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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류이 Jan 16. 2024

 '안돼!'는 안 돼요.

보육교사 일을 하면 교육을 자주 받게 되는데 그중 제일 강조되는 게 공감이라고 생각한다. 특히나 '그랬구나'라는 대화 활용법은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생각하며 아이들의 감정과 생각을 공감해주어야 한다며 강조된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안돼!"가 가장 많이 쓰이는 것 같다. 물론 이건 개인적 일 수도 있지만 아이들은 정말 눈만 돌려도 사고가 나거나 사고가 나기 직전인 돌발상황의 연속이다. 특히나 아직 나이가 어린 영아일수록 더더욱 높아진다. 그래서 우선 "안돼!"라고 말하며 주의를 집중시키고 이후 멈춰있는 아이에게 서둘러 달려가 안전한 곳으로 이동시킨다. 물론 한두 명의 영아와 있을 때에는 내가 계속 바라보고 있을 수 있지만 현재 한국 법정 교사 대 아동 명수는 예시로 만 2세 반은 1:7이지만 대부분 투담임으로 2:14명으로 운영되고 있다. 말이 2:14이지 거의 1:14 & 1:14와 마찬가지이다. 그래서 교사는 늘 가장자리에서 모든 아이들을 바라보고 있어야 하고 등을 돌려 앉지 않아야 한다. 그렇지만 현실적으로는 아이들 기저귀를 갈아주어야 하거나 화장실을 따라갈 때 등 소수의 아이들에게 집중을 해야 하는 일들이 발생한다.


‘그랬구나'를 사용하기도 하지만 이는 대게 '안돼!'를 외치고 행동이 잠시 멈추었을 때 재빨리 다가가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이유를 들은 후에 사용하는 것 같다. 아직 나이가 어려 말을 떼지 못한 영아들은 이 행동이 왜 위험한 행동인지 알지 못하기 때문에 이유를 설명해 주고 내 나름대로 행동이유를 유추해서 파악한 후 '그랬구나'를 사용한다. 예시를 들자면 장난감 자동차 위에 올라가 조명 스위치를 켜려고 하는 영아에게 '안돼!"를 외치며 달려가 '이거 눌러보고 싶었어? 그렇지만 빠방 위에 올라가면 빠방이 움직여서 넘어져 쿵! 할 수 있어. 대신 선생님이 안아줄게 한 번만 눌러볼래?'라고 말해주는 식으로 말이다. 그랬구나를 직접적으로 이야기하진 않지만 아이의 행동 의도를 읽고 공감하며 안전하게 해 볼 수 있도록 도와준다.


물론 이 순간에도 다른 아이들이 위험한 행동을 할 수 있기에 나이가 어린 영아반일수록 교사는 거의 슈퍼맨처럼 날듯이 교실을 종횡무진한다. 그러다 보니 늘 무릎 언저리는 여기저기 부딪혀 나도 모르는 멍이 생기기도 한다.


나는 매일 밤 잠들기 전 '아이들이 다치지 않고 하루를 보내게 해 주세요.'라는 기도를 꼭 하고 하루를 마치고는 '오늘도 다친 아이 없이 안전하게 하루를 끝냈다.'라는 생각에 안도감이 느껴지며 아이가 혹시라도 다치게 되면 아이의 상처가 내 마음의 상처로 남게 된다. 그리고는 '내일은 안 돼라는 말을 적게 쓰자'라고 늘 다짐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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