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초록이 반짝거리는 5월, 나는 인스타그램 '마케터의 수레' 계정을 없앴다.
대신 틈틈이 메모하거나 친구들에게 공유했던 링크/인용/인사이트 글들을 모아 브런치 글로 정리하기 시작했다.
인사이트를 모을 때, 브런치에 옮기는 걸 감안해서 좀 더 정리해서 메모하는 습관이 생겼다.
브런치 매체를 생각하면서 인용과 생각을 나열하고, 나만의 시각을 찾아가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갤럽 유료 강점검사 결과 '수집'이 가장 높은 순위였던 나는, 언제나 혹시 어디서 어떻게 쓰일지 모르는 각종 레퍼런스와 인사이트와 콘텐츠를 구분 없이 많이 읽고 보고 모아놓는 사람이다. 그냥 모으기도 하지만, 모으면서 여러 가지 생각과 다른 정보가 빠르게 연결 지어 떠오를 때가 많다. 그래서 틈틈이 인풋(수집)을 할 때 드는 내 생각과 감정을 계속 메모해두는 습관이 생겼다. 어릴 때부터, 여행할 때, 영화 보고 난 뒤, 친구와 대화한 다음, 꿈을 꾼 다음, 나는 어딘가에 메모를 한다. 그 메모들이 모두 흩어져있다는 점, 더 많은 사람과 나누고 싶다는 점, 나중에 이 생각들을 꺼내보고 싶은데 찾기 어렵다는 점(무의식 어딘가에 잘 쌓여가고 있겠지만), 이런 문제들 때문에 '마케터의 수레' 계정을 만들었으나, 이미 워낙 여러 가지 SNS 계정을 운영하고 있어서 잘 손이 가지 않았다. 그래서 그냥 틈틈이 여기저기 메모를 남기고, 월마다 그 메모를 모아서 브런치에 올리기로 결정. 아직까지는 잘한 선택인 것 같다. 새로운 루틴이 되어 꾸준히 해나가고, 연말 회고도 할 수 있으면 좋겠다. 요즘 많은 기획자가 그렇듯, 나도 루틴과 회고에 중독되어 있는 상태니까.
쓰고 보니, 이 글은 이 시리즈의 프롤로그와 같네.
그럼, 이제 5월에 내가 모은 것들을 나누겠다.
5.2
오늘의 노트는 신카이마코토 감독의 애니메이션 이야기
이 감독 작품 단 한 개도 안 봤는데... 근데 주위에서 재밌게 봤다는 사람도 많고, <언어의 정원> 같은 경우에는 컷/구도 분석에도 예시로 종종 등장하길래.. 보긴 봐볼까? 생각도 든다.
내 감성에 안 맞아도 '포스트 미야자키 하야오' 소리 들을 정도로 대중적으로 성공했다는 콘텐츠인데, 콘텐츠를 업으로 하니까 의무감에 봐야 할까? 싶어서 넷플릭스에서 <너의 이름은>을 검색했지만, 미처 재생을 누르지 못하고 다른 콘텐츠로 넘어갔다. 여성재현방식의 문제점에 대해 미리 들었던 내용이 있고, 또 친한 친구들은 불호였음을 많이 밝혔기 때문에, 선뜻 볼 마음이 안 드는 게 솔직한 심정이다.
이번에 개봉한 <스즈메의 문단속> 역시 볼 생각도 안 했는데... 오늘 롱블랙을 보고서야 동일본대지진을 다룬 이야기임을 알았다. 재해의 생존자가 어떻게 회복하는지 과정을 그렸다니 생각도 못 했고, 역시 콘텐츠를 너무 편식하지 말자, 생각하게 된다.
일본 만화/영화에서 재해(와 전쟁)를 다루는 방식이 특히 다양한데, 이 부분을 많이 고민하고 연출했겠다 싶기도 하다. 나중에 기회가 닿으면 봐야겠다.
5.3
얼마 전에 전주국제영화제를 다녀왔고, 오늘은 우연히 유튜브에서 이 영상을 봤다.
솔직히 빠더너스의 이 영상은 그냥 한 편의 단편영화 같다... 유튜버들 왜 이렇게... 요즘 스토리 잘 짜지?
불편한 점이 없는 건 아닌데, 블랙코미디처럼 너무 잘 연출하고 연기했다.
5.3
50시간 정도 앉아있어야 어그로를 끌 수 있구나
위트 있는 카피를 잘 쓰네... Make fars, not war.. 도발적이고 재밌음 금기를 깨는 것도, 사업을 하는 것도, 모두 어려운 선택인데, 용기 있게 선택한 만큼 또 성공하는 것 같기도 ~~
5.3
오늘은 스탬프 모아서 하나 더 열었다
외로움이 실제로 건강에 나쁘다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그렇다는 내용을 보니 살짝 놀랍다.
그럼에도 말을 걸기 싫은 이유는... 상대가 대화를 원치 않을 거라고 지레짐작하기 때문인 것도 흥미롭다. 'Free Listening' 나도 더 노력해야지 싶다... 잘 듣는 사람이 되고파.
5.4
'모금전문가'라는 직업 처음 들었는데... 생각보다 괜찮네..?
길이 있다면 언젠가 이 방향으로 커리어전환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
이전 직장인 닷페이스에서도 멤버십 가입 유도 캠페인을 진행했었고,
물건을 파는 마케팅보다 사람 마음을 움직여서 세상을 더 나아지게 하는 설득 커뮤니케이션을 업을 하고 싶다는 생각은 아주 예전부터 오랫동안 해왔다.
기업(자본가)의 돈으로 세상(소수자)을 더 좋게 하는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과도 연결된다. 기존의 기부나 모금 캠페인 쪽은 너무 고통/불행 전시를 많이 해서 불편했는데, 다른 서사로 풀어낼 수 있다면... 하는 상상을 하게 되네. 영미권은 모금문화나 행사가 굉장히 다양한데 아직 국내는 부족하기도 하고 적용해 볼 수 있는 케이스들도 많아서 업으로 가져가면 재밌고 보람 있을 것 같다. 어디에서 뭘 위한 모금을 하고 싶으냐가 문제...
'완화 의료'에 대해서도 처음 들었는데, 읽다가 왠지 울컥한다...
5.8
정말 재미있게 읽은 오늘의 노트
늘 커리어 고민을 하는 다능인들에게 위로가 되는 존재가 아닐지! 디자인, 영화미술, 의상디자인, 무대미술, 연출, 브랜딩까지 넘나들어서 친한 친구들은 '너 뭐 하려고 그러냐'며 정착을 권하지만, 정작 본인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늘 재밌는 일을 찾아다니며 즐겁게 몰입하며 일하는 듯!
예술을 반대하는 집안.. 에서 자라도 역시 예술을 하게 되는... 나도 공책, 만화책 많이 찢겨봄ㅠ 국가 돈 받는 공무원 하라는 말 맨날 듣고 자랐지만 결국 남의 지갑 열어야 하는 광고 일 하고 영상 만들고 있으니, 어릴 때 무슨 일 해라 하지 마라 의미 없는 듯.
그리고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 그냥 야한 영화로만 아는 사람들이 많은데, 고전 <위험한 관계>의 오마쥬이자 패러디인 각색영화라 플롯이나 캐릭터도 매력적이고 (비교해서 보면 더 재밌음) 미술 진짜 예술이라 꼭 한 번쯤 보길 추천! 그 미술감독이 정구호인 건 오늘 알았네
위기를 맞는 핵심은 적당한 위안에 있다... 지금 내게 필요한 말일지도. 적당함이 아니라 탁월함, 남을 따라 하는 기획이 아닌 차별화된 기획을 해야 한다는 당연한 말을 잊고 지냈던 것 같아. 일에 치여서 그랬겠지만, 오늘은 좀 더 나답게 탁월하게 일해야지 다짐.
한국적인 것의 재해석에 관심이 많고 제작자이자 연출가가 되고 싶어 하는 친구에게 특히 권하고 싶은 노트!!
5.12
바르셀로나 가고 싶어지는 오늘의 롱블랙 노트
살라몬주익 심야상영회 너무 좋아 보이고, 나 모교도 야외 상영회 하는데 진짜 좋았던 기억...
운동장에서 베리어프리하게 야외 상영을 하는 정동진영화제 생각도 나고, 서울에도 광장 공간에 이런 이벤트가 있으면 좋겠단 생각이 드네.
그리고 특히 인상 깊은 부분은 이 부분
"재즈나 클래식, 영화 같은 문화생활은 아직 대부분의 노동자에겐 사치입니다. 전 여유로운 엘리트나 직장인만 영화를 즐기게 하고 싶지 않습니다. 일 끝나고 잔디밭에 앉아 쉬면서 영화까지 즐기는 ‘손쉬운 문화생활’을 즐기게 하고 싶어요."
우리나라도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는 접근성이 많이 좋아졌다고 해도,
애초에 정보가 충분하지 않기도 하고 노동자들 평균 소득에 비해 공연은 많이 비싼 편이라서 문화생활은 사치라는 인식이 큰 것 같음. 주위에 발레나 클래식 보러 다니는 친구들도 보면, 무리해서 다니거나 그냥 원래 집안에 경제적 여유가 있고 그런 공연을 보러 다니는 게 집안에 자연스러운 문화인 경우더라고.
그래서 누구는 같은 공연을 30번씩 보는데, 누구는 그런 종류의 공연을 평생 못 본 체 사는 경우도 생기고.
공연 기획과 제작에 큰돈이 들어가는 건 알겠는데 그런 부담을 공공에서 함께 지고, 경제력과 상관없이 누구나 양질의 문화 공연을 접하고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세상에 더 변했으면 좋겠단 생각..
5.12
오픈마켓 쿠팡이 기존 대형 유통업체인 이마트(신세계)를 이겼네
올해 초부터 이마트 점포 줄기 시작했는데, (부동산 대거 매각) 지출 줄이면서 온라인 집중하려고 하고
반대로 쿠팡은 덩치 커지니까 슬슬 오프라인으로 발 뻗는 중. 쿠팡 불매 움직임이 있어왔다고 해도, 큰 유통시장의 흐름은 쿠팡이 이기는 판이라서 속상하기도 한데, 냉정하게 생각하면 예상했던 결과기도 함.
서비스적으로 보면 워낙 BM(비즈니스모델) 기획이 좋고 결정도 빠르고 판매/구매 정책도 다른 오픈마켓보다 훨씬 앞서있음..
문제는 그 앞서있는 서비스들이 무조건 '소비자'(의 선택과 의존도 높이기)를 위한 것이라서,
그 외에 노동/환경/업계룰은 모두 제쳐둔 결정이라는 점. 대표적으로 모두 아는 '로켓배송'으로 다른 오픈마켓 소비자 많이 데려왔고, 온라인 유통 판을 바꿔버렸고, (다 따라 하게 됨) 게다가 그렇게 데려온 소비자 대상으로 멤버십 확대해서 '무료반품, 당일배송, 새벽배송, 쿠팡플레이'까지 제공하고 있고, (또 다들 따라 함) 최저가/배송속도/가성비 따지는 대부분의 오픈마켓 소비자들은 쿠팡을 선택할 수밖에 없음.
내 주위 친구들, 가족까지도 생활용품 싹 다 쿠팡 최저가로 삼.
노동문제가 큰데도, 여러모로 팍팍 치고 나가는 중이라.. 앞으로도 승승장구할 것 같네..
(쓰리스타도 해결 안 된 노동 이슈 쌓여있어도 계속 승승장구하는 것처럼...) 오픈마켓의 비윤리적인 문제점들이 알려지고 있어도, 돈 없는 청년들은 또 쿠팡 알바하러 갈 거고, 돈 있고 시간 없는 사람들과 돈 아끼려는 사람들은 또 쿠팡에서 물건 시킬 것... 불매 캠페인이 엄청 탁월하게 펼쳐지지 않는 한... 아마 당분간 매출 1위가 아닐지.
쿠팡 매출 검색하다가 읽게 된 이 글도 크게 공감이 가네
5.12
스탬프 모은 걸로 지난주 토요일 노트 하나 추가로 열었다!
제로웨이스트라는 말도 없을 때 '무포장 가게'로 입소문 탄 얼스어스
올비건이 아니라 아쉽다 ~ 연희동의 보틀팩토리가 떠오르네.
연희동, 연남동, 망원 이 쪽 동네에는 제로웨이스트, 비건, 친환경 카페들이 많다.
보틀팩토리나 로컬스티치, 알맹상점 같은 공간에서 행사가 있을 때, 용기 바리바리 싸가서 맛있는 거 사 먹고 장보고 친구들을 마주칠 때면 정겨운 마을 장터 느낌도 나고 외국의 캐주얼 파티 느낌도 난다.
더 많은 카페에서 플라스틱 잔을 없애고 다회용 컵을 이용했으면 좋겠고,
더 많은 음식점이 비건 옵션이 생겨서 좀 더 공존가능하고 지속가능한 미래를 함께 상상했으면 좋겠다.
5.13
이번주에 나온 따끈한 캐릿 콘텐츠~ 여러분 폰엔 몇 개나 깔려있나요요
5.14
비건 뉴스레터 서비스 찾다가 비건뉴스 사이트를 뜯어보게 됐는데, 왜 뉴스레터 서비스 안 하지?
콘텐츠 사이트에 리텐션 끌어오는 방법으로 요즘 뉴스레터 서비스만한 게 없는데... 리소스가 부족한 걸까?
사이트는 잘 구축되어 있다. 비건뉴스 만들고 이어가는 분들과도 언젠가 만나고 싶다.
재밌게도 비건뉴스라는 곳이 있는 걸 처음 알게 된 건 도담도담 님의 카카오 비건지도에서다.
비건지도에서 음식점, 카페 검색하는데 너무 눈에 띄게 '비건뉴스'가 있더라고.
'비건먼지'도 사업자 파서 주소지 등록하면 지도에 뜨려나???
5.15
재밌게 읽은 오늘의 노트
비교적 월요일에 읽는 노트가 재밌게 읽히는데,
이 사람들이 보헤미안Bohemian이구나, 깨달았습니다. 미국 사회를 이끄는 부류는 크게 둘로 나뉘어요. 자본주의적 중산층 계급인 부르주아Bourgeois, 그리고 삶의 다양성을 부르짖는 저항가인 보헤미안.
보헤미안은 예술을 사랑하고 감각적이에요. 지금 우리가 ‘라이프스타일 트렌드’라고 하는 것들은 대개 보헤미안의 문화예요. 친환경주의, 커피, 비건, 명상 같은 문화 말이에요.
한국의 많은 비건 친구들도 보헤미안 문화를 공유하고 있는데,
사실 이런 문화마저도 영미권에서 왔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됨.
불교에 대한 관심마저도 영미권 보헤미안 문화에서 유행하다가 역수입된 것 같다고 느끼기도 했음 이런 보헤미안들이 정치적으로는 리버럴, 진보주의자들이 되고
룩으로는 히피, 집시, 스트릿패션 그 사이 어딘가의 패션으로 다니는 것 같음
골목 상권이 자리 잡으려면 네 가지 업종이 꼭 필요해요. 독립서점과 게스트하우스, 빵집과 카페예요. (중략) 이 네 업종이 잘 자리 잡으면 동네가 하나의 브랜드가 돼요. 홍대*를 볼까요? 2000년대 후반에 독립 서점 ‘유어마인드’와 ‘땡스북스’가 들어섰어요. ‘폴앤폴리나’ 같은 건강한 빵 가게가 들어서고, ‘앤트러사이트’ 같은 스페셜티 커피가 생겨났죠. 그리고 자유로운 분위기의 게스트하우스가 신촌역 주변으로 자리 잡았고요.
홍대 상권에 대한 분석도 나름대로 납득이 감. 한때 홍대-연남에 북카페가 진짜 많아졌을 때가 있었는데, 그 후 또 없어지고 생기고를 반복했지만 계속해서 독립서점과 동네카페가 골목의 색깔을 정하는 것 같다고 느낄 때가 많아. 연희, 연남, 망원, 상수의 색깔이 비슷한 듯 다른 건 동네 가게들의 색이 달라서겠지.
이미 눈치챘겠지만, 로컬 문화의 주축은 소상공인입니다. 로컬 크리에이터Local Creator라고도 불리는 창의적인 소상공인이죠. 이들이 골목에서 성공해야 로컬 문화가 자리 잡아요.
로컬 크리에이터가 성공하려면 세 가지 기술이 필요합니다. 제작 기술과 전달 기술, 그리고 로컬 기술이에요.
식당을 연다고 해볼까요. 요리가 제작 기술이에요. SNS 등에 식당을 알리는 게 전달 기술이고요. 둘 다 기본입니다. 성공하려면 반드시 잘해야 하죠. 세 번째, 로컬 기술에 능해야 로컬에서 제대로 성공할 수 있어요. (중략) 이미 전국에서 골목상권을 개척한 상인들은 모두 로컬 기술을 발휘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아무도 안 찾는 지역의 문화적 잠재력을 간파하고, 많은 사람이 찾는 문화지구로 만든 기술이 전형적인 로컬 기술이죠.
나중에(혹은 곧) 창의적인 사업이나 창업을 하고 싶은 분들, 자기 공간을 갖고 싶은 분들은 참고하면 좋을 듯! 동네 커뮤니티, 동네 브랜딩, 골목상권 이런 문화들이 골목 여행을 가능하게 하는 것 같아. 비건 골목이 형성된 망원이나 이태원도 그런 문화의 일종처럼 느껴지기도 함. 글 말미에 있는 책 <로컬 브랜드 리뷰 2023> 읽고 싶어지네..
친구는 이 글을 읽고 너무 서구 문화 중심적으로 상권 분석을 해놨다고 하면서, 한국 로컬 커뮤니티의 예시로 방앗간과 철물점을 이야기했다. 참기름과 들기름 짜내는 시간 동안 사람들이 모여서 이야기하던 그 문화.
그러나 이미 우리 도시와 상권이 서구 문화 중심적으로 변한 건 맞고, 나와 내 주위 사람들만 봐도 철물점이나 방앗간을 갈 일이 별로 없어서...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 방앗간이 다시 유행하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다. 어릴 때 엄마랑 장터 방앗간에 쌀 들고 가서 맞춤떡을 맞추고, 막 뽑힌 떡을 잘라먹었을 때의 따끈따끈함이 그립다.
5.16
퀜처의 단열성? 뜨거운 음료는 7시간, 차가운 음료는 11시간, 얼음은 자그마치 2일간 보존된대!
텀블러가 예쁜 게 뭐가 중요하겠어 얼음이 이틀을 가는데... 짱이다 진짜..
로렌과 자매들은 합심했어. 단종을 막진 못해도, 스탠리 본사를 설득해 퀜처 재고 5000개를 매입했지. 그리고 자매들의 편집숍에서 단 5일 만에 모두 팔았어. 스탠리의 예측보다 빠른 소진이었지
어떤 제품의 팬이 제품 단종을 막을 수 있었다는 스토리 자체가 강렬한 브랜드 스토리네.
스탠리는 결국 단종 계획을 철회했어. 110년 동안 남성 위주의 아웃도어 시장을 타깃했던 브랜드가, 워킹맘의 낯선 조언을 새겨들은 순간이었지. 6개월 뒤 퀜처는 기존의 담백한 컬러 대신, 화사한 파스텔톤으로 출시됐어. 결과는 대성공! 순식간에 매진이었지.
그치만 여성들에게 인기 있어서 단종 철회하자마자 색부터 예쁘게 바꿨다는 게 너무 ..
뭐랄까 너무 좀 그렇다.. 그래도 암튼 통했다니까 다행인가?
2022년부터는 아웃도어 산업 협회Outdoor Industry Association의 기후 대응단Climate Action Corps 창립 멤버가 됐어. 기후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아크테릭스, 파타고니아, 예티, 헬리녹스 등의 아웃도어 브랜드들과 협력 중이야.
아웃도어 산업 협회에 기후 대응단이 있는 줄 몰랐는데 새로 알게 됨!
스탠리 제품 철학부터가 '평생 쓸 수 있는 용기'를 만드는 거라고 하니까 친환경 당연히 챙겨야지~ 생각했는데 친환경 행보는 꽤 최근부터라 오히려 아쉽네.
5.16
채식 이야기는 아니지만, '서울 사람들은 가장 맛없는 음식을 먹는다'는 말과 나물에 대한 이야기가 흥미로워서 비건 친구들에게 공유했다. '맛있는 것'의 정의를 '신선한 식재료, 제철에 먹는 식재료를 사용한 것'으로 새로 이야기한 게 너무 흥미롭고 재밌다. 실제로 나는 채식을 시작한 후에 제철채소에 눈을 떴다. 제철 토마토가 얼마나 달고 맛있는지, 제철인 나물이 얼마나 향긋한지, 채식을 하기 전엔 1년 내내 치킨이나 즐겨 먹었으니 알 일이 없었는데 말이다. 채식을 하면, 먹는 게 제한된다 생각하지만. 나와 내 친구들의 경험상, 채식을 하는 순간 새로운 미식의 세계가 열린다. 땅과 날씨와 노동으로 길러낸 갖가지 자연식물의 향과 식감을 다채롭게 즐길 수 있을 뿐 아니라, 무궁무진한 발효의 세계, 새로운 소스와 향신료의 세계에 눈을 뜨게 된다.
제주에 살다 온 친구가 제주에서 얼마나 다양한 나물이 산과 들에 자라고 그걸 뜯어와서 어떻게 먹었는지 이야기한 적이 있다. 떠올려보니, 내가 경기도에 살 때 동네 아주머니들이 뒷산에서 풀을 뜯어가서 먹는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어떻게 산에서 먹을 수 있는 풀을 구분해서 그냥 뜯어올 수 있는 건지, 굉장히 신기해했던 경험. 길을 걷다가 식물의 이름을 딱딱 맞추는 사람들을 보면 그렇게 신기할 수가 없는데, 그런 것도 생태감수성과 생태지능이라고 한다. 도시에서 나고 자란 나는 생태지능이 많이 부족하지만, 평생 기르면서 살고 싶다.
5.17
개인적으로 비건이 아닐 때도 해물을 별로 안 좋아했는데 (날음식, 비린음식 못 먹음)
비건이 아닌 해물이 중심이라 못/안 가봤던 곳.
주위에서 해녀의 부엌 가고 극찬하고 해서 원래도 알고 있었는데, 기획의 시작부터 읽으니 더 대단하네. 물살이 착취가 있어서 아쉽지만... 해녀들의 삶을 재조명하고 헐값으로 팔렸던 제주 특산물을 브랜딩 했다는 면에서 스토리, 기획, 연출 등 여러 측면에서 '해녀의 부엌'은 대단하다고 생각. 비건 특집으로 식물성 해산물로만 운영하는 날이 있다면... (톳이나 미역이나...) 경험하고 싶다..
5.18
바드와 챗GPT 둘 다에게 카피라이팅 시켜보는 중인데, 아직 챗GPT가 압도적으로 잘 쓰네
둘 다 정보정확도는 많이 떨어짐 ^^ 거짓말을 어찌나 잘하던지..
없는 인물 만들어내고 없는 뉴스 말하고 그래서.. 사용하는 사람들 유의하기 ~~
5.18
업무 때문에 금융 캠페인 케이스 찾아야 해서... 토스 캠페인 비하인드 읽어봤는데, 대충 비하인드 인터뷰 영상이나 스케치만 해서 때우는 게 아니라 되게 솔직하게 광고를 어떻게 찍었고 어디에 실었는지 일일이 설명해 주니까 새롭네.
5.19
친구가 비건먼지 생각난다면서 도움이 될까 하고 보내준 영상
우리도 사이드 프로젝트니까 공감 가는 게 많고 생각 전환에 도움이 많이 되었다.
비건먼지다운 조직문화가 무엇일지 고민하게 되네
비거니즘 관련해서 만들고 싶은 영상을 만든다
영상을 잘 만들 수 있도록 서로 돕는다
즐겁게 한다 (너무 힘들 땐 미리 이야기하고 쉰다, 방학문화)
누구나 아이디어 제안, 새로운 제안, 피드백을 할 수 있다
우리도 노션보드를 활용 중인데 더 잘 활용해야겠다
우리도 각자의 자기만의 직함을 만들면 좋겠다 (자기소개부터... 정리하구)
위클리 체크인 (우리 주간 회의 때 하는 거랑 비슷하네)
1 근황토크 -> 우리도 꼭 하는 건데!
2 태스크 진행상황 -> 업로드 확인,회고 / 제작상황 공유,피드백요청,디자인요청 등이랑 비슷
3 잘한 점 / 4 아쉬운 점
(3,4는 우리 안 하고 있는 거라 넣어도 좋을 듯)
요즘사도 주간 영상통화 하면서 같이 일하는 감각을 공유하네. 우리가 해온 방식이 맞다고 생각이 드네.
얼굴 보고 같이 이야기하는 게 오해를 줄이고 같이 일하는 느낌으로 계속 힘 받을 수 있는 방법이구나 다시 깨달음. 좋은 내용이 너무 많다!
5.22
언뜻 보고 제목에 '김해김'이래서 김 이야긴가? 했는데 패션 이야기 ㅋㅋㅋ역시 일을 즐기는 게 짱이구나! 그리고 건강이 최고다!
나도 어릴 때 몸이 아팠어서... 몸만 건강하면 뭐든 해야한다 & 할 수 있다 생각하는 게 있는 것 같음 ㅋㅋ
가죽을 활용한 작업한 건 동물권/환경 측면에서 너무 아쉬운 지점이지만,
알고리즘을 활용해서 계속 새로움을 찾는 건 흥미롭다.
5.22
지금은 프리미엄 차 브랜드로 유명하지만, 내가 알기에도 오설록은 아주 오랫동안 매출이 낮아 고전했던 브랜드로 알고 있음 알고 보니 돈이 안 돼도 투자 개념으로 만든 거였구먼~ 경영자들의 이런 고집스럽고 낭만(ㅎㅎ) 있는 결정을 볼 때면, 여러 가지 감정이 든다.
전 세계적으로 찻잎 생산부터 블렌딩, 공간까지 다 같이 하는 차 브랜드는 드문데 오설록은 (대기업 자본이라 가능하지만) 그걸 해냈네 아모레에서 오설록을 분리했어도, 사실 이니스프리나 오설록이나 브랜드 마케팅은 비슷한 면이 많다고 봄. 아모레 기업이 유독 제주에서 난 원료에 집착하고 그걸 강조하면서 마케팅한다고 느껴질 때도 많고. 그래도 회사를 분리한 다음 매출이 늘긴 했네!
5.23
오늘의 이야기는 메가커피 ~
신기한 게 메가커피 영업이익률은 생각보다 너무 높고, 스벅 영업이익률은 생각보다 엄청 떨어지네...?
저가 카페를 시작했던 이디야는 이제 저가 카페로 분류가 안 되고 있는 것도 흥미로움 원래 국내 지점 수 1위, 중저가 커피로 자리매김해왔는데, 폐점률이 높아지고 있는 이디야가 앞으로 이 위기를 어떻게 뚫을지 또 궁금.
출처: 롱블랙 그리고... 매출 리딩하는 신상메뉴 개발에 매진인 메가커피를 보며 복잡한 마음. 신메뉴라고 하는 것들은 대부분 우유와 계란이 팍팍 들어간 논비건 음료들이고, 메가커피는 다 테이크아웃이라 플라스틱도 엄청나게 쓰고, 게다가 메뉴 개발하고 안 팔리면 재고들도 다 버려질 테고, 솔직히 길에 버려진 음료 쓰레기 보면 양이 많고 달아서 반도 안 먹고 버린 음료들... 쓰레기.. 많던데...
포화상태인 테이크아웃 커피 시장... 얼마 전에 친구들이랑 길 걸으면서, "요즘 사람들은 커피 마시고 사진만 찍나?" 한 적이 있는데, 진짜 길에 카페랑 포토부스만 가득해서, 이게 뭘까? 싶었던 기억. 근데 나도 친구 만나면, 밥 먹고 카페 갔다가 사진 찍을 때 있다. 영화나 전시를 보는 날도 있지만, 그건 날 잡고 미리 준비해서 노는 거고. 도시인들의 놀이문화, 이대로 괜찮은가.
출점관리는 배울 점이 있네. 솔직히 프랜차이즈 사업하는 곳들은 가맹점 많이 내려고 엄청 홍보하고 (프랜차이즈 점주 모집 광고 캠페인도 하더라) 돈만 들고 오면 교육 좀 시켜서 바로 매장 열게 하는 곳들도 많거든. 근데 메가커피는 시험까지 보고, 실패한 매장이 없도록 입지도 엄청 고민하네. 폐점률이 줄면 결국 브랜드 이미지도 좋고, 그래야 예비 점주들도 믿고 시작하니까, 서로 좋은 것일 듯.
5.24
오늘의 롱블랙은.... 너무나도... 논비건...이지만 크리에이티브 부분만 좋아서 공유!
출처: 롱블랙 제품명 짓다가 '배달의민족의 임원을 무턱대고 찾아가 자문을 구했어요' >>> ...?
세상은 넓고 실행력이 대단한 사람도 정말 많구나..!
고령고객용 명함도 좋은 아이디어 같음
(논비건 버거 이야기임을 감안하고) 읽고 싶은 사람은
5.29
자연 한가운데에서 하는 축제가 재밌어 보이기도 하는데 동시에 숲 생태 파괴를 걱정하게 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