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명 가수인 김호중 씨가 자신의 음주운전을 은폐하기 위해서 범행 현장을 벗어나는 뺑소니를 쳤다가 ‘구속영장 발부’가 이루어지고 법원의 판결도 ‘징역 2년 6개월의 중형이 선고’된 소식이 있었습니다. 음주뺑소니 처벌 등 교통범죄 전력이 전혀 없는 초범임에도 이와 같은 형벌이 선고된 것은 구체적인 범행사실이 비난의 여지가 높고 사회적으로 모방범죄를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에서 내려진 엄벌이라고 밝혔는데요.
만약 김호중 씨가 현장에서 당당하고 책임감 있는 모습으로 사건 수습을 하였다면 비록 음주운전이 문제가 될지라도 가벼운 벌금형 정도로 끝났을 사안이 이렇게까지 파국을 맞이한 것이기에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이었습니다. 검찰 최고위직 출신 전관 변호인을 선임하였으나 초기 대응에 실패한 대가는 너무나 가혹할 수밖에 없었는데요.
실제로 많은 분들이 음주운전을 하던 중 사고를 낸 이후에 현장에서 도망일 치는 것이 오히려 경미한 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오판하는 경우가 상당하였습니다. 또한 아무리 잘못을 저질렀어도 법조계 고위직 출신 전관예우 변호사를 선임한다면 무사히 엄벌을 피하고 선처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이는 착각에 불과한데요. 그러한 논리라면 위에서 언급한 김호중 씨도 2년 6개월이라는 엄벌이 아닌 가벼운 처벌을 받는 수준에 그쳤을 것이 분명하였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죠.
이처럼 음주뺑소니 처벌 변호사 입장에서 관련 사건을 자주 들여다볼 때면 유독 구속을 많이 당하는 유형에 공통점이 있다고 지적할 수 있습니다. 바로 자신의 범행을 은폐하기 급급해 불량한 태도로 형사절차에 임하고 거짓말이 꼬리를 물고 반복되는 식의 진술을 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입니다. 아마 이분들의 생각은 이러할 겁니다. 음주운전만 문제가 되지 않는다면 나는 훨씬 가벼운 처벌을 받을 수 있으며 초범이니까 끽해야 집행유예 정도로 끝날 것이라고 말이죠.
그런데 김호중 씨는 공인이라 유독 저렇게 무거운 처벌을 받은 것일까요? 음주뺑소니 처벌이 두려워 변호사를 선임했어도 구속이 된 이유는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초래할 수 있는 공인이었기 때문이라고 단정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물론 그 이유도 양형에 반영된 것은 분명할 겁니다.
하지만 음주뺑소니 처벌 사건을 다수 처리한 변호사 입장에서 밝히자면 꼭 그 이유만은 아니라고 단언할 수 있는데요.
바로 음주운전으로 사고를 낸 경우에 비하여 도로교통법에 규정된 사고 이후 필요한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행동이 더욱 무거운 처벌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즉 음주운전으로 처벌을 피할지라도 뺑소니가 더욱 처벌이 높다는 점인데요. 더욱이 도주한 이유가 자신의 음주 사실을 은폐하기 위한 목적이었다는 강한 의심이 드는 경우라면 양형에서도 매우 불리한 평가가 있는 것이 당연하였습니다.
실제로 제가 상담했던 분 중에서 기억에 남는 분을 소개하자면, 회식 자리에서 술을 마시고 직접 운전을 하여 집으로 귀가하던 길에 사고를 냈던 분이 있었습니다. 이 분은 자신이 술을 마신 사실이 들통날 것이 두려워 그대로 현장에서 도망을 쳤고, 약 10분 후 다른 차량과도 추가로 2차 사고를 냈지만 역시나 현장을 이탈해 숨어 있다가 술이 충분히 깬 다음날 경찰서에 출석해 조사를 받은 분이었는데요. 당연히 경찰조사 과정에서는 술을 마신 사실이 없다고 발뺌을 하였습니다.
이에 경찰은 당시 행선지를 역으로 추적하여 술집에 방문한 사실을 밝혀냈으나 정확한 음주량을 확인할 수 없었기에 결국 음주운전에 대해서는 기소가 이루어지지 않았고 특정범죄가중처벌에관한법률위반(도주치상), 도로교통법위반(사고후미조치)에 대해서만 기소가 이루어져 재판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선처를 자신했던 이 사건은 1심 법원에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하며 ‘법정구속을 명령’하였는데요.
저와 최초로 상담을 진행했던 분은 구속을 당한 이 분이 아니라 그 가족들이었고 그동안의 대응과정을 들어본 저는 몇 번이나 구속을 막을 수 있는 기회가 충분했던 이 사건을 왜 이렇게 대응을 하였는지 의문이 들 수밖에 없었습니다. 음주운전 사실을 은폐하면 선처를 받을 수 있다고 주변에 친한 모든 이들이 조언하였고 인터넷에도 유사한 이야기가 많았기에 이를 아무런 의심 없이 믿고 대응을 했다는 말에 탄식이 절로 나올 수밖에 없었는데요.
물론 음주뺑소니 처벌이 필요하다는 수사기관의 주장을 여과 없이 따라야 하는 것은 분명히 아닙니다. 수사에 협조하는 것이 도의적으로 올바른 태도이나 자신의 방어권을 행사할 기회를 포기하고 무조건 응해야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다만 방금도 이야기했지만 정당한 수사권을 방해하는 파렴치한 태도는 양형에 있어서 매우 불리한 평가가 이루어지는 것이 당연하였습니다. 그러므로 법이 허용하는 한도 내에서 방어권을 행사하는 것이 필요하였는데요.
실제로 위 사건의 당사자는 객관적으로 드러날 수밖에 없는 자신의 행선지를 시작으로 경찰이 추궁하는 모든 내용을 전부 부인하며 뻔뻔한 모습으로 일관하였습니다. 술을 마신 정황이 여러 증거를 통해 드러났음에도 단 한 잔도 마시지 않았다며 부인하던 것은 물론이고 명백히 인정되는 뺑소니 범행에 대해서도 사과와 반성의 태도를 보이지 않으며 수사와 절차에 대응하였는데요. 결국 법원은 이러한 괘씸한 모습을 용서할 수 없었기에 초범임에도 징역형을 선고했던 것입니다.
법이 허용하는 권리를 행사하는 것은 좋지만 그 정도를 일탈하여 정당한 수사권 행사를 현저히 방해하는 수준에 이르게 된다면 추후 자신이 받을 형벌은 매우 가혹할 수 있음을 명심하길 당부하였습니다. 음주뺑소니 처벌을 자주 담당한 변호사 입장에서 이와 같은 실수가 있는 사례들이 매우 엄벌을 받은 경우가 많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음주뺑소니 혐의를 받고 처벌을 받을 상황에 처했다면 변호사의 정확한 조언을 듣고 자신이 인정해야 할 범위와 부인해야 할 범위를 정확히 구분 짓고 앞으로 형사절차에 어떻게 대응을 해야 할지 충분한 상의를 거칠 것을 거듭 강조하였습니다. 한 순간의 실수가 여러분의 모든 것을 앗아가 버릴 수 있으니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