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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돈스코이 Sep 18. 2021

거장의 향기가 나는 음악가
Ed Sheeran

나의 개인적 주관으로만 이루어진 전문성 없는 평가

작가 소개에도 명시되어있듯이 나는 요즘 기성 음악들보다는 20년에서 30년은 족히 된 옛날 음악들을 즐겨 듣는다. 그렇다고 현대음악에 완전히 귀를 닫고 지내는 것은 아니다. 요즘 유행하는 전자음악들을 진심으로 즐기고 있고 음악 씬의 트렌드가 팝 펑크로 다시 옮겨가는 것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

2000년대 스타일을 다시 불러일으키는 씬의 주역들이 아닌가 싶다.


내가 바라보기에 주로 옛날 음악을 듣는다 함은 본인의 추억과 관련되어있는 10년 혹은 20년 전 음악들을 듣는 것 같다. 그 음악을 듣던 시기에 대한 향수와 다시 돌아가고파 하는 일종의 회귀본능(?)이 함께 작용하여 다시 듣게 되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한다. 본인의 과거와 감정적 연결고리가 없는 더 오래된 음악을 들을 때에는 위의 경우와 조금 다르게 음악에 대한 평가가 적용될 거 같다. 본인의 주관적인 경험이 음악을 평가하는데 상당 부분 포함되었던 것과 달리 더욱 객관적으로 곡을 평가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다(어디까지나 나의 가설이다).


세기말 감성 충만한 그린데이

그렇다면 객관적으로 음악을 판단하게 해주는 기준은 무엇이었을까? 나의 경우로는 바로 '멜로디'이다. 비트나 연주되는 악기들의 트렌드는 굉장히 휘발성이 강하다. 유행을 잘 타는 요소들이기 때문에 질릴 수 있는 소재들이고 시간에 따라 촌스럽게까지 들리는 부분들이다. 현재 다시 유행을 타기 시작한 팝 펑크 혹은 펑크를 예시로 들어보자. 유행을 다시 타기 직전까지만 해도 2000년대 초반 반짝 유행한 펑크 특유의 거친 사운드는 그 시대를 대표했기 때문에 듣는 사람들로 하여금 그 시대 특유의 촌스러움을 다시 생각나게 하였다(2000년대 패션 암흑기를 생각나게 한다). 


반면 멜로디의 경우는 유행을 타지 않는 요소이다. 그 자체로 하나의 오리지널리티를 가지고 결국 듣는 이가 흥얼거리게 만드는 중심과도 같기 때문이다. 결국 시간이 흘러도 그 신선함을 만드는 것은 유행하는 사운드를 만들어낸다거나 좋은 베이스, 비트를 만들어내는 것보다도 좋은 멜로디를 만들어 내는 것이 가장 우선적이다. 

삼대장과 같은 박력이 느껴지는 3명. 대중음악사에서 이들의 이름을 무시할수 없다.


그리고 여기 폴이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에드 시런(Ed Sheeran)에게서 거장의 향기가 느껴진다. 아직까지는 과장 조금 보태서 우리 시대의 폴 메카트니라고 부르고 싶다. 객관적으로 폴 메카트니는 완벽한 가수는 아니었다. 로버트 플랜트처럼 고음을 지를 수 없었고, 에릭 클랩튼처럼 기타를 잘 치지 못했고, 믹 재거만큼 무대 장악력이 있었던 가수는 아니었다. 그러나 그는 곡과 가사를 잘 썼다. 아주 많이 잘 썼다. 아직까지도 불려지는 그의 대표곡만 나열해보아도 'I will', 'Let it be', 'Hey Jude', 'yesterday'등등 노래를 잘 안 듣는 사람들도 흥얼거리는 시대의 명곡을 (존 레넌과) 작곡한 최고의 싱어송라이터이다. 


에드 시런도 마찬가지이다. 완벽한 육각형의 가수는 아니지만 곡을 정말 잘 쓴다. 그의 멜로디는 흥얼거리기 쉽고 그의 가사는 듣는 사람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신기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의 가사속 사람을 지칭할때는 '그, 그녀'와 같이 누군가를 특정할수 있는 대명사보다 '너, 우리'가 많이 사용된다. 성별이나 무언가에 구애받지 않고 상황과 감정으로 음악을 만들어 더욱 대중적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가수였다. 

이 앨범은 2010년대를 이해하는데 쓰일 역사적 자료이다

무릇 거장들의 음악세계를 들여다보면 스타일을 크게 바꾸는 계기가 한 번씩은 있다. 비틀즈에게는 'Rubber Soul'앨범이 그랬고 밥 딜런에게는 'Like a Rolling Stone'이 수록된 'Highway 61 Revisited'가 있었으며 비치 보이스에겐 'Pet Sound'가 있었다. 


에드 시런에겐 '÷'앨범이 그의 터닝포인트일 것이라 생각한다. 다른 장르들을 차용하고 본인의 색을 녹여내면서 그해를 풍미하고 2010년대에 한 페이지를 장식하게 되는 명반을 만들어냈다. 전자음악의 사운드도 그의 색깔에 녹여냈고 고향 아일랜드의 소리 또한 대중적으로 재해석한 그의 음악적 역량이 결코 어쿠스틱 사운드에만 국한되어있지 않다는 것을 모두에게 증명해냈다. 물론 대중적으로도 어마어마한 성적을 내었다. 


당연하게도 그의 다음 행보를 모두가 기대했다. 나 또한 조금 걱정을 가지고 그의 신보를 기다렸다. 그의 이전 앨범의 성취가 워낙 어마어마했기에 부담을 느끼고는 무너져 내릴 것을 우려하고 있었다. 그러나 다행히도(?) 그는 콜라보레이션 앨범을 내게 되었고 전만큼은 아니지만 좋은 평가를 들었다. 힙합의 에미넴과 카디 비, 전자음악의 스크릴렉스 등등의 다양한 장르의 아티스트들과 협업을 통해 그의 음악적 세계를 확장시키는 일종의 실험처럼 느껴졌다. 

이번에 발표된 그의 새 앨범 '='에 수록될 3개의 선공개된 곡들은 정말 대단했다. 'Bad Habbits'와 'Shivers'는 평소 귀에서 떠나가질 않았다. 스타일 또한 바뀌었고 그로 인해 옛날 에드 시런의 어쿠스틱 하며 서정적인 음악을 더 선호하는 사람들은 어색하다며 약간의 불호를 표현하지만 아직까지는 호가 압도적으로 많다. 


지금으로 치면 칸예가 대통령이 당선된거랑 비슷한 충격일까 싶다. 

아직까지는 그의 커리어가 어떻게 변해갈지는 아무도 모른다. 존 레넌처럼 사회운동에 매진할지, 핑크 플로이드처럼 프로그레시브로 방향을 바꿀지, 부담감에 무너지는 가수가 될지 아직은 커리어 초반에 불과하기 때문에 알 수 없다. 그러나 하나 확실한 건 내가 나의 부모님 혹은 조부모님과 비틀즈, 핑크 플로이드, 마이클 잭슨, 에릭 클랩튼 등등의 음악을 들으면서 공감대를 형성하고 노래 자체에 매력을 느끼고 빠져들었던 것처럼 나의 아랫세대들과 에드 시런의 음악을 통해 서로의 취향을 공유할 수 있을 것이다. 


그에게서는 아직 미약하긴 하지만 폴 메카트니와 같은 거장으로서의 박력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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