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Dragon의 'Power'에서 니체를 만나다.
지디가 철학자로 돌아왔다!
When G.D's in the house
I got the power the power power up power (Übermensh)
나는 나다워서 아름다워 yep, yep
7년 만에 K-pop의 왕이 귀환했다. 1988년 8월 18일에 태어나 '8'에 집착하는 그 답게 (중국에서 '8'이 행운의 숫자라, 중국 친구들이 유달리 GD를 좋아했고, 실로 중화권에서 그의 인기는 지금 BTS 못지않았다. 88개월 만에 들고 온 앨범이다. "영원한 건 절대 없어~"라는 그에게 팬들은 "영원한 것은 절대 있어~"라며 환영했다.
올해 많은 미디어의 노출과 루머에 시달린 지디가 내놓는 세상에 대한, 미디어에 대한 답가라고 해야 할까.
그는 "위버멘쉬"라는 단어를 그의 가사에 녹여내었다. "위버맨쉬"는 무엇일까? 이는 '프리드리히 니체'가 삶의 목표로 제시한 인간상, 독일어로 넘어선 (Über) + 사람 (mensch)을 의미하며, "있는 그대로의 모든 것을 긍정할 줄 알아서 고통마저도 자신을 성장시켜 나가는 기회로 받아들이고, 자신의 삶에 집중하며 스스로의 가치를 창조해 내는 사람"을 뜻한다. 그 한마디 단어에 그가 하고 싶은 말이 다 들어있다고 해도 무방할 것 같다. "세상이 뭐래도 나는 내 길을 가겠노라고." 그는 위버멘쉬의 로고를 그의 뮤직 비디오 속 패션뿐 아니라, 곳곳에 이스터 에그 (ester egg)처럼 숨겨놓았다. 그는 온몸으로 "난 역경을 이겨낸 사람"이라 말하고 싶었던 것 같다.
"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가 쏘아 올린 작은 불씨"
철학에 대한 인기가 심상치 않다. 2024년 상반기에 "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가 서점가를 강타했고, 하나하나 곱씹어 가며 읽었던 기억이 있다. 쇼펜하우어는 "나 혼자 산다"에서 전현무가 읽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하고, 심지어 GenZ 세대 아이돌의 대표인 장원영이 "염세주의적 쇼펜하우어를 통해 위로를 받는다"라고 했다. 요즘 "읽는 것은 멋지다"라는 텍스트 힙 (text hip)이 소셜에서 유행이라고 하니, 책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참으로 반가운 유행이 아닐 수 없다. (책을 좋아한다고 하니, "That's granny hobby! 그건 할머니 취미잖아!!라고 놀렸던 내 중국 베프들을 생각하며.)
왜 철학서가 유행일까? 그건 한마디로 세상이 너무 빨리 변하는데, 기대 곳이 없어서 일 것이다. 먼저 배운 새람에게도 세상은 계속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며 따라오길 원하고, 이제 막 시회로의 진입을 꿈꾸는 새내기들에 여전히 세상은 "끊임없이 나의 스펙 업데이트"를 원하는 차가운 곳이다. 내가 업데이트한 스펙은 곧 유행이 지나가니, 마음은 불안해지고 자꾸 "업글형 인간(upgrade)"만 되어간다. AI와 비트코인의 시대에 우리가 배운 지식의 유통기한은 갈수록 짧아진다.
"2024년 주목받는 변하지 않는 가치, 긍정적 사고"
하지만, 이런 시대에 진정 현명한 사람은 결국 "긍정적인 사람"이다. 불과 얼마 전까지 우리가 한때 이런 불안함을 "헬조선" 또는 "이생망 (이번 생은 망했어)"라고 부르기도 하고, "욜로 (you live only once)", "소확행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등을 외치며, "플렉스 (Flex)"하던 시절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의 GENZ는 좀 더 현명하게 좀 더 본질적인 것에 집중하며, 변하지 않는 가치에 더 노력을 쏟는다. 자신이 통제할 수 있는 것에 더 집중하고, 모두에게 주어진 불리한 상황이라면, 긍정적으로 생각하자는 가치관이다.
얼마 전 "럭키비키(Lucky Vicky)잖아!!" 하는 원영적 사고가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아이즈원"의 멤버인 장원영의 긍정적인 사고방식으로 그녀가 럭키한 자신을 (영어이름이 vicky) 일컫는 말이다. 자신에게 일어나는 모든 일이 결국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진다는 초 긍정적인 사고를 의미한다.
그리고, 우리의 영원한 캡틴 "쏘니 (손흥민)"의 사고방식도 월드 클래스이다. 늘 겸손하기로 유명한 그는 많은 어록을 가지고 있다. "인생에서 공짜로 얻는 것은 하나도 없었다. 드리블, 슈팅, 컨디션 유지, 부상방지 등은 전부 죽어라 노력해서 얻은 결과물이라 믿는다." 또는 " 어제 값을 치른 대가를 오늘 받고, 내일 받을 대가를 위해 오늘 먼저 값을 치른다. 후불은 없다. 지금 나를 자제하고 훈련하며, 꿈을 향해 달린다." 손흥민 선수가 전 세계에서 실력으로 뿐 아니라, 그의 인성으로써도 사랑과 존경을 받는데는 이유가 있다. 멘털이 거의 종교인급이다.
연말이 가까워지니, 한 해를 정리하자는 겸허한 맘과 함께, 내년에 대한 기대감보다는 불안함 맘이 먼저 드는 것은 나이를 한 살 더 먹어서일까? (^^;) 하지만, 이럴 때 럭키비키의 정신, 중꺽마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 쏘니의 어록... 멘털을 더 단단하게 해 줄 그 모든 것을 불러와 본다.
결국, 세상을 이기는 사람들은 언제나 긍정적인 사람, 도전하는 사람들이었노라고.
2024년, 럭키한 나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