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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ngineer Feb 17. 2022

18화 유라의 졸업, 취직, 토론토 공대 여름방학

졸업을 얼마 앞두고 유라가 취직이 되었다며 전화를 했다. 기분이 얼마나 좋았는지 유라의 목소리는 복권에 당첨된 마냥 들떠 있었다. 졸업이 가까워 오자 학교에서 토론토의 미술 관련 회사 리스트를 학생들에게 배부했다. 그중에 유라의 눈이 뜨인 회사는 그녀의 쏜클리프트 파크 아파트에서 걸어서 10여분 거리에 초등 교과서를 출판하는 회사였다. 본사는 다운타운에 있지만 미술 부서는 경치 좋은 돈밸리 파크 옆에 있는 5층 건물의 맨 위에 있었다. 자신의 아파트에서도 가깝고 주변 자연환경도 좋아 어떻게 해서든지 이 회사에서 일하고 싶은 욕망이 생겼다.


금요일 오후 유라는 마지막 과제인 졸업 작품을 완성해 학교에 제출하고 출판사 미술 부서를 찾아갔다.  5층 엘리베이터에서 나오자 바로 앞에 G company Art Department라는 명패가 보였다. 문에 나있는 창문으로 안쪽에 책상들이 여러 개 보이고 직원들이 작업하는 모습들이 보였다. 노크를 하고 들어 갔다. 유라가 들어서자 한 직원이 미소를 지으며 다가와 유라를 안쪽에 있는 사무실로 안내했다. 포트폴리오 가방이 유라의 방문 이유를 말해 준 듯. 직원이 가볍게 노크를 하고 유라를 들여보냈다. 커다란 책상 너머로 전화를 하던 여성이 유라에게 앉으라는 손짓을 했다. 책상 앞에는 Art Director라는 명패가 놓여 있었다. 잠시 후 전화를 마친 Art Director가 Can I help you라고 말하며 미소를 지었다. 이미 다 알고 있으니 자신을 소개하라는 것 같았다. 유라가 차분한 목소리로 자신을 소개했다.


Hello Mam, I am Yura Oh. I’ll be graduating from the art college soon, and I NEED A JOB. 빨리 직업을 구해야 하는 유라는 please, may I 등의 겸손, 예의를 모두 잊은 채 단도직입적으로 Job을 달라고 요구했다. 유라의 이런 당돌함에 웃음을 터트린 Art Director는 유라의 포트폴리오를 보자는 말도 없이 유라를 어느 직원한테 데리고 갔다. 직원한테 이 애한테 일을 하나 주어 보라고 지시했다. 유라한테는 일이 끝나면 자기한테 가지고 와라 하고는 방으로 들어갔다. 그 직원은 유라한테 자신이 아우트라인만 대충 그린 일루스트레이션을 하나를 주면서 상세하게 그리고 색칠까지 하라며 빈 책상으로 안내했다. 책상에는 이미 색칠을 위한 각종 물감과 도구들이 준비되어 있었다. 사무실 벽에는 여러 개의 그림 포스터들이 붙어 있었는데 교과서에 삽입되는 일루스트레이션들 같았다. 대충 어떻게 그리고 색깔을 칠할지 감이 왔다. 삼십여분 후 유라가 그림을 완성해 그 직원에게 보이자 꽤 만족스러운 표정을 보이며, go show it to the director, she will like it,라고 말했다. 유라와 디렉터의 대화…

Hi Mam, I have finished it.

Ok, let me see… wow, I like it very much. Let’s show it to everybody. By the way I am Mary, you are Yura, right.

Yes Mam, I am Yura.

Oh, just call me Mary, Yura.

Everyone, this is what Yura did in very short time. What do you think? 

Very good, excellent, I like it……… 등을 말하며 직원 모두가 호평을 했다. Ok great, Yura you can start on next Monday if you are ok with it. 

Yes, thank you Ma,, sorry Mary… 

그렇게 쉽게 유라의 첫 직장 생활이 시작되었다. 시간이 흘러 나도 Mary를 알게 되고 친근해지자 Mary가 이렇게 말했다.

Charles, you know what Yura told me when she walked into my office. She said I need job. Like, I owe her one. She made me laugh. No one ever walked in and demand a job like she did. And I was surprised also how good she was when she finished that sample illustration quickly.  I just had to give her job…


유라의 직장 G company는 초등학교 국어(영어) 교과서를 만드는 회사였는데 교과서와 참고서 등을  학년별로 만들고 있었다. 초등 수준이라 그림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미술부는 항상 바쁘고 일감이 넘쳤다. 유라한테는 경험도 쌓고 재미도 있는 일이라 늘 즐거워했다. 유라는 특히 색채 감각이 뛰어 나 그녀의 일루 스트레이션들이 독보적으로 눈에 뜨이자 Mary는 유라를 정규직으로 채용하고 연봉도 올려주었다.  


토대 공대 1학년이 끝나고 3개월의 여름 방학 동안 일할 직장을 찾아야 하는데 마침 스카보로의 작은 엔지니어링 회사에서 연락이 왔다. 토론토 교외의 도로 구간 2킬로를 새로 정비하는데 현장 엔지니어가 필요하다며 나의 의향을 물었다. 공사 기간이 한 달밖에 되지 않아 약간은 망설여졌지만 처음으로 생긴 엔지니어링 job이라 일하기로 했다. 도로공사 일은 생각보다 거칠었다. 작업자들은 대부분 이태리에서 온 이민자 들였고 영어 대신 이태리어 사용하고 있었다. 그들이 마무린 한 일들의 상태를 검사하고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인증을 하는 게 나의 임무였는데 자주 그들은 나의 말을 듣지 않았다. 그들 눈에 나는 애송이였고 그들에 비해 덩치도 작은 아시아 인 였으니 나를 아주 만만하게 대했다. 다음 단계로 넘어가려면 회사에서 발행한 서류에 나의 사인이 들어가야 하는데 가끔 사인하기 곤란한 상황이 생겼다. 도로의 표면은 비가 오면 배수가 되도록 가운데부터 양옆으로 작은 경사가 있도록 설계되어 있었다. 그런데 어떤 구간들은 눈에 띄게 평면으로 보였다. 내가 사인을 안 하자 그들은 대놓고 화를 내거나 인종 차별적인 언어를 사용했다. 한 번은 참다가 버켓에 물을 가득 떠 와 도로 표면에 확 뿌리고 손가락으로 V를 만들어 그들 눈을 찌를 듯이 들이대며 똑바로 보라고 소리 질렀다.  나의 이런 돌발적 행동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그들은 그제야 내가 그냥 순순히 넘어갈 인간이 아니란 걸 았았다. 두 주 후에 공사는 마무리되었고 난 미련 없이 그 회사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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