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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소속 김대리 Oct 27. 2024

타인의 이야기를 듣는다는 것

타인의 이야기를 듣는다는 것이 얼마나 힘들고 대단한 일인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나이를 먹을수록 남의 이야기를 들어주기보다는 내 이야기를 하기 바빠진다. 각자 연륜이 쌓이면서 이럴 때는 이렇게 해야 한다, 저럴 때는 저렇게 해야 한다라고 말하는 데에 초점을 맞춘다. 조직생활을 할 때 사회초년생 ~ 저연차 직원이 상사와 대화하다 보면 어느새 이들은 입을 닫게 되고, 상사만 말하는 상황이 자주 온다. 고민거리 한 가지만 말했을 뿐인데 대답만 15분 ~ 20분이 넘어간다.


그런데 이런 문제는 상하관계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다. 친구 사이도 똑같다. 친구들끼리 모이면 재밌는 상황을 마주하게 되는데, 주로 말을 하는 친구(스피커)와 주로 들어주는 친구(리스너)가 자연스럽게 나뉜다. 나는 때에 따라서 다르지만 주로 리스너가 되는 상황이 더 많은 것 같다.


잘 몰랐는데, 주변에서 가끔 이런 말을 한다.

'너는 남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것 같아. 그래서 말을 하고 나면 마음이 편안해져.'

'XX님이 제 이야기를 너무 잘 들어주셔서 제가 말할 때 막 신이 나요.'

그저 이야기에 집중하고 적당히 호응했을 뿐인데 대화 말미에 이렇게 이야기해 주면 나도 기분이 좋아진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이런 말을 종종 들을 때마다 미묘한 보람을 느끼면서 타인의 이야기에 더 집중하려고 했던 것 같다.


그런데 이런 다짐이 단 번에 깨져버린 일이 얼마 전에 일어났다.

(다음 편 - [타인에게 내 이야기를 한다는 것]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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