주는 사람들이었다. 그래서 그들로 되겠다 생각했지만, 오산이었다.
제대로 된 평가단이 필요한데, 그러기 위해서는 같은 글을 쓰는 사람들에게 평가를 받아야 한단다. 그들을 글벗이라고 부른다.
신춘문예에 보면 글이 뽑힌 뒤 수상소감란에 함께 글을 쓰고 읽어주는 사람들의 이름이 나열되곤 했다. 그리고 어떤 선생님의 이름이 나오기도 했다.
그런 소감들이 대부분이어서 '어쩜 다들 수상 소감이 비슷하지? 어딘가 배우는 곳이 있고 그곳에서 배우는 사람들이 뽑히나 보다' 짐작만 했었다. 나도 그런데 소속되고 싶다 생각만 했었는데,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고 나에게도 동화 배움의 길이 열렸다. 물론 이것은 대학 등록금 절반 정도의 금액이 있다면 그리 어렵지 않게 학기초에 시작하는 수업에 들어갈 수 있다.
주부가 거금을 들여서 배운다는 게 쉽지 않다. 무료로 동화를 가르쳐 주는 곳은 어디에도 없었는데, 우연히 무료 수업의 기회가 생겨서 냉큼 올라탔다. 그래서 지금은 동화 수업을 듣고 있다.
그러면서 문득 내가 문학관련 학과에 나오지 않은 것에 원망이 생기기도 했다. 이렇게 동화를 쓸 계획을 갖고 있었다면 진즉 배웠었더라면 좋았을텐데 싶었다. 합평 모임에 갔을 때, 나의 등단에 대해 물어 보았다. 그래서 생각해 보니 나는 영화 평론 부분으로 등단을 했었다. 영화제에서 평론 부분 우수상을 받은 경험이 있었으니 그것이 등단한 것이었다. 그리고, 동화관련 공모전에 글을 내서 동시 부분에서 등단에 적합하다는 연락을 받은 적이 있었는데, 나에게 심사위원비와 책 인쇄비 명목 50만원을 요구했다.
그래서 거절했는데 제대로 된 공모전에서는 상금을 받고 등단을 한다고 하니 좀 더 실력을 키워서 신춘문예나 출판사 공모전을 노려보는 게 좋겠다. 의외로 동화 관련 공모전이 꽤 많다. 거의 몇 달마다 큰 공모전이 하나씩 있다.
합평 모임을 위해 한달에 한 번 주말에 서울로 올라갔다. 4~5명으로 이루어진 여성들의 모임이었는데, 동화 뿐 아니라 시나 웹소설을 쓰기도 했다. 우리는 미리 올려주는 글을 읽고 가서 느낀 점을 전문적으로 말하기도 하고 감상수준에서 말하기도 했다. 그런데, 그러면서 하나씩 아이디어들이 첨가되기도 한다. 그런 아이디어는 글쓴이가 결코 생각지 못했던 아이디어여서 막혔던 이야기의 출구를 찾는 경우가 생긴단다. 그렇게 합평 후에 퇴고, 그다음에 투고를 하면 된단다.
유튜브에서 올라오는 강의를 들어보기도 했는데, 오프라인에서 만나서 듣는 강의가 주는 이점이 크다는 생각을 했다. 몸은 피곤하고 시간도 더 많이 써야 하지만, 숙제를 하기도 하고 발표를 하기도 하면서 내가 객관적으로 보이고 평가를 받으면서 새롭게 보게 되는 게 있다. 실은 오랜만에 듣는 수업들이 몹시 즐겁다.
글쓰기 수업에서 배운 것 중 하나, 독자 없어도 되고, 혼자 쓰고 싶은 것을 쓰는 것이라면 생각나는대로 써도 된다고 한다. 그러나 누군가에게 보여주고 상을 받기를 원하고, 많은 사람들이 읽어주길 원한다면 글의 얼개를 만든 뒤에 쓰라고 한다. 얼개만 많이 만들어 놓아도 언제든 얼개를 보고 글을 쓸 수 있다.
얼개는 5줄로 발단 전개 위기 절정 결말 순서로 5문장을 쓰면 된다. 수필이든 소설이든 어느 글이든 얼개를 만들고 써보자~(이글은 얼개 없이 썼다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