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하고 나서야 깨닫고 말할 수 있는 부분들.
1. 자대생이거나 학부부터 열심히 방학 때 대학원 연구실에 참여하지 않는 이상, 연구실의 실질적인 평판을 알기는 쉽지 않다.
스레드 어딘가에서 해당 연구실의 교수가 아닌 박사나 석사에게 연락해보라는 팁을 봤는데.. 이건 반반이다.
"여긴 오지 마라"고 하는 학생도 있겠지만, 막내 탈출의 유혹에 못이겨 미화(?)시켜 오게 만드는 경우도 있을 것이기 때문.
물론 안 좋은 연구실 100프로 회피는 힘들다지만, 모범오답은 언제나 있다.
- 석사/박사 중 오래 다니고 있는 학생들의 비중 (특히 석사가 2년반-3년이 표준이면...)
- 자대생의 비중 (이건 100퍼는 아니지만, 자대생이 비중이 낮을 경우 비선호 랩일 가능성을 한번 의심해볼 필요는 있음)
- 김박사넷 리뷰 (어느정도 정화작용? 이 일어난다는 것을 감안해도 평이 안 좋다? 런각...)
가장 좋은거는 먼저 진학한 친구나 선후배를 통한 정찰, 여의치 않으면 모범오답부터 제거하기.
2. 연구실을 컨택할 때 유의할 점 (1) - 연구 분야
내가 막연히 알고 있는 용어로 연구실을 섣불리 고르면, 하고 싶은 연구를 못하게 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보안에 관심이 많아서 보안 연구실을 컨택한다고 하면, 다들 초점이 다를 것이다. 보안이 네트워크 보안일수도, 시스템 보안일수도, 암호화 기법일수도 있다.
대략 연구실 홈페이지의 세부 연구 분야, 그리고 최근 연구실에서 주로 나오는 논문/프로젝트 분야를 보고 해당 연구실이 내가 하고 싶은 연구와 얼마나 연관이 있는지 판단해야된다.
네트워크 보안 하고 싶은데 시스템 보안 연구실 교수님께 "저는 네트워크 보안하고 싶어요" 하면 답장도 안 오는 수가 있다. (보통 교수님들은 바쁜데, 전혀 다른 분야 컨텍하러 오면 지나침 당할 가능성 높음)
석사는 그나마 2년이지만, 박사는 타고나도 3년이고 보통 5년을 생각한다. (통합이라면 5-7년)
몇 년의 인생을 거는 거니까 신중, 또 신중.
3. 연구실을 컨택할 때 유의할 점 (2) - 졸업 후 취업 가능성
특히 통합이나 박사를 생각하는 경우, 졸업하고 '이 분야로 취업할 수 있느냐' 라는 것은 운빨이 크다.
항상 꾸준히 채용되는 분야도 있지만, 시류를 타는 분야도 있기 때문.
신생랩이 아니라면, 결국 졸업생들이 어디로 가는지가 중요하다.
이러한 정보는 부가적으로 교수로 임용되는 비율도 대략적으로 추정할 수 있게 해준다. 취업이 목적이면 상관없는데, 교수가 목적이면 임용된 졸업생들이 어느 정도 있는 랩을 고르는게 좋다 .
(물론 가끔 본인이 1호가 되어 돌파해버리기도 예외 상황도 있긴 하지만... 연구실 분위기라는 것이 있기에...)
그렇게 랩이 정해지면, 간결하게 '본인이 누구고 어떤 과정에 어떤 연구가 관심이 있다' 하고 cv를 첨부해서 간결히 보내면 좋다.
스레드에서 어떤 교수가 spam처럼 성의없이 보내면 안 읽게 된다는 글도 보았고, 그런 마음이 아니어도 분량이 너무 길면 읽을/답장할 타이밍을 놓쳐 까먹어버리기도 한다. 간결함은 생명!
4. '석사를 하는 게 좋을까요?' 에 대한 생각
스레드를 보면 이 질문이 아주 많은데..... 물론 하고자 하는 목적이 다들 다르긴 하겠지만 대략 다음 정도로 분류해볼 수 있을 것이다.
- 취업이 목표: 석사가 학사 대비 아주 많은 이점을 주지는 않지만, 중요한 건 어떻든 이점이 있다는 것이다.
짧아도 뭐라도 더 배우고, 뭐라도 페이퍼로 써 본 경험은 일머리에 플러스면 플러스지, 마이너스는 아니다.
다만 이점이 아주 높지는 않기에, 2년의 시간이 안 아까울지 한번쯤 진지하게 생각해볼 필요는 있음.
- 학위 취득이 목표: 쓸모있느냐와 별도로 말릴 이유는 없다고 생각함. 이건 찐이기에.
- 승진, 이직: 승진은 승진하는 사람이 유용한지 더 잘 알 것 같고... (석사 학위가 보통 얼만큼 이득이 되는지)
이직은 회사 바이 회사겠지만 솔직히 좋은 동기일지는 잘 모르겠다. 보통 이직할 정도면 석사 학위 유무보다는 그 간의 회사 경력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해서.
- 공부하려고: 학문과 산업에 갭이 없는 (AI) 경우라면 말리지 않음. 하지만 그게 아니라면 대학원을 통해 공부하는건 별로 효율적이진 않음. 학위가 필요없다면, 오히려 강의 자체는 다른 효율적인 방법들 (유튜브든 학원이든..)이 있기에.
5. '통합과정을 하는 게 좋을까요?' 에 대한 생각
대~부분의 학교가 석박통합은 컷트라인을 석사보다 높게 잡는다. 석사+박사 to를 보통 같이 잡아먹는 것도 이유일 거고, 학생에게 투자해야되는 기간이 길어서일 것이다. (물론 통합과정을 더 우대하는 학교도 어디엔 있다고 들었어요.)
석사+박사 대비 통합의 장단점이라면 다음 정도로 요약할 수 있다.
- 석사 논문 스킵 가능 (물론 이게 꼭 장점은 아닐수도 있다. 왜냐면 박사 때 첫 학위 논문을 쓰려고 하다보면 익숙치 않아 고생을 많이 하기도 해서..)
- 각각의 연한 합보다 짧은 연한 (좋게 말하면 졸업을 빨리, 나쁘게 말하면 더 쪼인다.)
- 가끔 통합을 우대하는 경우 높은 합격률 (근데 보통은 더 까다로우니..)
그래서 크게 통합의 메리트가 없어 보일 수도 있다. (사실 없어보이는게 아니라 크게 없음)
또 하나 고려해야될 것은, 통합과정이 석사와 면접과정은 유사하지만, 종착점이 '박사'라는 것이다.
그러니 학부 갓 졸업한 상태에서 미래를 단정짓기는 참 어렵다. 그래서 학칙에서 석사 전환 규정을 한 번쯤 알아봐둘 필요가 있다. 전환이 가능한지, 어떤 조건에서 가능한지 같은 것. (물론 교수 허락이 필요하다는 것은 덤이지만...)
그래서 통합과정은 '한 김에 박사까지'라는 배수진을 치는 셈이다. 일단 가능한지 두들겨보자 라는 추진파라면 추천, 망설여지면 석사+박사 따로 하는게 더 맞을지도...
6. '석사를 딴 후 박사과정을 하는 게 좋을까요?' 에 대한 생각
박사 과정을 석사/통합 뒤에 넣은 건 통합과정이 석사와 자격/면접 준비 과정이 겹치고, 박사는 석사 졸업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따로 넣음.
그럼 석사 졸업/졸업예정인 상태에서 박사도 할꺼냐 말꺼냐..
- 계속 하고 싶은 연구에 대한 비전이 있는가. 교수님도 이거 계속 해보자고 꼬시는가
- 내가 5년 가량을 버틸 수 있는가 (멘탈을)
이 중요할 거라고 본다.
단순히 "석사까지 끝냈는데 답이 없어요" 한다고 박사를 무작정 가면 시간낭비+무성과라는 두 마리 낭비가 생길 것이다. (특별한 목적 의식이 없으면 박사 과정을 무사히 마치기 힘들기 때문)
[스레드에서 작성한 나는 어쩌다 컴공을 전공했는가 31-36편을 내용 추가하고 다듬어서 게시하였습니다.]
- 스레드 31편: https://www.threads.net/@jamongcoffee/post/DA1U8N7Omey
- 스레드 32편: https://www.threads.net/@jamongcoffee/post/DA1WfjyugA6
- 스레드 33편: https://www.threads.net/@jamongcoffee/post/DA1YSoUOCtG
- 스레드 34편: https://www.threads.net/@jamongcoffee/post/DA1ZdXhOcIl
- 스레드 35편: https://www.threads.net/@jamongcoffee/post/DA1aratuWXZ
- 스레드 36편: https://www.threads.net/@jamongcoffee/post/DA1bzdOuD5T
(37-40편은 먹는 이야기라 브런치엔 퍼오지 않았습니다. 링크만 남김)
- 스레드 37편: https://www.threads.net/@jamongcoffee/post/DA3yegfMLxj
- 스레드 38편: https://www.threads.net/@jamongcoffee/post/DA30d-_ulsO
- 스레드 39편: https://www.threads.net/@jamongcoffee/post/DA31lhvOyCq
- 스레드 40편: https://www.threads.net/@jamongcoffee/post/DA6Ta_DMd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