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들과 함께 각자 1인 1차(?)로 자전거를 타고 교회를 향하던 그 당연했던 일상이 이젠 기억으로만 떠올릴 수 있는 특별한 일이 되었다.
지금은 대학생으로 둘 다 서울과 수원에서 생활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딸들과 여전히 자주 연락을 하고 있고, 한 번씩 집에 다니러 올 때도 있지만, 더 이상 한 집에서 일상을 공유하지는 않는 독립의 시기라는 것을 불현듯 또 한 번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역설적이게도 부모로서는 예전의 귀찮음과 불편함조차 그리워지는 지금의 편안함이 더 고통스러울 수도 있을 듯하다.
자녀를 양육하는 것은 기다림이 본질이다. 어린이집에서 마치는 시간에, 교회에서 주일학교를 마치는 시간에, 부모는 먼저 가서 기다리는 걸 선택한다. 지루하고 귀찮을 수 있는 일이지만, 그 불편함은 자녀에 대한 사랑으로 넉넉하게 덮어 버린다.
부모이길 선택한다는 건, 그 모든 마음의 짐을 기꺼이 일상의 기쁨으로 감당하겠다는 다짐인 것이다.
아이들과 함께 하던 어린 시절 양육의 과정 중에 누리는 행복은 자녀들 독립 후에는 그리움으로 남는다. 더 이상 일상이 아닌 것들에 대한...
오늘은 교회 절기 중 추수감사절(Thanksgiving Day)이다.
그러나 감사는 특별한 이벤트가 아니다.
감사가 넘치는 삶은 행복하다. 행복하기 때문에 감사하는 것이 아니라 감사하다 보면 그 결과로 행복해지기도 한다.
사실 우리는 감사할 일이 없어서가 아니라 일상을 너무 당연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감사를 잊는다.
결국 시작은 당연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에 있다. 반복되는 일상과 지루함의 반복이라도 당연해지지 않는 그 지점부터 감사가 시작된다. 감사를 하는 순간, 그제야 모든 것이 축복임을 알게 된다.
감사는 결과이기도 하지만, 의식적인 삶에 대한 시각이고 노력이며 훈련이다.
어떻게든 감사를 하는 순간부터 변화가 시작된다.
성경에 이런 구절이 있다.
범사에 감사하라 이것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이니라 give thanks in all circumstances; for this is God’s will for you in Christ Jesus.(NIV) thank God no matter what happens. This is the way God wants you who belong to Christ Jesus to live.(The Message) 살전 5:18
범사에 감사하라는 것은 모든 상황 속에서(in all circumstances) , 무슨 일이 일어나더라도 상관없이(no matter what happens) 감사해야 한다는 명령이다.
감사할 만한 일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일상에서 갖는 마음의 자세다. 그 명령은 행복과 축복을 예비한 선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