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기획 프로젝트 1
연간 13조 원이 넘는 거래액(2021년, 통계청 기준)을 기록할 만큼 큰 규모를 형성하고 있는 패션 버티컬 플랫폼 시장은 단순히 의류・패션 용품 판매에만 그치지 않고 여러 카테고리 영역에 진출하고 또 다양한 기능들을 새로 추가하며 서비스의 범위를 넓혀 가고 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여성 쇼핑 플랫폼 1위를 달리고 있는 에이블리에 대해 알아보고, 개선할 점이 있는지 알아보고자 한다.
에이블리는 2015년에 설립하여 22년 5월 기준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 670만명을 기록(출처 - 에이블리 팀 홈페이지) 하고 있는 우리나라 대표 여성 패션 버티컬 플랫폼이다. 특히 MZ세대에게 인기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21년 12월 기준 366만명의 MZ세대가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에이블리는 단순 쇼핑몰 모음 서비스가 아니다.
: 누구나 쉽고 편리하게 패션몰을 창업하게 하여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제품을 제공하자.
그렇다면 에이블리는 수 많은 경쟁 플레이어가 있는 시장에서 어떻게 시장 1위를 차지하게 된 것일까?
우선 에이블리는 살 만한 제품이 많고 다양해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살 만한 상품이 많고 다양해지려면, 사고 싶은 상품을 판매하는 셀러(판매자)가 더 많아지고 다양해져야 하는데, 보통 일반인이 본인만의 브랜드를 손수 창업해서 이커머스 활동을 진행하기에는 사입, 물류, 홍보, 고객 상담 등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많아 진입 장벽이 매우 높다.
그래서 에이블리는 더 많은 셀러가 입점하고 더 많은 상품을 공급할 수 있도록 '에이블리 파트너스'라는 솔루션을 만들었다. 옷을 사입하는 과정부터 물류 관리, 고객 상담, 판매를 하기 위한 마케팅 활동 등을 셀러(판매자) 대신 해준다.
의류를 판매하고 관리가 용이해지자 많은 셀러들이 입점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다양한 스타일과 제품들을 판매하게 되었다.
많은 셀러와 제품을 확보한 에이블리는 이제 고객들의 취향과 스타일에 맞는 제품을 매칭해주는 것에 주력합니다. 고객 개인이 원하는 스타일에 맞게 상품을 매칭시켜야 만족도와 편의성이 높아지고 앱을 계속 사용하면서 긍정적인 경험이 쌓이기 떄문이다.
초기에는 아마존의 추천 알고리즘을 사용하였는데, 예를 들어 하얀색 스커트를 검색하면 비슷한 상품을 계속 노출하는 구조로 비슷한 종류의 상품을 계속 보여주면서 유저가 해당 상품의 가격과 후기 등을 비교하며 구매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시스템이었다.
하지만 여성들이 옷을 구매할 때, 옷이 필요할 떄 단순히 '구매'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접속하는 남성과는 달리 매거진 보듯이 평소에 틈틈히, 자주 보면서 자신의 취향에 맞는 옷을 구경하고 담으면서 자신만의 취향을 만들어 간다는 점을 발견한 강석훈 대표는 "이건 커머스가 아니다. 컨텐츠다!" 라고 깨달았고 업계 최초로 유사한 취향을 가진 다른 유저의 데이터를 활용해 교차로 추천하는 딥러닝 AI 취향 추천 서비스를 자체 개발한다.
그래서 에이블리에 접속한 유저들의 앱 페이지는 아래 이미지처럼 사용자에 맞춰 모두 다르게 나타난다. 개인이 에이블리에서 겪는 여러 경험을 기반으로 .메인 화면에 나오는 상품 추천부터 검색 결과 개인화, 상품의 상세 페이지, 상품 추천까지 정교하게 추천하여 보여주게 되었다.
트렌드에 민감한 10-20대 여성들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제품들을 자주 구매하고 있다.
스타트업 성장분석 플랫폼 혁신의숲에 따르면 에이블리의 주 고객층은 10대~20대 여성으로 무려 50%에 달하고 있으며 30대 여성이 약 20%로 뒤를 잇고 있다. 고객층의 평균 연령대가 낮은 만큼 평균 소득도 다소 낮은 편인데 3000만원 이하가 32.1%, 4000만원 이하가 22.2%로 고객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고객의 성별, 연령대, 소득수준은 에이블리의 소비 패턴과 제품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소비자 데이터 플랫폼 오픈서베이의 <온라인 쇼핑 트렌드 리포트 2023>에 따르면 에이블리 고객들은 1회 평균 5.7만원을 지출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3~5만원대 제품을 구매하는 비중이 34%로 제일 높아으며 그 다음으로는 20%의 고객들이 1~3만원대 제품을 구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평균 지출 금액 20.6만원의 크림과는 약 4배 가까운 금액 차이이며 같은 여성 패션 커머스인 지그재그보다 1.3만원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에이블리에 입점해있는 제품들이 명품과 디자이너 브랜드이기 보다는 주로 빠르게 변화하는 트렌드에 민감한 저가의 제품들이 들어와 있는 것도 하나의 요인으로 보인다.
구매 단가가 낮은만큼 구매 빈도는 타 서비스들 보다 잦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에이블리의 고객들은 에이블리에서 연 평균 13.6회 구매하는데, 이는 동종 카테고리의 서비스 중 제일 높은 빈도로 나타났다. 특히 에이블리 고객들 중 무려 35%는 한 달에 1번 정도 구매한다고 응답했으며 , 2~3주에 1번 구매한다는 응답도 22.5%로 나타났다.
이를 통해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에이블리의 고객들은 트렌드에 민감한 10-20대 여성들로, 상대적으로 저렴한 제품들을 자주 구매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에이블리의 주 고객층인 10~20대 여성의 특징은 바로 커뮤니티에 적극적인 경향이 있다는 점이다. 커뮤니티를 통해 자기 자신의 취향을 확장하고 또 비슷한 사람들을 만나 유대감을 형성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기업과 서비스들은 10-20대 여성 고객층을 사로잡기 위해 어떻게 해야할까?
트렌드 및 마케팅 분석 업체인 <트렌드M>에 따르면, 기업은 이러한 고객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다음과 같은 여섯가지 방법을 제안하고 있다.
고객이 영향을 받는 기업의 커뮤니티 특성
1. 제품이 아닌 문화를 이야기하며 유대관계를 형성해야 한다.
2. 느슨하지만 자발적으로 모일 수 있도록 한다.
3. 소비를 넘어 학습을 통해 브랜드를 지속적으로 사랑할 수 있게 한다.
4. 공통의 취향과 관심사로 브랜드와 연결고리를 만들어야 한다.
5. 코어 고객을 만들어 브랜드 가치를 선도할 수 있도록
6. 소비자의 경험을 브랜드와 감정적으로 연결한다.
그렇다면 현재 에이블리가 주 고객층을 대상으로 어떤 기능들을 도입하고 주력으로 하고 있는지 알아보려한다.
앱 리뷰, 구매 및 검색 데이터 등 다양한 채널로부터 선물 목적의 구매 패턴을 확인한 에이블리는 2022년 12월 선물하기 기능을 도입했다. 비대면 소비에 익숙해지면서 모바일로 선물을 주고 받는 문화가 정착했고, 다양하고 풍성한 쇼핑, 플랫폼 경험을 제공하려는 목적으로 보인다.
에이블리는 최근 하단 내비게이션바 영역에 '재미'라 부르는는 커뮤니티 기능을 배치하며 기능 강화에 나섰다. '재미' 화면에는 유저들의 코디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요즘코디', 어떤걸 살지? 어떤게 더 나은지 고민될 때 보는 '골라줘', 여러가지 주제로 다양한 이야기를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자유톡' 등 커뮤니티 기능 강화로 사용자들의 참여를 높이는 '락-인(Lock-in) 효과'를 노리고 있다.
또한 커뮤니티를 이용하는데 있어 형식과 제약이 있기 보다 자유롭게 글을 보고 쓸 수 있으며, 투표와 댓글을 통해 의견을 나눌 수 있는 '골라줘'와 '운세' 기능 등 놀이적인 요소를 추가하여 주 타켓층인 10-20대 여성 고객에게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커뮤니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10-20대 여성 고객층과 유대감을 쌓고 자발적으로 모이게 하여 경험과 취향을 연결하려는 에이블리의 전략이 보이는 부분이다.
오픈서베이의 온라인 쇼핑 트렌드 리포트 2023에 따르면 에이블리의 선물하기 기능을 이용해 본 경험이 있는 사용자는 약 4%로 매우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특히 10대에서는 80% 넘는 비율이 선물하기 기능의 존재를 인지하고 있었으나 아예 사용하지를 않았고 30대 사용자 중 51.2%는 선물하기 기능의 존재를 아예 모른다고 응답하여 선물하기 기능의 활성화를 위한 점검이 필요하다.
반면 경쟁 서비스인 29cm는 사용자의 15.5%가 선물하기 기능을 이용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으며, 2/3가량의 사용자들이 서비스의 존재도 인지하고 있다고 했다.
선물하기 기능을 이용하고 있는 이유로는 상품 관련 응답(선물할 상품이 많아서, 차별적 상품이 많아서)이 제일 많았으며 상품 이외의 항목으로는 '앱 사용이 편리한 구성'. '이용 절차가 편리해서', '상품 포장이 마음에 들어서' 등이 꼽혔다.
그렇다면 상품의 품질이나 종류 문제를 제외하고 어떠한 점에서 에이블리와 29cm 다를까? 두 서비스의 화면을 보면서 함께 비교해보려 한다.
먼저 에이블리 선물하기의 경우 홈화면 옆으로 스크롤을 해야 메뉴가 보이기 때문에 에이블리 서비스의 인지도가 낮은 것으로 보인다. 선물하기 화면으로 진입하고 나면 생일, 기념일, 쓸모없는 선물 등 주요 카테고리가 표출되고 하단에는 연령대별 선물 랭킹이 보인다. 그 다음 카테고리를 선택하면 해당 카테고리의 제품이 나열되는 구조로 되어 있다.
반면 29cm의 경우 적극적인 선물하기 기능 노출과 취향, 기념일, 선물을 받는 사람에 따른 선물 큐레이션으로 사용자에게 '정성스레 선물을 준비'하는 느낌을 주고 있다.
선물을 준비하고 보내는 과정 역시 에이블리보다 29cm에서의 경험이 인상적이었는데, 보낼 선물을 고르고 결제를 진행하면 바로 전달되는 에이블리에 반해 29cm는 다양한 디자인의 카드를 고르고 정성스레 메시지를 쓸 수 있다는 점에서 정말로 선물을 하는 느낌을 주었다.
그리고 에이블리는 선물이 에이블리의 공식 카카오톡 채널을 통해서 전송되기 때문에 자칫 에이블리 이벤트 메시지 또는 Push 알림으로 보일 수도 있으나, 29CM는 보내는 사람의 카카오톡으로 전송되기 때문에 직접 선물을 전달 받는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선물이라는 기능의 취지가 '다른 사람에게 마음을 표현, 전달'이라는 점 그리고 에이블리의 주요 고객층이 10-20대 여성이라는 점에서 아기자기하고 디테일한 기능들이 추가되어야 할 것이다.
먼저 에이블리 선물하기의 낮은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홈화면부터 개선해보았다. 홈화면 상단 탭에 '선물하기'로 바로 연결되는 탭을 구성하였고 (1번 항목) 전면 배너 광고 항목에도 선물하기 기능을 소개하는 배너를 추가하였으며 관련 이벤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2번 항목) 그 다음 '빠른출발', '상의' 등 주요 카테고리 항목에도 선물하기를 넣어 적극 홍보하는 방향으로 개선해 보았다.(3번 항목)
두번째로는 에이블리가 새로 추가한 '커뮤니티 (재미)' 기능과 결합하여 선물하기를 노출하고 사용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려한다.
먼저 커뮤니티(재미)에 사용자들이 '잘산템 찾기'라는 구매한 사용자들이 강력 추천하는 아이템과 리뷰를 보여주는 기능이 있는데 '잘산템 찾기'에 선물하기 탭을 추가하여 사용자들이 선물을 했을 때 좋았던 상품 리뷰 데이터를 분류하여 제공하도록 개선하였다. 사용자들은 '잘산템 찾기'에서 어떤 선물이 제일 인기가 많고 좋은지 확인해볼 수 있을 것이다.
그 다음 '골라줘'에서는 어떤걸 선물할지 고민이 될 때 다른 사용자들에게 의견을 물어보며 선택에 도움을 받기도 하고 함께 정보를 공유할 수 있도록 [선물하기] 태그를 추가하였다.
골라줘 투표가 종료되면 사용자에게 알림이 전송되고, 알림센텀에서 골라줘 투표 결과와 함께 선물하기 페이지로 이동할 수 있다
사용자가 자신의 주문 내역을 보고 좋았었던 제품이나 친구에게 취향을 공유하고 싶을 때 바로 '선물하기'로 연결해줄 수 있도록 개선하였다. 자신이 구매한 제품의 후기를 작성하거나, 히스토리를 확인하던 중에 만족도가 높거나 친구에게 추천해주고 싶을만한 제품은 언제든지 취향을 공유할 수 있다.
1. 홈화면, '재미' 등 에이블리 주요 화면에 선물하기 기능 노출로 많은 사용자 확보 및 인지도 상승에 도움이 될 것이라 예상
2. 커뮤니티 기능에 더 많은 사용자 확보 가능
3. 선물하기 사용 비율의 증가로 추가적인 매출 상승과 신규 회원 증가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야심차게 시작한 에이블리의 '선물하기' 기능이 예상과는 다르게 에이블리 기능의 인지도나 사용률이 낮은데에는 여러가지 요인이 있을텐데 외부 사용자의 입장에서 추측으로 분석하고 개선안을 제시했다는 점이 아쉬웠다. 하지만 서비스를 거꾸로 파헤쳐 보면서 서비스 전반에 대한 이해도와 10-20대 여성 카테고리에 대해 알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또 서비스들이 사용자를 확보하기 위해 커뮤니티, 선물하기 등 다양한 기능을 시도하는지를 알 수 있었다.
+) 에이블리 공식 계정에서 위 포스트를 보고 라이킷을 눌러주었다. 영광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