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전망대 추천: 프림로즈 힐, 스카이 가든, 그리니치 천문대
전 세계 가장 아름다운 도시 중 하나인 런던. 런던의 매력은 도시 곳곳에서 느낄 수 있지만, 그 매력을 느끼는 데 있어서 런던의 전경을 바라보는 것만큼 더 확실한 것도 없을 것이다. 높은 전망대에서 런던을 내려다보면, 템즈강을 따라 서로 다른 시대의 건축물들이 섞여 고전과 현대가 조화를 이루는 런던만의 매력을 쉽게 발견할 수 있는데, 여러 전망대 중에서도 특히 '무료'로 '런던 최고의 뷰'를 즐길 수 있는 장소들이 있었다. 이 장소들은 내가 런던의 아름다움을 맘껏 감상할 수 있었던 곳이기도 하지만 휴직 후 미래에 대한 걱정으로 맘이 불안하고 복잡할 때 나를 다잡아준 힐링 스팟들이기도 하다. 나의 뷰맛집 힐링 스팟, 프림로즈 힐, 스카이 가든, 그리니치 천문대를 소개한다.
프림로즈 힐은 런던 북서부, 리젠트 파크(Regent's Park) 북쪽에 위치한 공원으로, 도시의 전경을 감상하기에 완벽한 곳이다. 언덕이 그다지 높지 않아서 걸어올라 가는데 크게 힘들지도 않고 또 이곳의 위치가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런던 중심가에서 멀지 않아(대중교통으로 30분 이내) 접근성도 좋다. 프림로즈 힐에 올라가면 런던의 주요 랜드마크들, 예를 들어 런던 아이, 더 샤드, 세인트 폴 대성당 등을 볼 수 있는데 푸른 잔디밭 위, 눈앞 멀리 펼쳐진 런던의 스카이라인이 다른 전망대에서는 볼 수 없는 색다른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이런 아름다운 뷰를 바라보며 아무 생각 없이 머엉 때리는 것, 이것이 바로 힐링 아닌가. 다른 도시에 여행을 가면 보통 관광객들이 그 도시의 고층 전망대를 찾곤 하는데, 런던의 경우 나는 고층 전망대 대신 이곳을 먼저 추천하고 싶다.
프림로즈 힐은 특히 일몰 시간에 아름다운 뷰로 유명한데 우리 부부도 일몰 뷰를 좋아해서 항상 친구들과 일몰을 맞이할 때까지 돗자리 위에서 간식거리를 먹으며 피크닉을 즐기곤 했다. 탁 트인 야외에서 자유롭게 즐길 수 있는 뷰는 물론이고, 피크닉을 나온 젊은 런더너들을 구경하는 것도 이곳의 재미 포인트다. 참고로, 프림로즈 힐 아래에 있는 리젠트 파크도 아름다운 공원이라 들러서 산책하기에 좋다.
스카이가든은 런던의 유명한 워키토키(Walkie-Talkie) 빌딩 꼭대기에 위치한 공중 정원이다. (이 건물은 워키토키라고 불리는데, 독특한 곡선형 디자인 때문에 워키토키(무전기)를 닮았다는 이유로 이렇게 불린다. ) 155미터 높이에서 런던 도시 전경을 360도 파노라마로 감상할 수 있는 이곳은 무료로 입장이 가능하다. 하지만 입장 전 예약이 필수로, 방문일로부터 3주 전에 예약이 열리며 인기가 많아 빠르게 마감될 수 있으니 서둘러야 한다. 예약을 통해 입장 인원을 제한하기 때문에 내부가 크게 붐비지 않고 쾌적한 환경에서 런던을 구경할 수 있다는 것이 이곳의 장점이기도 하다. 참고로, 더 샤드 입장료가 28.5파운드(약 5만 원)이라고 하는데 이것만으로도 스카이가든에 예약하는 이유는 충분하다.
스카이가든에서 런던을 내려다보면 타워 브리지, 세인트 폴 대성당, 샤드, 그리고 런던 아이 등 유명한 랜드마크들이 다 눈에 들어오고 특히 서로 다른 시대의 건축물들이 어울리는 듯, 또 어울리지 않는 듯 섞여있는 그 모습이 매력적이다. 이곳에서는 공식적으로 약 1시간 반 정도 머무를 수 있다고 하는데, 사람들로 크게 붐비지 않으면 조금 더 머물러도 크게 상관은 없다. 참고로, 스카이가든 안에는 카페와 레스토랑도 있어서, 멋진 뷰를 감상하며 식사나 커피 한 잔을 즐길 수도 있긴 하지만 가성비는 떨어진다고 들었다...
그리니치 천문대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본초 자오선(Prime Meridian)이 위치한 런던의 관광명소로, 관광객들 대부분이 본초 자오선을 직접 보기 위해 이곳을 찾는다. 그리니치 천문대는 그리니치 파크(Greenwich Park) 안에 위치하고 있는데 나는 사실 천문대 뿐 아니라 이 공원 전체를 최고의 뷰맛집 힐링 스팟으로 생각한다. 그리니치 파크에서는 공원 내 잔디밭 어디에 앉아도 런던의 아름다운 파노라마를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국립 해양 박물관(National Maritime Museum) 뒤로, 캐너리 워프(Canary Wharf)로 대표되는 런던 동부지역의 현대적인 건물들이 펼쳐지는 이색적인 풍경은 어느 전망대의 뷰 못지않기 때문에, 누군가 그리니치 천문대를 방문한다면 꼭 여유 시간을 두고 공원에 앉아 이 뷰를 즐기기를 추천한다. 이곳 역시 해 질 녘이 특히 아름다운데 런던의 고즈넉한 분위기와 함께 멋진 노을을 감상할 수 있다. 물론 세계 시간의 기준인 그리니치 천문대 본초 자오선 위에 서서 재미있는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것도 이곳의 매력 포인트. 추가로, 그리니치 천문대를 제대로 보기 위해서는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야 하지만 본초 자오선은 천문대 밖(아래 사진)에도 있기 때문에 나처럼 본초 자오선과 멋진 경치를 보는 것으로 충분하다면 입장료는 필요 없다.
* 본초 자오선(Prime Meridian): 자오선은 남극과 북극을 지나는 남북 방향의 상상의 선으로, 쉽게 이야기해서 지구를 남극, 북극 다 지나게 칼로 자르면 나오는 선이라고 볼 수 있다. 본초 자오선은 영국 그리니치의 그리니치 천문대를 지나는 자오선으로 이 선이 현재의 경도 0°로 경도의 기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