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워드 : 계절, 청소, 달, 가누다, 가녀리다, 가관
달이 참 아름답네요. 오늘따라 톡 하고 부러질 것 같이 가녀린 눈썹달을 보며
계절이 바뀔 때 마다 나는 내 방 창문을 열심히 닦습니다. 이 작은 사각형 너머로 보이는 하늘의 변화과 꽤 가관이거든요.
흩어질 듯 쓰러질 듯 몸을 가누지 못하고 흔들리는 갈대를 보니 계절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이제 곧 달빛이 차가워지는 겨울이 오겠지요.
마당 청소를 마치고 들어와 보니 우리집 강아지가 햇빛아래 앉아 꾸벅꾸벅 졸고 있다. 목을 가누지 못해 이리저리 흔들리는 모습이 가관이다.
목까지 차오르는 숨을 가누고 머리를 들어 아직 잠들지 못한 상현달을 바라보았다. 밝은 낮시간에 마치 당번 서듯 떠오른 저 달이 밤에 나타날 별들을 위해 대신 자리를 지키고 있는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