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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만남은 너무 어려워?"

첫 트레바리.

by Starry Garden
"첫 만남은 너무 어려워?"


독서모임의 핵심?

독서모임 3년차다. 좋은 분들 덕분에 <한 페이지의 수다>라는 팟캐스트도 운영하고 있다. 독서모임의 핵심은 무엇일까? 바로 사람이다. 그럼 이때 독서모임에 ‘좋은' 사람은 무엇일까? 깨지는 독서모임, 10년 동안 이어지고 있는 독서모임을 관찰한 결과. 책을 진심으로 읽는 분들이다.

“"바쁘다 바빠 현대사회"라는 말이 통용되는 요즘이다. 얼마나 바쁘냐면 “피로사회"라고 하는 책이 나왔고, 스스로를 다 태워 버린 번아웃이라는 말이 유행처럼 돌았다. 눈앞에 있는 일부터 해결하고 있다 보면 책 읽기는 늘 뒤로 밀린다. 거기다, 집중력과 시간을 빼앗기 위해 온갖 전문가들이 검은 회면 뒤에서 기술을 부리고 있다. 순간적이고 자극적인 숏폼이 대세를 이루는 요즘. 책은 무척 느리고 밍숭맹숭하다. 시간을 내어 순차적으로 (물론 어떤 책은 어떤 페이지를 읽어도 상관은 없다) 읽어 내려가야 한다. 정보의 밀도가 높다면, 그 속도는 더 느려진다. 참 많은 유혹을 이겨내야 책을 읽을 수 있다. 벽을 넘어야 책으로 들어갈 수 있다. 책을 읽어내는 사람이어야만 독서모임이 운영이 되고 지속될 수 있다. 아무리 좋은 책이라도, 아무리 좋은 발제문도 책을 읽지 않는 다면, 아무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트레바리라고요?

트레바리. 독서모임을 꽤 한 사람들 입과 입으로 회자되는 유료 독서모임이다. 가격의 허들이 꽤 높은 편인데 4개월의 25만 원이다. 같은 분들과 함께 합을 맞춰하는 독서모임도 좋지만, 새로운 분들과 만나하고 싶었다. 지금의 독서모임을 처음 시작할 때가 떠올랐다. 책 읽기가 아닌 다른 목적으로 오는 이들. 정체를 숨긴 빌런들이 무서웠다. 쉬는 시간을 돈을 내고 불쾌한 경험을 할까 두려웠다.

두려울 때는 먼저 간 분들의 모습을 보면 알 수 있다. 후기는 넘쳐났다. 여러 평가가 있지만, 몇 개의 단어로 수렴했다. "유익하다." "책에 진심인 사람들이 가득해요." "파트너(독서모임장)께서 정리를 잘해주세요." 주저하는 마음을 던졌다. 좋은 분들을 만난다면, 새로운 독서모임에 감사하고, 그렇지 못하다면 경험으로 다독이기로 했다.


어쩔 수가 없다. 책에 진심일 수밖에.

트레바리 독서모임에 참여하려면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 있다. '독후감'이다. 의미 없는 글의 나열이 있다면, 가차 없이 참석을 불허한다. 쓰려면 읽어야 한다. 가격과 독후감을 넘어서 오신 분들은 어쩔 수 없다. 책에 진심이시다. 떨리는 마음으로 모임장소에 갔다. 1등. 한 명씩 들어오는데, 같은 책을 들고 오시니 내적 친밀감이 오른다. 고개를 가볍게 끄덕이며 맞이했다. 파트너까지 오시곤 이제 독서모임이 시작된다. 연령 분포도 다양하다. 딱 봐도 어려 보이시는 분부터, 나이가 지긋하신 분까지. 자기소개를 하고 나면 더 놀랍니다. 평소에 만날 일 없는 직업을 가진 분들과 이야기 날 수 있다. 이때 알게 된다. 내 인간관계가 얼마나 협소했는지. 내 생각 또한 얼마나 좁은지.

독서모임을 하며, 한 번의 확장을 경험했다. 트레바리를 통해 이번에는 입체적인 모임을 한 느낌이었다. 책이라는 x축에, 나이라는 y축, 경험이라는 z 축을 더하니, 하나의 질문을 풍성하다 못해 허우적거릴 정도다. 늘 하던 생각을 이야기했는데, 무척 신선하다는 반응에 놀라기도 한다. 처음 만났기 때문일까? 평소에 하지 못했던 이야기도 하게 된다. 책에 진심인 분들을 만나는 어쩔 수가 없다. 다 들어내는 수밖에.


첫 만남은 너무 어려워?

투어스라는 아이돌 그룹이 있다. <첫 만남은 계획대로 되지 않아>라는 노래로 알게 되었다. 자주 들었는데, 쏙쏙 들어오는 멜로디는 물론, 가사가 좋았다. 노래를 사람으로 친다면, 멜로디는 외모이고, 가사는 성격이라는 말이 떠올랐다. 외모도 성격도 좋은 노래다. 새로운 일을 할때마다 배경음악처럼 마음에 흐른다.

첫 만남뿐만 아니다. 모든 일은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 어려워할 필요도, 고민할 필요도 없다. 계획은 하지만, 얽매일 필요는 없다. 시작되면, 계획은 그저 계획이라는 생각으로 흐름에 몸을 맡겨야 한다. 안 되는 일을 되게 하는 건 몸과 마음만 다치는 일뿐이다. 트레바리 독서모임은 그렇게 흐름에 몸을 맡겼고, 생각지도 못한 보물이 주머니에 쏙 들어온 기분이다. 다음 모임이 기대된다. 책에 진심인 분들의 눈빛과 질문에 빠지고 싶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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