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어린이집은 알림장을 보내는데 아이가 하루동안 어린이집에서 어떻게 놀이를 하며 생활했고, 먹었던 양, 수면 시간, 건강상태, 배변의 유무와 상태까지 보낸다. 예전에는 수기로 작성한 알림장을 썼다면 현재는 대부분의 어린이집이 '키즈노트' 어플을 사용하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키즈노트는 학부모와 교사가 실시간으로 양방향 소통이 가능한데, 아이들의 놀이 사진 첨부가 가능하여 내가 다닌 원 기준으로 한 아이당 일주일에 3번이나 또는 5번 작성하고, 사진 장수는 최소 5장에서 15장까지 첨부한다. 이 어플로 투약의뢰서와 출석부 관리, 공지사항 알림 등 정말 많은 작업이 가능하다.
내 기준으로 9시 출근이면 8시 3-40분까지 출근해서 맞이할 준비를 하고 통합반에 있던 아이들과 8시 50분에 교실로 돌아와 오전간식을 먹고 놀이를 진행하다가 바깥놀이도 다녀오고, 점심 먹고 양치하고 낮잠 자고 일어나서 오후 간식 먹으며 하원준비를 하다가 4시까지 하원을 하고 4시 이후에는 통합반으로 아이들을 인솔하고 다시 교실로 돌아와 청소하고 교사들이 모여서 원 청소를 하고 당일 놀이할 때 아이들에게 더 지원해 주면 좋을 것들을 찾아서 배치하고 서류 작업을 하면 하루가 다 지난다. 이때 하원준비란 아이들을 깨워 화장실에 다녀오도록 하고 양말을 신기고 머리를 다시 묶어주고 간식을 나누어주고 먹여주고 다 먹은 아이들은 입을 닦아주고 옷을 바르게 다시 입혀주고 가져온 물통을 비워 다시 가방에 넣고 외투와 가방을 정리해 주는 일이다.
그럼 교사는 키즈노트를 언제 쓸 수 있을까. 나는 대체로 낮잠시간을 이용한다. 낮잠시간은 대게 12시 반에서 2시 50분까지 대략 2시간 20분 정도? 그렇지만 눕는 게 12시 반인거지, 아이들은 아직 똘똘한 상태이기 때문에 곁에 앉아 토닥여주며 잠을 취할 수 있도록 돕는다. 그러다 보면 시간은 1시가 훌쩍 지나간 상태. 보육교사는 점심을 아이들과 함께 먹기 때문에 따로 점심시간이 없다. 그래서 휴게시간이 따로 정해져 있는데, 1시간씩 파트너 선생님과 시간을 나누어서 사용한다.(대게 영아반은 투담임으로 구성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키즈노트로 하루동안 놀이한 일들을 이야기하고 그날 아이들과 있었던 특별한 에피소드에 대해서 덧붙이고 점심메뉴로 무엇이 나왔고, 무엇을 잘 먹었고, 얼마나 먹었는지 또 배변을 했다면 언제 했는지, 상태는 어땠는지, 만약 감기에 걸렸다면 하루종일 콧물이 나왔는지(노란 콧물인지 맑은 콧물인지까지 적는다.) 기침을 어느 정도로 했는지, 오늘 전체적인 컨디션과 기분이 어땠는지, 다친 곳이 있다면 어디가 다쳤고 어떻게 치료했는지 등에 대해 적고 그날 놀이한 사진을 함께 첨부한다.
양방향 소통창구이기에 학부모님들께서도 아침에 가정에서 있었던 일들이나 알림장에 대한 애정 가득한 댓글을 남겨주시기도 하고 가정에서 찍은 영상이나 사진을 보내주시기도 한다.
늘 좋은 일들만 있으면 너무나도 행복하겠지만 간혹 늦은 시간 아이의 상처 사진과 함께 어디서 다쳤는지 알 수 있겠냐는 글들이 올라올 때면 심장이 쿵 하며 그날 찍었던 나의 사진첩을 모두 뒤져보고 나의 기억들을 모두 헤집어본 후 몇 시가 되었건 댓글을 남겨드린다.
나도 아이들의 상처를 모두 알면 좋으련만 때론 보이지 않는 곳에 상처가 남아 나조차 알지 못하는 상처가 생기기도 한다. 그럴 때면 정말 원으로 다시 달려가 통화드리며 사죄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좀 더 살피지 못한 나를 자책하며 다음 날 아이와 만나 학부모에게 사죄드리고 더 잘 살펴보겠다 말씀드리고 더 불같은 눈빛으로 아이들을 관찰하게 된다. 그러다 보면 아이들이 위험한 행동을 할까 더 예민하게 받아들이게 되고 "안돼!"라는 말이 절로 나오게 된다.
물론 아이들의 하루를 글로나마 보시며 감사한 댓글을 남겨주시기도 하지만 아이들의 상처에 대한 이야기는 나의 머릿속에 잊히지 않고 더 오래 각인되는 듯하다. 이 글이 그렇다고 아이가 원에서 생긴 상처에 대해 이야기하지 말라는 뜻이 아니라 가끔은 가정에서 생겼던 상처가 원으로 오해에서 생긴 상처도 있기에 보호자와 교사의 소통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