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유레지나 Sep 05. 2024

“I HATE PEOPLE!”


어느 예능 프로에서 브라이언 씨가 말한 적 있다.


“I hate people!”


이하 동문인 바. 나 역시 예전부터 인간이 싫었다. 원래 좋은 데에는 이유가 없어도 싫은 데에는 이유가 있어야 하는 법, 나는 인류가 선한 사람을 싫어해서 싫다.


<오징어 게임> 같이 인간의 본성을 드러낸다는 쇼를 보면 거부감이 든다. 선한 이에게 위선적이라며 조롱하는 문화가 싫다. 진지한 이에게 선비라며 욕하는 분위기가 싫다. 인간은 선하려고 노력해야만 정말 선을 이룰 수 있게 된다. 성선설이든 성악설이든, 자라면서 악에 물들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생각해 보라. 위선으로 가득 찬 세상과 악의로 가득 찬 세상, 나는 두 말할 것 없이 전자를 택하겠다. 위선을 조롱하는 태도는 선과 위선을 구분할 줄 알아서 취하는 게 아니다. 그저 ‘너 원래 안그런 거 다 아는데 왜 착한 척 해?’ 하는 염세적 태도에서 비롯된다. 인간이 원래 악하건 선하건 내 알 바는 아니다. 그러나 사회적 동물로서 취해야 하는 도덕은 있다. 그걸 지키고자 노력하는 게 위선인가? 가식인가? 고지식한 사람인가? 그저 선하고자 노력하는 사람일 뿐이다. 그런 사람들이 있기에 이 세상이 그나마 따뜻하게 돌아갈 수 있다.


요즘 인터넷 세상이 현실 세상을 물들여가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인터넷의 음지에서 머물러야 할 더러운 담론들이 ‘사이다‘라는 탈을 쓰고 스멀스멀 현실 세계를 잠식하는 중이다. 조심할 필요가 있다. 위선이 선이 되는 건 염세적 태도가 악이 되는 것만큼 쉽다. 악이 되는 것보다야 당장의 위선이 낫다는 얘기다. 나는 화가 많은 사람이지만 그래도 따뜻하게 살고 싶다. 인류가 싫지만, 그래도 누구든 사랑할 준비가 되어 있다.

세상이 조금만, 아주 조금만이라도 더 따뜻해졌으면 좋겠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