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보단 따뜻했던 2월의 어느 날, 그렇게 시간이 지나 첫 출근 날짜가 다가왔다. 2월 중순. 생각보다 이른 날짜. 많이 놀아 놓을껄, 여행이라도 다녀올 껄, 알바는 최대한 빨리 그만둘 껄 등등의 여러 생각을 하며 유치원으로 갔다. 내가 출근을 하게 될 줄이야.
유치원에서 처음 만난 사람은 만 5세반 선생님이셨는데 너무나도 성격이 좋아보이셨다. '저 선생님이 내 짝꿍선생님이라면 정말 좋겠다.'하는 마음이 절로 들었다. 차를 마시며 이런 저런 생각을 하자 선생님들 한 두분 씩 도착을 하셨다. 그 중에는 나와 같이 초임인 선생님, 나와 같은 직급인 선생님도 있고 기관에 올해도 남는 선생님, 경력선생님도 계신다. 그 중에는 나와 동갑도 있었는데 이 때 동갑이란 무척이나 반가운 소식이란걸 직장에서 알게 되었다. 일을 하면 하게 될수록 나와 같은 반, 같은 나이, 같은 공통점을 가진 선생님들과 친해지게 된다. 많이 의지도 되고 스트레스도 해소되어 기관 생활을 할 때 도움이 되는 것 같다. 물론 어느 기관 어느 사회에나 있듯 첫 인상이 무서운 사람도 솔직히 있었다. 내 짝궁 선생님이라면 주눅이 들 것 같은.
인수인계를 받았는데 역시나 할 일이 많았다. 아침에 오자마다 카페트 깔기, 컵과 핸드타올 채우기, 미술재료 채워 넣기, 식사준비, 차량지도, 유아 가방 확인, 양치지도, 식사지도, 환경구성 및 교재교구, 낮잠 시간 돕기, 실외놀이터 점검, 안전교육, 기안 및 품의서 작성, 물품구입... 이 외에도 정말 많았는데 대충 적어놓은 것만 해도 이렇게 많다.
유치원에서는 동시에 많은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 이렇게 많은 일을 하는 줄 몰랐다. 더군다나 내가 예상하지 못한 범위의 일들도 많았다. 담임선생님들은 도대체 얼마나 많은 일을 한다는 것일까.
그리고 반 배정을 받았다. 만 4세반이었다. 다른 선생님의 조언에 따르면, 기관에 오자마자 선생님들끼리는 빨리빨리 친해져야 좋다고 한다. 나도 이유는 모르겠으나 그게 좋아보였다. 다른 선생님들과도 어서어서 친해져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첫 퇴근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