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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라구름 Purple Cloud Dec 30. 2021

그 해 넷플릭스는 우리를 구원했다

모두의 시간과 공간을 파괴한 판도라의 상자와 함께한 2021년

나는 어렸을 때부터 스토리의 열렬한 지지자였다. 좋아하는 책이라면 밤을 새워서라도 읽었고, 책을 읽고 성장해나가는 내가 분명 더 나은 사람이 되어가고 있다 믿었다. 책은 그렇게 내 일상의 기쁨이자, 탈출구였고, 독서는 일상의 의식(Ritual) 과도 같은 절대적인 시간이었다. 그렇게 나는 활자가 나를 키웠다고 믿었으며, 내 두뇌 속에서 글자들이 마구 섞이며, 섬광 같은 아이디어가 나오는 그 순간을 정말 사랑했다. 덕분에 마케팅 기획자로서도 사람들의 일상에 도움이 되었다고 믿는 꽤 괜찮은 캠페인들을 기획할 수 있었다.


하지만, 코로나가 세상의 문법을 바꾸기 시작하면서, 책과 나와의 관계는 오히려 소원해지기 시작했다.

재택이 길어지면서 주어진 시간은 "넷플릭스"라는 거대한 판도라의 상자에 빠지기 시작했고, 스토리에 열광하는 나는, 지구 상에 존재하는 온갖 다양한 스토리를 보면서 열광하고 또 열광했다. 시리즈를 몰아보는 "빈지와칭 (Binge Watching)"을 좋아하는터라, 시즌을 한꺼번에 보여주는 넷플릭스의 스타일이야 말로 정말 속이 다 시원했다. 주말 연속극의 "다음 이 시간에.."는 이제 역사 속의 유물이 되어버린 것이다. 넷플릭스 하면 "꼭 봐야 할", "탑 순위" 등의 다양한 리스트가 쏟아져 나온다. 이 글은 꼭 봐야 할 넷플릭스의 리스트를 보여주는 게 아닌, 국경과 시간을 파괴한 넷플릭스의 인사이트에 집중하고자 한다.


규칙 없음(No Rule), 그게 넷플릭스의 규칙

"규칙없음"이야 말로 넥플릭스의 규칙이라고 한다. 그 덕분에 세상에 없는 시장을 만들어냈다.

나의 취향을 알아봐 주는 큐레이션의 힘

우리가 흔히 얘기하는 알고리즘의 힘. 데이터 시대에 그 위력을 볼 수 있는 플랫폼의 대표는 유튜브와 넷플릭스이다. 가끔 나보다 내 취향을 더 파악을 잘해서 무섭기도 하지만, 알고리즘의 선택과 추천을 받고, "알고리즘 따위에 영향받지 않을 거야!"라며 거부를 하다가, 결국에는 "님을 위한 추천"에 클릭을 누르게 되고야 마는 그런 놀라운 생태계를 구축했다. 역시 한번 발을 들이면 빠져나가기 힘든 세계이다. "취향"이 소비자들의 가장 중요한 선택의 기준이 되는 시대에, 넷플릭스 콘텐츠를 통해 취향을 확인하는 것 역시 MBTI를 통해 상대방을 알아가는 것만큼이나 흥미롭다.


월 13,500원을 잊게 만드는 글로벌 콘텐츠의 힘

콘텐츠 파워가 플랫폼의 파워를 능가하는 시대에 넷플릭스는 그 어느 때보다 더 과감한 투자를 하고 있다.

한국의 지사장이 아시아 전체를 총괄하는 게 된 점은 한국 시장의 파워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인사라 할 수 있고, 기존의 3300억 규모에서 5500 억 이상을 한국 시장에 투자할 예정이라고 한다. (2021년 기준)


미국의 "하우스 오브 카드 (House of Card), "기묘한 이야기 (Stranger Things)"와 우리나라의 "킹덤(Kingdom)", "스위트 홈 (Sweet Home) ", 그리고 "오징어 게임 (Squid Game)", 지옥 (Hell Bound)"로 대표되는 "넷플릭스 오리지널은 (Netflix Original)"은 말 그대로 넷플릭스가 기획, 제작, 유통까지 담당하는 오리지널 콘텐츠라 할 수 있는데, 워낙 제작비가 큰 탓에 수익성에는 의문이 있겠지만, 넷플릭스 그 자체라 할 수 있는 시그니처 서비스인 만큼, 계속적으로 공격적으로 투자할 모델임은 자명하다. 최근 "오징어 게임 (Squid Game)"의 전 세계적이고 유례없는 성공덕에, "오지지널 (Original)" 컨텐츠를 통한 차별화 전략은 비단 넥플릭스 뿐 아니라, 모든 OTT (Over The Top) 플랫폼들이 반드시 가져야 할 성공 전략이 되었다.


넷플릭스의 인사이트에 집중한다고 했지만, 그래도 "꼭 봐야 할", "탑 순위" 등이 빠지면 섭섭할 터.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꼭 봐야 할 순위 5위를 공개한다 (2021년 기준). 많은 사람들이 본 시리즈보다, 유니크하고 "오직 넷플릭스"에서만 볼 수 있는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으로 골라본 작품임을 꼭 말씀드리고 싶다.

당신의 취향에 꼭 맞는 작품들을 큐레이션 해주는, 나보다 더 나를 더 잘 아는 듯한 알고리즘의 힘


1. 셰프의 테이블(Chef's Table) - 초기 넷플릭스 오리지널을 알린 명작 시리즈. 단순히 요리 프로그램이라기엔 음식/여행/다큐 (인생 스토리)의 모든 것이 다 있는 걸작. 코로나로 여행이 그리운 분들께 다시 강추.

2. 기묘한 이야기 (Stranger Things) - 넷플릭스의 "오리지널"을 대표하는 명불허전 명작. The upper & under world 로 대표되는 두 세계의 대비, 괴 생명체와의 갈등을 통해 가족, 친구, 커뮤니티의 사랑과 우정을 보여주는 성장 드라마. 1980년대 SF와 호러의 정서를 동 시대에 느낄 수 있는 전 세계 흥행작. 곧 시즌 4가 런칭하니 기대가 된다.

3. 더 크라운(The crown) - 현재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즉위 전후의 인생을 조명한 명작 드라마. 잘 몰랐던 영국의 근대 사와 함께, 화려한만큼 굴곡 많았던 영국 왕실의 삶, 세계적인 배우들의 다양하고 깊이 있는 연기를 보는 큰 재미가 있다.

4. 킹덤 시즌 1&2 (Kingdom)- 명불허전 "김은희" 작가의 시리즈. 지배층의 권력, 탐욕에 대한 자화상을 “조선 시대의 좀비"란 설정을 통해 보여주는 역작. 기억에 남은 장면은 "서비야, 살려줘~!!!"

5. 오징어 게임 (Squid Game) - 전 세계 "오징어 게임" 신드롬을 만든 "Korea To The World"의 대 히트작. 처음엔 당신을 볼편하게 만들고, 그 후에는 궁금하게 만들고, 그리고 연민을 함께 느끼게 한다. 시즌 2&3 논의가 함께 되고 있다고 하니 "기묘한 이야기"나 "종이의 집" 같은 전 세계적인 명품  시리즈가 되길 기대해 본다.


[한 줄 평]

세상에 봐야 할, 알아야 할 스토리는 너무 많다. 하지만 우리는 바쁘니, 선택은 알고리즘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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