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리엄 볼컴(1938~ )_우아한 유령(graceful ghost)
윌리엄 볼컴의 graceful ghost를 우연히 들었을 때, 왈츠 같기도 하고, 동요 같기도 해서 아리송하다고 생각했지만 피아노로 연주한 버전이든, 바이올린으로 연주한 버전이든 공통적으로 끊어질 듯 이어지는 그 선율을 들으면서 느껴지는 것은, 가벼운 듯이 시작하지만 종래는 밀려드는 슬픔이 뒤엉킨 그 무엇이었다. 나중에 찾아보니 이 음악은 1970년에, 작곡자가 아버지를 추모하며 만든 곡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아버지를 추모하며 만든 곡의 이름을 왜 우아한 유령이라고 지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와 같은 추모 혹은 애도라면 참으로 아름답지 아니한가? 하는 생각을 했다. 공자는 아끼는 제자인 안회가 죽었을 때, 하늘은 왜 나를 버리시는가? 하며 통곡했다. 제자들은 그 모습을 보고 공자님이 중용을 잃었다고, 감정의 격량을 통제하지 못했다고 수군댔지만 공자는 "안회를 위해 통곡하지 않으면 내가 누구를 위해 통곡한단 말이냐(非夫人之爲慟而誰爲)"라고 비통해했다.
세상은 살아가는 사람 수만큼 슬픔과 기쁨이 넘실대는 곳이다. 윌리엄 볼컴처럼 이토록 아름다운 곡으로 아버지를 기억하고 상실을 끌어안으며 갈무리하기도 하고, 2500년 전의 공자는 道에서 머무르지 않았던 적이 없는 유니콘 같은 젊은 안회의 죽음을 개인의 상실이 아닌, 도 없는 세상의 상실로써 받아들이고 비탄에 젖었다.
어떤 상실이든, 그 상실에 대한 어떤 애도이든 그것은 결국은 산자를 위한 것이라는 사실이 삶의 모순같이 느껴지지만, 마음속 깊은 곳에서부터 흘러나오는 눈물을 흘려보지 않고서야 어떻게 삶을 또 죽음을 논할 수 있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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