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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담백 Mar 14. 2024

인스타그램에서 로맨스스캠을 스캠하기랄까#1

일종의 놀이

 사기꾼 찾기 방법


1.

인스타그램에서

여성 프로필 사진 위주로 팔로잉한다.

댓글에 번역기 돌린 티 나는 한국어로

정중하게 계속 댓글을 달아 친한 척을 시전한다.

친구 목록을 보면

죄다 이성이고, 여성임이 드러나는 프로필들 뿐이다. 작업 중인 목록이라 보면 된다.



2.

한국인인 척하는 사람.

한국말이 어색한 것은 어릴 때 미국을 가서 그렇다고 둘러대며

이름은 아무거나 대는데 지난 번에는 (엑소의) 백현이라 했고ㅋㅋㅋ

이번에는 장환이란다.


3.

보통 미군이며 어딘가에 파견되어 일하고 있다. 이번에는 유엔군이다ㅋㅋ아프가니스탄에서 일한단다.

아프가니스탄 와이파이 잘 터지네?했더니 맵을 확인하는 역할을 해서 쓸 수 있다나, 잔머리 열심히 굴린 티가 난다.


다른 앱에서도 똑같은 신상을 가진 사람이 있었다.

다들 자식이 있고 곧 은퇴하면 한국에 가서 살 것이며 아마 그 시점까지 나를 속이다가 귀국하는 날 뭔가 일정이 틀어져서 입금을 바랄 것인데

이건 두고 보도록 하자ㅋㅋ


4.

팔로잉은 수백 명인데 비해

본인 사진은 네댓 장밖에 없고

가만히 보면 아시아인 사진이지만 한 장 정도는 다른 사람이다. 이 차이를 모르고 자신이라고 우길 수 있는 정도면 아마 같은 아시아인은 아닐 것이라 추측해 볼 수 있다.

또 한국인임을 강조하기 위해

제주나 서울, 전주 사진 등을 꼭 한 장씩 넣어둔다.


5.

어느 정도 대화가 되었다 싶으면

카톡으로 유도한다. 이건 언제나 같은 패턴인데 예전 미군은 라인으로 유도하긴 했다.

그래야 신상 털기도 좋고 관리하기도 좋으니까ㅋ


6.

이번 꾼은

엄마가 제주도에서 사망했는데 병원 이름이 중앙대학교병원이고

2019년에 사망했는데 사유가 코로나란다ㅋㅋ

어머니가 너무 그리워서 제주에 살겠다는데

사망연도도 지역도 틀리고ㅋ


내가 연도(그 시기에 코로나라는 이름이 한국에 제대로 인식되지 않았을 것이라는)와 병원(제주엔 그런 병원이 없다)의 모순을 지적하자


이제 다른 얘기 하자고 한다ㅋㅋ


자신이 계속 한국인이라고 해서

미군으로 복무하는 것은 한국계 미국인, 미국 국적으로만 가능한 것이고 미국을 여태 지켰으면서 이제와 한국으로 오다니 무슨 소리냐, 비자를 받을 수 없을 것이다,

한국인에서 미국인으로 국적 변경을 한 뒤 다시 한국인으로 귀화하는 절차도 어려울 뿐더러 미군 출신으로서 귀화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하고 (나도 잘 모름) 얘기했더니


좀 움찔했는지 그전에 미군이랑 대화해본 적 있냐, 어떤 대화를 했었냐, 하고 나를 떠본다ㅋㅋ



아무튼 나는 이 아이가 어디까지 가는지 지켜보며

심심할 때마다 말동무 하고 있다.

당황할 때 말이 길어지는 것도 웃기고.

생각 짧고 잔머리 돌리는 게 보인다ㅋㅋ





#인스타그램 로맨스스캠

#인스타 미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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