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문화론의 패러다임 [대중문화의 이해_3부]
대중문화를 보는 시각의 다양성
한국사회의 기본 골격이 외부로부터 이식되어 발전한 경우는 19세기 이후 서구 자본주의의 급속한 산업화에 의한 대중문화에 대한 초기 이론들의 밑바탕이 되는 것으로 정리된다. 따라서 그것에 관한 시각은 더욱 복잡해질 수밖에 없다. 제2차 세계대전 후 사회적 혼란이 야기한 저항문화의 대두와 미국문화의 침입으로 인한 정체성 혼란이 배경이 되면서 문화에 대한 다양한 이론을 바탕으로 한 시각이 등장했으며, 1970년 대 이후 제3세계 민족주의 운동의 발돋움을 시작으로 서구문화에 대한 비판론이 제시되었다. 여기서 세 가지 이론이 서로 충돌하게 되는데 이른바 엘리트주의적 대중문화 비판론과 대중문화의 전체주의적 이론과 반대의 성질을 띠는 프랑크푸르트 학파의 이론, 다원주의 긍정론이다.
■ 엘리트주의적 대중문화론
대중사회 - 봉건주의의 질서가 무너지면서 등장한 새로운 시민사회의 특성
◎ 대중사회의 특징 : 시민시회의 기본원리가 된 근대적 합리주의, 노동의 자본주의적 분업화, 대규모 공장조직을 기반으로 한 대량 상품생산, 도시화와 인구의 도시 집중, 중앙집권화, 매스미디어의 발달, 공동체의 붕괴에 따른 개인의 고립화, 원자화, 익명성 선거권의 확대와 정치적 대중운동의 성장, 권위와 정통성의 붕괴
● 대중사회를 보는 두 가지 시각
≫ 귀족주의 (보수적/ 대중사회를 기존 가치질서에 대한 위협으로 간주)
- 보수적 엘리트주의자가 바라보는 대중사회의 관점은 고립된 다수의 대중이 향유하는 질 낮은 문화를 의미
- 대중의 전면 등장으로 인해 엘리트 집단의 사회˙ 문화적 권위가 위협받는 것에 대해 두려움을 느낌
(니체, 엘리엇, 오르테가 이 가세트, 어네스트 반 덴 하그, 토그빌)
▶ 1950' 드와이트 맥도널드 (D. Mcdonald)
대중문화 = 동질화의 문화 / 현대 대중문화에서의 과학은 '이변'과 '공포'.
그에 따른 획일표준화는 대중의 미래와 고급문화를 타락시킴
≫ 다원적 민주주의 (진보적 / 대중사회를 문화확립의 정당성으로 간주 + 계급을 제시한 이론으로 그 또한 엘리트주의의 다른 시각을 가진 학자로 분류/ 기업과 정부의 후원 및 보조를 통해 대중문화 시장에서 보상받을 수 있다는 입장)
▶ 에드워즈 쉴드(E. shils)
대중문화 = 엘리트주의들의 권위 해체, 문화 다양성 개방
- 심미적 · 도덕적 · 지적 기준에 따른 문화
㉠ 우수(superior)하고 세련된(refined) 문화
- 우수한 문화의 소비자 (오랜 기간의 지적 훈련과 고도 기술을 보유 / 대학교수, 과학자, 작가, 예술가, 전문직 종사자, 저널리스트, 고급관리, 일부 기업가, 엔지니어, 군장교 등 / 엘리트층 or 지식인)
㉡ 범속한(mediocre) 문화
- 범속한 문화의 소비자 (매스미디어 중요 소비자 / 정기간행물, 베스트셀러 소설, 전기물 / 중산층)
㉢ 저속한(brutal) 문화
- 저속한 문화의 소비자 (소외된 문화 및 통속물 소비자 / 범죄영화, TV 호화쇼, 문고판 책, 도색문학, 스포츠 / 산업노동계층)
▶ 하버트 갠스 (H. Gans)
대중문화 = 사회계층의 따른 문화적 분화(취향문화론)
- 취향구조는 전체사회의 질서, 신분의 위계를 나타냄, 문화적 전문성은 고급문화 수용자들이 가진 신분을 통한 공언으로 그 권위가 만들어짐, 상급문화의 취향공중에 속하는 학자나 비평가, 창작자들에 의해 정당화됨
대중이 고급문화를 수용하지 못하는 것은 기회가 제공되지 않았기 때문
■ 프랑크푸르트 학파의 문화산업론
◎ 프랑크푸르트 학파 - 1923' 독일 프랑크푸르트 사회과학연구소와 연구했던 일군의 학자
- 1920'~1940'의 유럽사회는 파시즘의 급격한 대두와 서구 사회주의의 몰락을 경험한 뒤 동서에서 전체주의 세력에 주도권을 빼앗김 (소련 - 스탈린, 독일 - 히틀러, 이탈리아 - 무솔리니, 스페인 - 프랑코 정권)
이들은 당시 유럽 상황에 대해 막스 베버 (M.Weber), 지그문트 프로이트 (S. Frued)등의 이론을 도입함으로써 전통 마르크스주의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함 ▷ 자본주의 체제의 깊은 이해를 위해 사회적·문화적·심리학적 분석을 통해 관료주의, 가족구조, 의식구조, 문화패턴의 방대한 이론체계 정립
사물화(reification) 현상 - 인간등 사이의 질적인 관계가 상품 사이의 양적인 관계로 바뀌는 현상
ex) 상품의 가치 = 개인의 시간과 노력을 배제한 일정한 화폐의 양으로 측정되는 교환가치
비등가적인 것 ☞ 등가화
사물화 된 인간관계가 일반화될 때 인간은 대치가능성 소모품으로 전락할 수 있음 (인간의 자율성, 자발성, 비판의식 무시)
산업화된 대중문화의 사물화 된 의식 조장, 숙명론과 무력감을 심어준다고 비판, 그렇게 함으로써 현대의 독점자본주의 체제가 유지되고 재생산될 수 있도록 한다는 것
사물화 된 세계에서 사람들은 깊은 무력감과 소외를 겪게 되지만, 대중문화가 제공해 주는 환상적 현실 속으로 도피함으로써 그러한 모순을 깨닫지 못하고 현실에 안주하게 됨
▼ 프랑크푸르트 학파의 비판이론(Critical Theory)
이데올로기 비판 - 은폐되어 있는 권력관계를 드러내고 비판적으로 통찰, 해방에 이르는 경험을 내포
이러한 비판의 개념을 철학, 문학, 예술, 대중문화 등에 적용해 현상유지의 이데올로기를 비판하고 이를 극복함으로써 사회변혁에 이르는 가능성을 제시
인간의 실천에 의해 현실에 존재하는 모든 비합리적인 것에 단호한 부정을 하는 것 = '비판의식'
▶ 마르쿠제 - '위대한 거부(Great Refusal)'
마르크스주의는 노동자 대중을 사회번혁의 주체로 보았으나 1920'~1930의 서구사회의 사상은 노동자계급의 혁명적 역량을 깨우는 중요한 발단이 됨
노동자들은 파시스트의 정당을 지지, 이를 바탕으로 유럽에서 파시즘이 대두되는 기반이 됨
■ 구조주의와 지배이데올로기론
엘리트주의의 문화이론 - 대중문화의 미적 수준과 질의 문제에 집중
프랑크푸르트 학파 - 대중문화를 전체주의 이데올로기로 비판
마르크스의 문화이론 - 좌파 문화이론에서의 이데올로기 = 허위의식(false consciousness)
진실을 감추거나 왜곡
정통 마르크스주의 - 자본가계급이 사회 내의 이데올로기를 독점, 사회를 이데올로기적으로 지배
= 지배이데올로기론 └ 남녀, 세대, 지역, 인종, 국가 간 사회적 대립의 문제(가부장적)
자본주의 사회의 대중문화가 자본가계급이 노동자계급을 지배하는 것을 은폐, 정당화, 피지배계급(노동자계급)이 자신의 억압적 상황을 인식하지 못하고 이를 받아들이도록 하는 이데올로기의 기능수행
구조주의의 '구조'란? 구조를 배태한 사회적 조건에서 나오는 것 (ex/ 대중문화의 문화층을 기호학을 통해 구조 내부의 계급을 알아냄 / 지배이데올로기론의 베이스가 되는 관념)
사회적 조건 = 사회지배적 이데올로기 (ex/ 질서, 규칙, 여념, 도덕 등)
▶ 알튀세르 (L. Althusser)
이데올로기 = 구체적이고 물리적인 실체를 가지고 생산 및 재생산되는 사회적 실천
사회적 제도 = 이데올로기적 국가 기구(Ideological State Appartaratuses:ISA)
- 가족, 종교, 교육, 미디어와 문화 산업 = 사람들에게 세상에 대해 사고하고 표현하는 준거틀을 제공
이에 참여함으로 인간은 스스로 이데올로기적 실천을 행함, 모든 이데올로기는 구체적인 개인을 주체로 구성
무의식적으로 자신이 스스로 자유롭게 참여함으로써 주체가 됨 (호명(Interpellation)된 주체)
알튀세르의 대중문화 구조주의 연구는 반인간주의라고 비판받음
= '피지배계층은 수동적인 객체의 모습으로 재배이데올로기에 순응할 수밖에 없다'는 이론 때문
■ 문화주의와 헤게모니
▶ 리처드 호가트(R. Hoggart), 레이먼드 윌리엄스(R. Williams), 톰슨(E. P. Thompson)
문화주의 = 능동적인 생산, 인간의 실천 강조(문화를 교양의 계념으로 본 엘리트주적인 관점 비관)
피지배계급의 '살아있는 문화'에 관심, 정통 마르크스주의에 반대
문화 - 물질적 토대에서 상대적인 자율성을 누리며 물질적 토대에 개입, 사회적 중요성 깊게 인식
구조주의 = 구조에 의해 모든 문화의 의미가 결정됨 (문화주의와 반대)
영국 문화연구 → 문화 = 헤게모니 갈등의 영역
▶ 안토니오 그람시 (A. Gramsci)
헤게모니 - 지배권력이 피지배자들의 자발적 동의를 통해 정당성과 지도력을 행사하는 방식
자본주의 체제의 지배 메커니즘, 지배자들의 타협을 전제
대중문화 = 서로 상충하는 이해와 갈등이 모순적으로 혼합되어 있는 영역
문화는 구조와 실천의 접합에 의해 형성되므로 특정 매개체를 수용하는 대중의 문화적 실천으로 발생하며,
여기서 수용자인 대중이 문화를 어떻게 해독하고 실천하는가가 중요.
■ 한국의 대중문화 연구와 이론경향의 변화
1960년대 말에 들어서는 한국사회에서 대중문화에 대한 비판적 인식이 본격적으로 등장했다. 이러한 인식이 시작된 원인은 선진 자본주의 국가에 의한 종속관계의 형성이 대표적이다. 경제적으로 지배적인 위치의 국가가 주변국에 대한 문화적 지배를 강화함으로써 문화제국주의론의 일부에 편성되는 것이다. 이로써 지배국가의 문화적 가치와 이데올로기가 유지 및 강화되고, 그에 따른 수요와 소비가 이뤄지게 된다.
★ 지배국가의 수요와 소비계층 문제지표
1] 커뮤니케이션의 하부 구조문제 (제3세계 미디어 및 구조에 영향)
2] 중심국과 주변부 간의 문화산물의 불균형한 유통문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문화제국주의 현상)
3] 1,2의 문제에서 나오는 문화적 이데올로기적 지배문제 (한국사회에서는 문화의 문제를 이분법적으로 보는 시각이 크다고 봄, EX - '우리 것', '바깥 것')
지배이데올로기 담론의 비판점 - 대중문화가 문화산업을 소유한 집단의 정치 · 경제적 이해에 의해 규정됨. 허구적 욕망을 양산하고 허위의식을 장착케 함. 대중문화는 상품성과 표준화된 성격 때문에 대중의 미적 인식과 자발적 성숙을 차단, 자율의 주체를 통제, 이데올로기에 의해 구성됨. 1980년대의 이데올로기는 1990년대에 비판의 대상이 됨. 대중문화의 메시지가 지배집단의 이해를 지지한다는 점에서 이데올로기라는 지적은 여전히 진행 중. 대중을 주어진 문화 그대로 수용하는 수동적인 존재로 봄. 민중과 민중문화의 정체성이 희미해지는 데 있어서 지배이데올로기가 전반적인 침윤을 통해 대중문화에 상당히 개입했다고 볼 수 있음.
능동적 수용자에 의한 문화의 적극적 해독과 실천을 주제로 하는 집단이 등장하면서 자칭 '타칭의 문화비평가'라고 불림. 이들의 대상이 일상생활과 무의식의 세계, 디치털 문화, 사이버 공간까지 확대되면서 능동적인 문화실천의 능력을 배양하는데 일조함. (비판사회과학적인 관점의 견해) 이들을 통해 대중문화 가치의 발전 전반에는 올바른 보탬이 될 수 있으나, 지배이데올로기 담론의 비판은 여전히 대중문화의 본체를 지목하고 있으므로, 자발적 성숙의 차단 및 주체성 상실 등에 대한 자세한 고찰은 고려할 필요가 있음.
세계적으로 문화산업이 팽창하면서 경쟁구도가 갖춰지고, 문화산업과 시장의 국경이 거의 사라질 즈음 제3 세계권에 시장이 열렸다. 1980년대 중후반부터 '세계화', '지구화'라는 단어가 등장하면서 케이팝 열풍이 전 세계적으로 불었고, 이른바 문화의 수용성과 본질을 탐색하는 민중이 늘어났다. 이러한 문화를 경쟁가치로만 재단하는 시각이 등장하면서 경쟁력에 장애를 키우는 비판도 일고 있다.
신세대 청소년들의 소비에 따른 행태에 반영하여 '압구정동 오렌지족'이 생겨났고, 1990년 초반에 다양한 논쟁을 낳으며 전개되었다. 이들은 집단적 정체성을 드러내면서 기성 사회의 문화에 대한 저항적 에너지를 뿜는다. 상품광고의 집약적인 발전과 패션 및 브랜드 입점이 대거 늘어난 원인도 이들의 소비가 문화로 자리 잡으면서 능동적인 문화 발전이 이루어진 것이다. 일상에서는 소비행위에 담겨 있는 의미를 읽어내는 시도가 풍부히 이뤄지면서 이를 소비생활이라는 이론적 경향으로 한국사회의 근대성이 활개 하는 추세이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적 양상도 대중이 대중문화의 메시지를 수용하는 철저히 수동적인 존재라는 점은 변치 않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