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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점복 Dec 14. 2024

'그대' '어디' 있었는가, '그때에'?

여의도?, 광화문? 아니면 백화점?

예수가 빌라도 법정에서 십자가 형을 선고받을 때 제자들, 따르던 수많은 군중들 어디서 무얼 했는 지를 묻는 찬송가가 있다.


"거기 너 있었는가 그때에(147장)"


오늘은 평탄치만 않았던 우리네 현대사에 획기적인 굵은 선을 그은 역사적인 날이었다. 한데 이 중차대한 때 '어디 있었는가, 나는?' 세월 한참 흐른 후, 후대들이 묻는다면 들려줄 답은 과연?


여의도엔 그리고 광화문엔 각기 다른 생각과 견해들이 과감 없이 그리고 목청껏 표출되고 있었다. 자신들만의 것이 오로지 정의라면서.


그렇다고 꼭 그곳에 가 있어야만 애국하는 건 물론 아닐 테. 하지만 무겁고 안타까운 짐 양 어깨를 사정없이 짓누르는 것 또한 사실이다. '나 하나쯤 뭘 그리......' 할까만 빚진 자의 심경 숨기긴 쉽지 않다.


그렇다고 힘겹게 남들이 쟁취한 열매, 공짜로 숟가락만 염치도 없이 슬그머니 얹어 따먹기만 해도 될까? 그것도 구질구질 온갖 사정과 핑계 다 동원해 가며. 


마음만 가 있었다. 몸은 백화점 8층, 달짝지근한 커피 한잔 여유(?)라며 즐기고 있었으니. 그래도 뭔가 무겁게 누르는 것조차 숨길 순 없었다. (대단한 애국자 나신 걸까요?)


들풀 같은 존재감의 무게, 깃털처럼 가볍고 관심 딱히 못 받긴 한다지만 그렇다고 화려한 조명 번쩍이는  어슬렁거리기만 해도 되는 건지.


현대사가 도도히 흘러가는 데도 무슨 일 있었냐며 그냥 마주쳐도 되는지 찜찜하기만 하다. 쌀쌀한 영하 추위  차가운 길바닥 의견 표출 중인 저들, 열렬히 박수받아 마땅한 산증인들이다. 나와는 달라도 너무 다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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