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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완 Jan 17. 2024

나에게 영향을 준건

아주 작은 시작


21년전 서점에서 남자친구와 데이트를 할때 두권을 장자끄상뻬의 책을 선물 받았다.

힘이 없이 그린 글과 그림이였지만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그림책.

소설책, 자기계발서보다 그림책을 더 좋아하는 나는 어른이 되어서도 도서관에 가면

어른 그림책은 있나? 라고 곳곳을 보기도 하고 아이들 코너에서 그림책을 꺼내 읽기도 한다.

아이들이 보기에도 많은 생각이 드는 책인데 어른이 보면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것 같다.

 

지금의 남편에게 그림책을 선물 받고 어른이 읽는 그림책은 더 오래 감동을 주는 구나 라고 생각이 들었다.


나는 아직도 그림을 잘 그리지 못한다.

하지만 워낙 그리고 쓰는걸 좋아한다는걸 요즘에서야 알게 되었다.

매일 모닝페이지를 쓰면서 그리고 쓰고 하다보면… 그냥 기분이 좋아진다.

힘이 없어 보이는 그림과 글씨..

양쪽 팔에 테니스엘보 염증이 있어 쓰는 것이 어떨땐 고통스러울때가 있다.

통증으로 너무 아파 연필을 들기가 힘들어 만년필을 구매해 모닝페이지를 쓰다보면 사각사각소리의 느낌이 너무 좋다.

그러다… 쓰는것도 좋지만 힘없이 휘적휘적 걸어가는 나를 그리는 것도 재미있다.


“힘을 빼세요”


많은 명사들이 하는 말이다.

‘왜 힘을 빼라고 하지?’ 언젠가는 의문이 들었다.

힘을 빼고 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힘을 줄 수가 없어 힘을 빼다보니 어느새 좀더 표현이 자연스러워 보일때도 있다.

긴장을 해서 몸에 힘이 ‘빡’들어가있어도 다칠수 있다고 하던데

이래서 힘을 빼라고 하나보다.


디지털 드로잉을 배우고 매일 인스타에서 으른이그림일기라는 어른그림일기를 쓰고 그리다 보니 처음과 많이 달라진 내 그림체가 보인다.

처음에는 졸라맨도 선도 굵고 힘이 들어간 그림들이였지만. 지금은 잘 그리지 못해도

재미있게 생각을 표현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하루를 관찰하고 사춘기 아들들과도 지내다 보니

힘을 빼는게 모든것에도 통한다는 생각이 든다.


좋아하는것, 하고 싶은것은 이렇게 아주 작은 우연으로 부터 시작되는 것 같다.



“엄마 나 점점 하고 싶은것도 많아 지고 더 많은 경험을 해보고 싶어요”


수능을 치르고 여러가지 마음의 고민이 많았던 1호는  학교 다닐때는 “작은 습관이 앞으로 어떻게 너의 삶을 변화 시킬지 몰라” 라고 말한 나의 잔소리가

듣기 싫었단다.

하지만 지금은 자신의 입장에서 하고싶은 것을 못하게 되어 고민이 많아 지더니

작은 습관이 어떻게 변화를 이뤄가는지,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위해 하기싫은 것을 어떻게 실천해 가야 하는지

조금씩은 알아가는것 같다.


잔소리는 너무 싫다.

하지만 나에게 필요한 잔소리는 나를 변화 시키는 작은 변화의 오늘을 이루기 위한 엄마의 말이였다는걸 이제는 조금씩 알아가고 있는것 같다.


그림책이 좋아 아이들에게 읽어주고 아이들을 위해 그림책을 그려주던 나의 작은 습관들이 이제는 평범한 일상의 하루를

조금더 특별하고 사랑스럽게 마음을 읽어주는 그림책으로 변화시켜 주고 있는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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