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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잘안 Aug 13. 2022

청력과민,불안,긴장 등 나의 예민함 증상 및 원인 찾기

'도대체 이 모양으로 어떻게 더 살아야 할까'


두둥실 떠오르는 의문 앞에, 스스로가 무기력하게 느껴질 때가 종종 있다.

무언가 큰 사건이나 문제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긴장과 불안이 반복해서 찾아올 때다.


20대부터 찾아온 불안과 긴장 등 예민함의 증상들은 지금까지도 여전하다.

병원을 찾기도 하고, 상담치료도 받아봤지만 재발이 계속되고 중증도의 심각성이 없다보니 '그냥 이렇게 살다 가야는가보다'쯤으로 여기고 있는 것이다.


약 3년 전쯤, 6개월정도 과민성 대장염과 청력과민으로 지쳐서 한의원을 찾았다.신경정신과를 갔다면, '공황장애'라고 했을거라며 한의사는 담담히 말해주었다. 그렇게 3개월가량 약을 먹고 침치료를 받으며, 불면증과 과민성 대장염,청력 과민도 회복되었지만, 최근 몇 달전부터 스멀스멀 다시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다.

딱히 큰 원인이라 할만한 것도 없는데, 무엇때문인지 청력과민의 증상이 재발한 것이다. 며칠 전부터는 시끄럽지 않은 곳에서도, 언제 또 소음이 발생할지 모른다는 두려움으로 심장이 쿵쾅대기 시작했다. '아...이러다 내가 사람답게 살 수 있을까?' 하는 걱정까지 덮쳐오자, 세상이 귀찮아졌다.




점점 깊은 절망과 슬픔에 빠져들 무렵, "내가 나를 어떻게 보는가?" 즉, '자아상'에 관한 이야기를 듣게 됐다.(교회 금요철야 예배 말씀 가운데....)

부정적인 자아상을 가진 사람은, 좋은 것을 주어도 누리지 못합니다.
긍정적인 자아상을 가진 사람은, 작은 것을 주어도 다 크게 누리게 됩니다.
부정적인 자아상은 어떤 상황을 접하든 감사보다 불평,불만,평가,지적이 많습니다.
긍정적인 자아상은 어떤 상황에서든 감사가 커서, 더 크게 수용하고 이해하며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습니다.

과거, 이스라엘 백성들은 애굽의 노예생활에서 해방되었지만 70년간의 핍박 속에서 느꼈던 불안감을 치유하지 못해 늘 불평,불만이 앞섰다. 작은 어려움 앞에서 '해방'의 기쁨보다 '불안정한 상황'을 지적하며 원망했다. 결국 오랜 시간을 돌고 돌아 훈련받은 후에야 인격적 성장과 변화를 경험하게 된다.


이 이야기를 통해, 내 안에 있는 자아상을 돌아보게 되었다.

나는 과연 어떤 자아상을 가지고 있을까?

나름 만족한다고 생각하며, 종종 자존감이 높다는 이야기도 듣는 중년을 보내고 있었다.

자상한 남편과 건강하게 자라나는 자녀들에, 기도해주시는 부모님까지 도대체 무엇 하나도 나를 힘들게 하는 환경은 없었다. 하지만, 노예의 습성이 몸에 베인 이스라엘 백성들처럼 나는 여전히 '패배의 트라우마'에 젖어 현실을 뚫고 나가지 못하고 있었다.


전쟁같은 육아로 30대를 보내고 나니, 워킹맘으로 자신들만의 자리를 잡은 동기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아이들이 나의 손을 필요치 않는 연령대로 접어들자, '나의 위치'가 어정쩡해졌다.생업을 모두 내려놓으신 양가 부모님들을 도와드릴 수 있는 자립적인 경제력도 없고, 자기소개란에 간단히라도 적을만한 경력도 없다. 새로운 도전을 해보려니 새롭게 배워야할 것들만 산더미같다.


패배감.

바로 이것이 나를 누르고 있던 것이었다.

독박육아를 해야했던 상황에서 그 시간이 10년을 훌쩍 넘기리라곤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피 터지게 공부하고 일하며 쌓아올렸던 나의 성이 순식간에 무너져버렸지만, 아이들을 키우는 일 또한 또 다른 성을 쌓는 일이라 자신했는데.... 어느새 내 자신이 초라해보이기 시작했다.


언제부터인지, 왜인지는 알 수 없다. 하루 아침에 찾아온 감정이 아닌, 조금씩 조금씩 나를 적셔온 보슬비같은 감정이었다. 단순히 성격이 예민해서 청력과민이 발생했고, 불안과 긴장의 감정이 지속된다고 생각했을 때는 내가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기질을 바꾸기가 불가능한 것 같았고, 그냥 생긴대로 살다가 어서 이 세상을 떠나면 좋겠다는 생각까지 했다.


그러나, 이것이 내 안의 부정적 자아상 때문에 예민함이 더 자극을 받아 청력과민,불안,긴장의 증상으로 나타난 것이라면 훨씬 가볍게 느껴졌다.

긍정적 자아상으로 나를 바라보는 연습을 하면 나아지지 않을까?


"나는 둔감하다."

"나는 도와주는 아들,딸, 남편이 있다."

"나는 여전히 건강하신 부모님이 계신다."

"나는 다시 시작할 수 있는 나이이다."


안되는 이유, 부족한 이유만 찾지 말고 주어진 상황 가운데 넘치도록 감사한 것들을 찾아보니 한결 마음이 가벼워졌다. '내가 예민한 사람이라, 청력과민이 왔구나' 라고 생각했을 때 세상이 나를 삼켜버릴 것 같았지만, '난 가끔 눈치없을만큼 둔하게 행동하기도 하지, 난 둔감한 사람이야'라고 생각해보니 날 괴롭히던 소리들이 공격을 멈춘 듯 고요하게 느껴졌다.


일시적인 반응일 수 있지만, 단순 지속 반복으로 나의 체질을 바꿔보려 한다.

부정적인 자아상 체질에서 긍정적인 자아상 체질로 바꾸기!


다시 용기를 내어 일어서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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