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작은 도시의 오래된 아파트 단지
다 늙어버린 이웃들과 녹슨 미끄럼틀
좁은 산책로에 모여 앉은 할머니들과
따끈따끈한 하얀색 강아지
늦은 오후 강렬한 햇볕에
말라가는 돗자리 위 빨간색 고추
더 이상 아이들이 오지 않는 놀이터와
듬성듬성 자라 있는 잡초와
가끔 담배 피러 찾아오는 젊은이들
진한 노을이 내려앉고 서서히 검은빛이 찾아들면
퇴근하는 자동차들이 들어서고
밥 짓는 냄새 풍기고는
금세 고요함으로 가득 차는
내가 사랑하는 낡은 고향
작은 도시의 오래된 아파트 단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