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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새날 Nov 18. 2024

나에게 남은 시간은?

나이가 드니 비로소 보이는 것들.


첫 번째는 시간의 중요함이다. 날이 갈수록 시간이 얼마나 값진 것인지 매일 더 깊게 느낀다. 

시간이 금이라고 했던 말이 상투적이라 생각했지만, 진실이고 진리였다. 

유한한 인생이기에 그렇다. 누군가는 말할 것이다. "80년, 100년이라는 시간이 있지 않냐"

우리가 아프지 않고, 여유가 있는 시간이 얼마 없기 때문에 80년 중에서 내가 마음껏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은 80년, 100년이 아니다. 나이가 들어 뇌 기능이 현저히 떨어지면 그때부터는 무언가를 생산하는 일이 어렵다고 본다. (가끔 그 연세까지 글을 쓰시고 강의를 하시지만. 그것을 꿈꾸지만, 현실에서는 꿈이라 생각하고 준비해야 할 듯)


30살 결혼 초에 얼른 40살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냥 그 나이가 되면 뭔가 안정되어 있을 것 같았다. 40대 중반이 되고 보니 그때보다 지금은 안정되었고, 경제적으로 여유로워졌고 모든 면에서 나아지고 편해졌다. 하지만, 건강을 좀 잃었다. 갑상선을 잃고 나서 나의 시간은 남들보다 2시간에서 4시간이나 적다. 

나는 나의 하루는 20시간이라고 생각한다. 

에너지가 턱없이 부족하고, 무엇이라도 해보고 싶어서 밤 잠도 설치며 해보고 싶지만, 그랬다간 며칠간 후유증으로 더 많은 대가를 치러야 한다. 

신데렐라처럼 몇 시가 되면 자러 들어가야 한다. 정말 자고 싶지 않아 잠자리에 누워 쉬하러 간다며 자꾸 일어나서 노는 아이들과 같은 그런 마음이다. 

그럼에도 자야 한다. 신체들이 잘 준비를 하고 있다. 


예전에 나는 해외에 나가서 살고 싶었다. 이민을 가길 간절히 원했다. 하지만, 작년부터 그런 생각이 10퍼센트로 줄어들었다. 내가 생각해도 신기해서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이유는 갑상선 수술 후 떨어진 내 체력과 한계를 분명히 경험했기 때문이다. 


둘째, 나는 걱정과 불안으로 도전해 본 것이 턱없이 부족하다. 

10대 때는 나의 시대가 올 것이라 생각하고, 미래가 되면 멋진 남자친구도 생기고, 결혼도 하게 될 것이라는 희망에 부풀었었다. 하지만, 공부와 숙제로 늘 고달팠고, 어서 공부가 끝나기만을 원했다. 

20대 때는 대학에 들어가며 지겨운 공부는 끝나고 원하는 공부를 하며 행복했다. 하지만, 몹시 가난하였고,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의 한계가 너무 많았다. 그래도 20대 때에 원하는 것들을 해보며 더 큰 꿈을 꿨었다. 하지만, 그 시간은 아주 짧았다. 

30대 때는 결혼과 함께 혼자가 아닌 만큼 해야 할 것들이 늘어났다. 자녀가 태어나면서부터는 아예 나의 시간이 없었다. 잠깐일 줄 알았으나 10년간 없었다. 둘째가 태어나면서부터 나의 시간은 10년이 드랙되었다. 

40대 초반까지 나는 아이들을 위해 시간의 대부분을 사용해야 했다. 건강이 나빠지기 시작했고, 병원에 가야 했고 수술을 해야 했다. 그리고 그 대가는 체력이 급격히 떨어지고 몸 곳곳에서 늙어가는 현상이 나타났다. 

주름, 탈모, 피부건조, 각종 질병...


40대 중반부터 나는 내가 원하는 것, 아니 무언가를 도전해 볼 시간을 얻었고 용기를 내보았다. 정말 얼마만인지 그냥 처음이라 생각해도 좋다. 그런 것만 같다. 나도 무언가를 할 수 있는 사람이었다는 것을 확인하며 뿌듯하다. 결혼을 하지 않고 자신의 꿈을 위해 인생을 매진한 사람들이 정상을 차지했다. 

그런 면에서 경쟁적으로도 밀린다. 내 주변에 나보다 어린 나이지만 일찍 결혼하여 자녀가 대학생이고, 집을 얻어 나감으로 혼자가 된 분이 있다. 남편과도 이혼하여 자신의 일을 하며 혼자 지내고 계신다. 그분에게 지금부터는 제2의 인생이고, 100미터 달리기 하듯 전속력으로 달릴 수도 있는 시간적 마음적 여유가 있다. 

참 부러웠다. 하지만, 부러워만 말고 나에게도 그런 시간이 조금 늦게 똑같이 찾아올 것이라 예상할 수 있었다. 


아.. 이제야 좀 철이 들었는지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오랜 시간을 투자해야만 열매를 맺는 일들이 세상에 얼마나 많은지..

그런 것들이 조금씩 보인다. 나에게 남은 시간은? 

분명한 것은 많지 않다는 것! 한강 작가가 자신이 글을 쓸 수 있는 시기가 그리 많지 않다고 했다. 보통 작가들이 60세 전까지 쓰는 것으로 짐작해 보면 자신이 50대이기에 그리 많지 않다고 했다. 

지금부터라도 주어진 시간을 소중하게 잘 사용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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