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ight
꽃이 지고 있구나
부슬부슬 봄비 무게에
살랑살랑 봄바람 날개짓에
힘없이 늘어지고 떨어지고
울먹인다
진다고 서러워마라, 아쉬워마라
그게 어찌 네 탓이더냐 바람 탓이지
너 비록 아스팔트 위로 뒹굴면서 천덕꾸러기 되고 있다마는
네 간 자리에 작은 봉오리 하나는 남겼구나
못다 떨어진 꽃 부스러기 사이로 삐져나온 작은 잎
미안하기도 부끄럽기도 수줍기도 한 양
보일락 말락 맺힌 조그마한 열매 한 톨
지워진 꽃자리에 다소곳 한자리했구나
봄바람 힘 빌어 한껏 향기 뿜어대는 꽃아!
너는 뭘 위해 누굴 위해 그 혹독한 눈보라 겨울을 넘었더냐
그리도 화려하게 자랑질 우쭐대었느냐
설마 이 깨알 같은 열매 한 톨 맺기 위해 그리도 먼 시간을 기다렸더란 말이냐
그건 아니리라 아니겠지
정녕 너의 완성은 무엇이더냐?
설마
화려함, 변신 뭐 이런 흔한 거.
설마 그건 아니겠지
아니리라
내가 모르는 그 무엇이리라
매봄 나는 빈손인데
매봄 네는 꽃 잔치에, 가을단풍에, 내년 싹티움까지... 다 계획이 있었구나
그러면서,
봄 간다고,바람분다고,여름온다고
서러운 척 아쉬운 척 너무 티 내지 마라
내년에 또 올 거면서
매년 부활할 거면서
네 은근 자랑질에
서러운 척에
지는 것조차도 예쁜 네 몸짓에
내 시샘만 터지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