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보라구름 Purple Cloud Feb 08. 2023

뉴진스를 따라가니 250이 보였다.

갓기들을 만든 천재 뮤지션의 비밀

"Woo woo woo woo ooh~"


요즘 어딜 가나 이 음악이 나온다. 이 첫 소절만 들어도 바로 생각나는 이름이 있을 것이다.

마케터로서 처음에 어떤 현상이 일어났을 때 빨리 캐치하고, 파악하는 습관도 있지만,

너무 많은 사람들이 좋아할 때는, "난 많은 사람들이 가는 곳이 휩쓸려가지 않겠어!"라는 약간의 반항심(?)도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사실, 이런 생각도 다 부질없다. 많은 사람들이 좋다고 생각하는 것은 정말 좋은 것이다.)


뉴진스의 음악이 그랬던 것 같다. 음악으로 느끼기 전에 "이미지"로 먼저 다가왔고 ("You got me looking for attention~")하며 긴 머리카락을 휘날리며 웨이브를 하며 등장한 모습은, 청량함 그 자체였다.), 요즘 대세인 "걸크러쉬 (Girl Crush)"와는 좀 차별화가 있다고는 생각했다. 모두가 힘을 주는 시대에, 힘을 빼고 자연스럽게 등장하는 것도 고수의 전략이라고 생각하면서.


차트 정상을 달리는 뉴진스 "Ditto"앨범 이미지 (출처 : 구글). 말 그대로 "갓기 (God) + 아기)들이 되었다. 

그럴 즈음, 후속곡 "Ditto"라는 음악은 머리에 한방 "띵!" 맞는 느낌이었다. "이 새로운 음악은 뭐지?" 아이돌 음악이라고 장르나 스타일을 국한 지을 필요는 없지만, 익숙하면서도 낯설고 새로운 음악, 정말 뮤직비디오에서 본 것 그대로 같은, 햇살을 받고 있는 듯한 신선함은 정말 오랜만에, 귀로 듣는 음악의 즐거움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뉴진스라는 그룹 뒤에 “미다스의 손"의 기획자가 있는 것도 알았지만, 그보다는 어떤 프로듀서가 음악을 디렉팅 했는지 궁금해졌다. 요즘 K-POP 곡들은 외국 작곡자와의 협업이 이제 당연한 부분이 되었기에, 많은 외국 작곡가의 크레디트가 있지 않을까 생각하면서.


작곡을 보니 Yiva  Dimberg라는 (작사가의 크레디트에도 이름이 올라와 있다.), 기존에 SM 가수들의 작곡을 많이 한 작곡가의 이름도 보였고, “250”이란 이름이 작곡, 편곡에 있어서 눈길을 잡기에 충분했다. "나무위키" 개요를 보니 "Beats And Native Alike" 소속 DJ이자, 음반 프로듀서, 비트메이커라는 소개가 첫 줄에 나온다."아, 이 분이 메인 프로듀서구나." 그리고, 이태원 DJ씬에서 오랫동안 활동해 온 DJ이자 프로듀서, 힙합 레이블 "BANA"에 합류하고 나서는 이센스의 <Everywhere>와 <비행>, 김심야의 <Interior> 등 힙합 트랙을 프로듀싱했다고 나온다. (음악 리스트 출처 : 나무위키)


80년대 영화 포스터 주인공 같은 "250"  (이미지 출처 : 구글)

힙합의 가장 코어 한 레이블을 담당하는 프로듀서가 가장 트렌디한 음악으로 알려지는 걸그룹의 음악을 프로듀싱한 것도 신선했지만, 그 보다 더 신선함과 충격은 "250"이 표방하는 음악과 그것을 표현하는 비주얼 콘셉트이다. "콘셉트"처럼 작정하고 꾸미는 게 아니니, 그가 표현하고자 하는"세계관"으로 표현하는 게 더 정확할 것 같다. 그리고, 그가 우리나라 "뽕짝"음악의 대가라는 사실은 한번 더 놀라기에 충분했다.


요즘 유형하는 전형적인 "트로트"보다는, 예전에 혜성같이 등장했다 사라진 "이박사"의 뽕짝음악에 가깝다고 해야 하나. 음악 전문가가 아니어서 잘 모르지만, 오랜시간 활동한 DJ 답게, 전자음악(EDM)을 통해 새롭게 표현된 "뽕"음악을 표현한 그의 "뽕"(2022) 앨범은 인디씬에서 "올해 프로듀서상"이 거론될 정도로 명반이라고 한다. 원래 정통 힙합 음악을 트는 DJ였는데, 본인의 음악에 사람들이 심취하는 것을 보고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사람들이 좋아해 주는구나" 하는 자신감에, 어릴 적 아버지가 즐겨 듣던 뽕짝 음악에 조금씩 비트를 섞고, 새로운 tune을 만들어내고 하던 작업들이 지금의 "뽕짝 음악 대가"라는 자리에 그를 이끌었다고 한다.


그의 스타일은 그가 추구하는 "뽕" 음악의 표현같다.                     (이미지 출처 : 구글)


놀라움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뽕짝" 음악을 본격적으로 연구하기 위해 2년 동안 제주도에 내려가서 온갖 소리에 대한 수집과 다양한 실험을 해왔으며, "뽕" 앨범에 수록된 <이창, 2018>의 뮤직비디오는 "뽕을 찾아서"란 제목을 가진, 뮤직 다큐멘터리이다. 말 그래도 "뽕"음악을 찾아가는 여정인 것이다. 이런 뮤직 다큐멘터리에 역시 실험에 그치지 않고, <뱅버스, 2021>이란 곡의 뮤직비디오는 "보스턴 국제 영화제", "LA 인디 필름 영화제", "스웨덴 국제 영화제"에 공식 초청 상영 되었다고 한다. 그의 "뽕짝"음악에 대한 태도와 작업 과정이 얼마나 심오하고 진지한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뮤직비디오 리스트 출처 : 나무위키)


Ditto가 국내 차트뿐 아니라, 빌보드 Hot 100 차트에 진입하고, 국내 주요 차트의 최상위를 달리고 있는 지금, 대중과 타협할지 않을 것 같은 인디씬의 DJ가 가장 트렌디한 음악으로 메이저 차트를 점령하는 그의 스펙트럼도 놀랍지만, 이토록 강한 캐릭터와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음악으로 승부를 본, 아티스트로서의 250의 독자적인 행보가 진심으로 기대되고, 그가 선보일 음악이 기다려진다. 250을 통해 느낀 "신선한 한방", 마케터들이 생각해 봐도 좋을 몇 가지 인사이트를 정리해 본다.


1. 당신이 좋아하는 것이 곧 차별화이다.

    : 그래야 오래 할 수 있다. 좋아하지 않는 일로 요즘처럼 "미쳐있는 자"들의 시대에서 성공하긴 어렵다.

      잘하는 일과 좋아하는 일 사이에서 고민이라면 결국, 좋아하는 일이 당신만의 유니크한 영역을 

      구축해 준다.    

2. 하려면 진심으로 미쳐서 하라. 단 지속적으로 세상에 시그널을 보내라.

    : 진심은 당신이 그 일에 투자한 시간이 말해준다. 혜성같이 반짝 등장하는 one hit wonder도 있지만,

      지속할 수 있는 힘이 있어야, 그 시간들이 쌓인 힘이 바탕이 되어 당신과 브랜드의 아이덴티티가 된다.

3.  반전의 매력은 가장 임팩트가 큰 커뮤니케이션 방법이다.

     : 뉴진스를 따라가니, 뽕짝의 대가 250을 알게 된 것처럼. 남들이 하지 않는 영역에 과감히 들어가

       기존의 익숙한 음악 (뽕짝)에 새로운 변주를 주는 (EDM) 방법처럼, 당신과 브랜드가 가진 이미지에

       살짝의 비틀기를 줄 수 있는 그 "X"가 필요하다.


 익숙함을 새롭게 할 수 있는 당신만의 "X"는 무엇인가요?

 봄 햇살 같은 Ditto를 들으며, 나를 신나게 하는 것은 "뽕짝" 리듬인가 생각해 봅니다.

 아무렴 어때요? 그저 신나면 좋은 것을.

작가의 이전글 성장 과정이 눈에 보이도록, '"WIP"시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