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아보하'는 무엇인가요?

2025년을 시작한 당신과 지키고 싶은 3가지 약속

by 보라구름 Purple Cloud

새해에 대한 설렘 보다는 다사다난 했던 2024년이 빨리 지나가서, 시간의 힘으로 사람들이 치유되길 바랐던 2025년이 흘러가고 있다. 이제 더 이상 거창한 새해 다짐 같은 것은 세우지는 않지만, 그래도 2025년의 시작을 보내고 있는 마음가짐, 당신과 함께 지키고픈 2025년의 약속을 적어본다.


2025년 트렌드 코리아 - 아보하, 옴니보어, 무해력, 토핑경제, 기후 감수성, 공진화 전략 등 살펴보면 도움 될 트렌드들이 많다.

1. 아보하 - 아주 보통의 하루


"지루한 게 가장 고급스러운 것인 것 같아요"


유퀴즈에 오랜만에 나온 배우 고현정이 남긴 어록이다. 일거수일투족이 미디어에 노출된 고단한 그녀의 삶을 나타내주고, 그녀가 현재 바라는 삶에 대한 단서가 된 말임과 동시에 2025년을 맞이한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말일런지도 모른다. '아보하', 즉 아주 보통의 하루는 김난도 교수님의 "2025년 트렌드 코리아"에 소개된 용어로, 말 그대로 별 일없이, 무탈하게, 소소하게 보내는 하루를 일컫는다. 한때 유행했던 "소확행 (결국 행복을 과시하는데 이르게 되었던)"보다도 더 소극적이고, 자신에 포커스 하는 삶의 자세이다.



앞서 말한 것처럼, 새해에는 지키지도 못할 결심을 잔뜩 세우고서, 1월이 지나가면 하나씩 그 마음이 흩어지기 마련이다. 지키지 못한 자신을 보며 받는 스트레스와 함께. 하지만, 앞서 말한 것처럼 이미 많은 GENZ의 라이프에는 #데일리 챌린지, #오운완, #오늘의 하루 등과 함께, 하루하루 본인만의 루틴을 만들고, 일상을 소셜에 기록하고, 인증하며 서로를 독려하는 게 일상인 문화가 되었다. 불안과 혼돈의 시대에 자신만의 루틴 (routine), 리츄얼 (ritual)을 갖는 것은 어려움에도 자신을 지탱해 주는 단단한 코어(Core)가 되어준다.


이제 새로움과 익사이팅함, 또는 서프라이즈로 가득했던 삶에서 (여전히 그런 일들은 좋지만!), 소소하고, 잔잔하며, 매일 갈고닦는 일상들, 그로 쌓은 시간들이 나무의 나이테처럼 켜켜이, 단단하게 쌓이는 일상이 더 각광받는 시대가 되었다. 당신만의 루틴을 찾아, 지루한 삶이 고급스러운 삶이 되는 매직을 경험해 보시길 기대한다.


2. 저속 노화 열풍


"선배 마라 탕후루 사주세요~"


작년, 챌린지와 함께 시작된 "마라 탕후루" 열풍은 거셌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탕! 탕! 후루루루루~"를 부르며 춤을 추는 재밌는 챌린지는 소셜을 강타했고, 실제 동네 마라탕 집이 늘 문전성시인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가게 앞에 반짝이고 먹음직스러운 탕후루는 바로 후식 코스가 되어준다). 하지만, 이제 후배들에게 탕후루를 사주지 않는 선배가 더욱 고마운 선배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와 함께 작년부터 강타한 "저속노화" 열풍은 "저속노화"에 대한 관심이 비단 어르신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GENZ 컨수머들의 생활에도 깊숙이 들어와 있음을 알 수 있다. "저당"이라는 키워드가 각종 상품에 등장했고, "혈당 스파이크"는 더 이상 당뇨병 환자에게만 해당되는 단어가 아니다. 지금의 컨수머들은 자신의 몸과 라이프 스타일에 맞는 "건강한 음식과 웰빙의 삶"을 그 어느 때보다 추구하고 실천하고 있다.


바로 이 "저속노화"를 전 국민적 관심사로 만든 사람은 현대 아산 병원 노년 내과의 "정희원 교수님" 이시다. 유튜브에서 "정희원의 저속노화" 채널을 운영하시면서, 사람들이 좀 더 저속노화에 관심을 갖고, 이를 생활에 실천할 수 있는 다양하고 쉬운 방법을 소개해 주고 있으시다. 특히, 정 교수님은 "렌틸콩 전도사"로도 유명하신데, 그로 인해 렌틸콩이 현재 핫한 식재료가 되었음은 물론, 나의 식탁도 현미와 렌틸콩, 통곡물빵이 함께 하는 식탁으로 변해가고 있다. 최근에는 세븐 일레븐과 함께 다양한 저속노화 간편식들을 출시했다고 하니, 맛과 건강을 둘 다 잡을 수 있길 기대해 본다. 물론 저속노화의 삶에 식단과 함께하는 운동은 기본이다.


3. 러닝의 열풍은 계속된다.


"나는 오늘도 달린다~"


작년에 이어 러닝의 열풍은 계속될 전망이다. 운동에도 트렌드가 있는데, 코로나 시절에 비 접촉 스포츠인 골프, 테니스, 등산 등이 인기를 끌었다면, 다시 거리로 나와 운동을 하게 될 수 있었던 시점부터 러닝의 열기가 다시 올라오기 시작했다. 혼자여도 좋지만, 특히 함께 달리는 기쁨은 러닝이 줄 수 있는 큰 매력이다.


러닝의 열풍은 불황과도 맞물려 있다고 한다. 불황일수록, 장비에 큰 투자 없이 간단히 할 수 있는 운동이 각광을 받는데, 러닝이야 말로 몸만 있으면 할 수 있는 운동이기 때문이다. 물론, 우리나라 러너들은 굉장히 스타일리시하고, 한번 장비를 구매하면 최고급 사양을 선호하는 '기어업 (Gear Up)' 트렌드도 있어서, 마라톤 행사를 가면 두꺼운 쿠셔닝을 자랑하는 고가의 카본 (Carbon) 신발을 어디에서든 볼 수 있지만, 그래도 본인이 가지고 있는 러닝화 하나 있으면, 바로 시작할 수 있는 가장 민주적인 운동이 러닝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최근에는 이런 인기를 반영하듯, 여러 러닝 행사의 매진(sold out) 열기고 이어지고 있는데, 입문자용의 레이스로 유명한 뉴발란스 10K, 하프마라톤까지도 바로바로 매진되는 바람에 많은 러너들이 참가 티켓을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기도 하고, 이제는 그 열기가 풀 마라톤까지 이어져서 "서울 국제 마라톤"의 경우도 해당 티켓을 판매하는 스포츠 브랜드(아디다스)의 매장 앞에 "오픈런"이 있을 정도로 열기가 대단하다. 나이키도 5월에 우먼스 10K를 주최한다고 하니, 러닝 마라톤에 관심 있는 러너라면 이제 "피케팅", 말 그대로 피가 튈 정도로 치열한 티켓팅을 뚫는 노하우도 잘 가지고 있어야 한다.


2025년, 새해에 늘 그렇듯 많은 전망, 트렌드 분석 등이 있지만, 우리가 생활에서 가장 가까이, 쉽게 적용할 수 있는 트렌드 - 아보하 (아주 보통의 하루), 저속노화, 러닝 열풍- 을 선택해 보았다. 개인적으로도 관심이 있고, 이미 생활에서 실천하고 있는 것들이라, 1월을 지나면서 중간점검하는 마음으로 다시 선택한 키워드들이다.


나 자신과 하는 마음가짐, 약속이긴 하지만, 당신과 함께 지키고 싶은 약속이기도 하다.

아주 보통의, 천천히 흘러가는, 러닝 한 후의 뿌듯함이 있는 하루하루가 되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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