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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llen rabbit Apr 03. 2024

요즈음은 생각에 집중하려고 해

생각을 하면서 살아야지 다짐한다.

그동안 청소를 하거나, 지하철을 탈 때, 그림을 그릴 땐 늘 음악이나 팟캐스트를 들어왔다.

하지만 요즈음은 점점 하는 일에도 집중이 안 돼서 차츰 듣지 않게 됐다.

그래서 대신 올곧이 생각에 집중하려 애쓴다.


요새 작업실까지 한강변의 자전거길을 따라 자전거를 타고 종종 온다.

그때도 아무것도 듣지 않고 오로지 생각에 집중하는 편이다.

마침 나는 심각한 기로에 서 있기도 하다.

“과연 앞으로 어떻게 살 것인가.”

요즘 내 화두다.

생각해 보면 그동안 나는 스스로 생각한다기보다는 팝케스트 등에 생각을 의탁했고, 집중을 하기보다는 음악 등으로 시간을 때웠던 것 같다.     


그렇게 오늘도 한강변을 자전거로 달리는데 어디선가 매콤한 컵라면 냄새가 났다. 누군가 벤치에서 컵라면을 먹고 있었다.

그래, 오늘은 날씨도 좋고 하니까 점심에는 상큼하게 국수를 먹어야겠다. 리고 저녁에는 어제 생각했던 데로 볶음밥에 라면!

가만, 두 끼를 다 면을 먹을 순 없잖아.

그래 저녁에는 볶음밥만 먹자.

아, 이제 한강변에 꽃이 막 피기 시작하는구나....     

가만, 최근에 순댓국 먹고 싶지 않았나?

그래 요즘에 뜸했지.

좋아. 점심에는 국수를 먹고 저녁에는 순댓국을 먹는 거야.

그럼 두 끼 다 면을 먹는 걱정은 안 해도 되잖아.

아, 괜찮은 생각이네!

아니야. 무슨 말이야. 점심은 국수, 저녁은 볶음밥을 먹기로 했잖아. 무슨 두 끼 면 같은 소리하고 있네.

아, 참 그러네.     


메뉴 생각하는 사이 작업실에 도착했다.


이게 생각하는 건가?

부끄럽다.

봄이다! 봄이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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