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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돌멩리 May 01. 2024

나를 죽이지 않는 것은

나를 강하게 만든다

4년 전 심하게 우울했다. 40kg까지 내려갔고 죽지 못해 살았다. 무엇을 해도 나아지지 않아 여기까지 인가 보다, 생각했다. 그때부터였다. 혼자 있는 게 두려워졌다. 나를 마주해야 하니까. 내가 계속 소리를 지르니까. 이게 다 무슨 소용이 있냐고, 사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냐고 외치니까.


증상은 나아졌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나와의 관계. 내 가치. 누군가가 나를 사랑한다고, 나에게 관심을 쏟았다고 해서 내 가치가 올라가는 건 아니다. 반대로 누군가와 헤어졌다고 해서 내 가치가 내려가는 것도 아니다. 연애가 아니라 내가 해결할 문제다. 타인이 아니라 내가 해결할 문제다. 솔직히 나는 약속 없는 주말이 두렵다. 그 시간이 나를 짓누르는 것 같다. 도대체 무엇을 해야 할까? 견디는 것이다. 외롭더라도 견디는 것이다. 외로움과 친구가 되는 것이다. 안절부절못했던 어제와 달리 나는 오늘 더 나아졌다. 계속 나아질 것이다. 아무렇지 않아 질 때까지. 나 홀로도 행복할 때까지.


나는 내가 자랑스럽다. 나를 존중하지 않은 상대를 단칼에 끊어낸 내가 자랑스럽다. 첫 연습이었는데 차선도 바꾸고 큰길에서 속도도 내 본 내가 자랑스럽다. 오늘 맛있는 점심을 먹을 내가 자랑스럽다. 힘들어 눈물이 날 것이다. 세상에 혼자 있는 것 같을 것이다. 그러나 결국은 웃을 것이다. 해낼 것이다.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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