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를 놀라게 해 주려고!ㅋㅋ
아이가 워크북하는 걸 좋아해서 얼마 전 즐깨감 과학탐구를 샀다. 처음부터 순서대로 하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 아이라 책을 뒤적여보더니 하고 싶은 활동을 알아서 찾아낸다.
일명 “마녀손”
손의 뼈 마디마디를 알아보는 탐구 활동인데 빨대를 잘라 붙이고, 실도 넣고, 할 일이 정말 많았다. 그래도 아이가 좋아하니 나도 같이 신이 나고 ㅋㅋㅋㅋ
“마녀”에서 영감을 얻었는지 내일은 “괴물 가면”을 만들어서 쓰고 아빠를 깜짝 놀라게 해주고 싶단다.
“괴물 가면을 어떻게 만들지?”
“내가 그림을 그리면 엄마가 구멍을 뚫어서 줄을 넣어주면 되잖아”
“어? 그러네? 내일 꼭 해보자!”
그 내일이 바로 어제. 나는 홀라당 까먹고 기억이 안 나는데 아이는 퇴근하고 집에 온 나를 보자마자 바로 기억해 낸다. 괴물 가면 만들자고.
“좋아! 빨리 만들자!“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아이는 그림을 빠르게 쓱싹쓱싹 다섯 개나 그렸다. 어떤 건 귀엽고, 어떤 건 무섭고, 심지어 웃긴 것도 있다. 아이가 그림으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능력이 놀라울 정도로 급성장하고 있다는 사실이 감사하다. 잘 그리고 못 그리고의 판단은 접어두고 아이랑 같이 제일 무서운 가면을 골라본다. 아이가 무섭다고 생각하며 그린 가면에 구멍을 내고 실을 넣어서 쓸 수 있게 만들어주는 것도 내 역할이다.
아이와 함께 보내는 시간은 더없이 행복하다. 시시콜콜한 이야기라 해도 아이랑 대화를 나누며 아이의 관심사를 알아가는 것도 좋다. 이렇게 같이 워크북이나 가면 만들기를 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지는 것도 감사한 일이고.
요즘 별다른 이유 없이 극도로 우울해질 때가 있다.
코로나 후유증인가?
체력 저하인가?
아님 일이 너무 많나?
감정에 저항하지 말라는 <놓아 버림>을 실천하고 싶다.
그래, 이런 감정이 들 수도 있어.
우울한 날도 있는 거야.
동시에 기쁨이 같이 찾아올 수도 있고.
이런 양극단의 감정이 동시에 드는 것도 괜찮아.
등등.
내게 들어오는 모든 감정을 판단하지 않고 그저 바라본다. 어떤 감정도 그리 오래 머무르지 않을 거라는 사실이 점점 확실해진다.
그리고
급 나마스떼.
이너피쓰로 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