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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낭만모험가 Dec 14. 2021

아메리칸드림을 이루다!

포틀랜드에서 1년 살기

♡ 기간 : 2014년 6월 ~  2015년 6월
♡ 장소 :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


   우리 가족은 1년간 남편회사에서 보내주는 가족동반 연수를 다녀왔다. 나는 어릴 적부터 서구사회에 대한 동경이 있었다. 특히 미국에 대한 '아메리칸드림'이 있었다. 미국이나 프랑스로 유학을 꿈꿨으나 사정상 직장생활을 하게 되었다. 그래서 가슴 한편엔 '언젠가 꼭 미국 땅을 밟고 싶다'는 꿈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다 결혼 후 10년이 지난 2014년에 그 꿈을 이루게 되었다. 비록 유학의 길은 아니나 이렇게나마 꿈을 이루어 얼마나 기쁘고 설레었는지 모른다.


 미국에서의 일 년은 너무나 달콤한 꿈이었다. 내 생애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직장맘으로 두 아이를 키우며 매일 전쟁처럼 살았다. 그러던 중 남편 직장에서 일 년간의 연수는 그동안 쉼 없이 바쁘게 살았던 나에게 브레이크 타임을 주었다. 삶을 돌아보고 정리하며, 진정한 쉼을 갖고 오로지 가족과 함께 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이렇게 일 년간 다른 나라 더구나 꿈꾸던 미국으로 기나긴 여행을 떠났다.


내가 살았던 오리건주 포틀랜드는 미국에서도 살기 좋은 도시 상위권에 속하는 곳이다. 그래서 미국 내에서도 이주를 많이 한다. 시애틀에서 차로 3시간 정도 위치한 이곳은 자연환경이 너무 좋다. 우선 나무가 많아서 공기가 맑고 깨끗하다. 비교적 가까운 곳에 산과 바다가 모두 있다. 미국의 모든 지형의 축소판이라고 할 정도로 다양한 자연이 있다. 또한 물이 깨끗해서 와인과 맥주, 커피도 유명하고 독특한 색깔의 샵들이 많고, 도시 전체가 개성이 있다. 그래서 '힙스터들의 성지'라는 별명이 있다. 나이키와 콜럼비아 본사가 있으며, 스텀프 타운 커피와 킨포크 잡지가 여기서 시작되었다. 무엇보다 사람들이 친절했다. 그래서 더욱 정이 들었는지도 모르겠다.
아파트 오피스 전경

 

우리는 살 아파트를 구해야 했는데 그 당시 집세가 많이 올랐고, 방이 많지 않아 쉽지 않았다.  4살, 7살 아이들이 있어 치안과 학군이 좋은 곳을 선택하였다. 그래서 포틀랜드 다운타운에서 조금 떨어진 레이크 오스위고(Lake Oswego)라는 곳으로 정하게 되었다. 레이크 오스위고는 이름처럼 아름다운 호수와 강이 있고 여러 상점들과 부티크가 있는 유럽풍의 도시로 백인들이 많이 사는 부촌이다. 더구나 여러 아파트들 중에 그곳이 마음에 들었다.


오피스는 영화에 나올법한 엔틱 한 분위기의 곳이었다. 그랜드 피아노가 있고, 벽난로가 있었다. 엔틱 스타일의 커다란 소파가 있었다. 옆에는 작은 극장도 있고, 당구대도 있고, 피트니스 센터와 인도어 풀(indoor pool)과 아웃도어 풀(outdoor pool)이 있다. 모든 것이 완벽해 보였다. 더욱 맘에 드는 것은 오피스 뒤쪽으로 길이 있는데 내려가니 나무 숲과 호수가 있었다. 소나무의 송진인지 하얀 가루들이 날리는데 그 풍경이 너무나 아름다워 나는 소리쳤다. “이런 곳에 단 하루라도 살고 싶다”라고...

아파트 오피스

우리는 결국 그 화려한 아파트를 다소 비싼 가격이지만 계약을 했다. 순전히 나의 럭셔리한 로망 때문이었다. 그곳에 있으면서 호수를 바라보며 나무에 누워 명상도 하고, 글의 영감도 많이 생길 것 같은 착각 때문이었다. 실제로 나는 오피스에서 바깥 풍경을 바라보며 그림도 그리고, 바깥 야외 테이블에서 책도 읽고 글도 썼다. 그 순간이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었다. 헤밍웨이 같은 작가들이나 유명한 화가들이 아름다운 곳에 살면서 영감을 얻고, 작품 활동에 매진하는 것을 보면 장소가 매우 중요한 것 같다. 괜한 장소 핑계 장소 탓일지 모르나 나는 그렇게 아름다운 곳에 대한 갈망과 갈증이 있었다. 그렇게 나의 미국살이가 시작되었다.


레이크 오스위고 거리
레이크오스위고의 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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