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부끄럽지만, 난 출근 일주일만에 취업한 걸 후회했다. 이유는 아주 단순하게도 '힘들었기' 때문이다. 아침에 신나는 노래, 재밌는 동영상을 보면서 출근을 하더라도, 지하철 안에서 꿀잠을 자더라도 썩 기분이 좋지가 않았다.
그 와중에도 내가 일주일 동안 한 일은 가방장에 이름표 붙히기, 신발장 이름표 붙히기, 출석표 만들기, 차량 돌면서 차량코스 체크하기 등등이 있었다. '딱 1년만 버티자.'라는 다짐을 하고 있는데, 원감님이 어깨에 손을 얹으시며 '할만 해?' 라고 물으셨다. 그 땐 또 힘이 나서 '네.'라고 대답하였다. 원감님은 '진짜? 지금이 제일 힘들땐데?'라고 하셨다. '신학기 준비 시기가 제일 힘들 땐가..?' 싶었다.
학교 다닐 때에는 '신학기 실습'이라는 것을 했었다. 그 때에도 참 여러 가지 일을 했었는데. 교실 대청소 하기, 교구장 옮기기, 놀잇감 닦기, 이름표 만들기 등등 그 때는 몸이 힘든 일들이었다. 주로 '무언가를 닦고 주어진 것을 자르는 일'을 했던 것 같다. 그러면서도 신학기 실습을 하면서 '취업 했을 때 신학기는 이런 모습이겠구나, 이렇게 하면 되겠구나.' 하며 자신감을 가졌었다. 그런데 실습과 현장은 또 달랐다.
교사에게 신학기는 '우리 반 어린이를 맞이할 만반의 준비를 갖춰 놓는 것' 이기 때문에 당연히 할 일이 많고 바빠야 한다. 처음 기관에 오는 어린이들도 있기 때문에 편안한 분위기, 심미적인 환경, 따뜻한 담임선생님, 같이 놀이할 친구들이 모두 갖춰져 있어야 한다. 하지만 이 준비를 처음 '실전'으로 준비하는 나에겐 이 과정들이 버거웠다. 좀만 부족하면 안되는 것이었을까. 개학 전 까지 맞이할 준비를 완벽하게 해내야 한다니.
그래도 이로 인해 어린이들이 기관에 수월히 적응한다면. 이 노력이 아이들에게 통한다면. 그 생각으로 버텼다. 신학기 준비 중에 정시퇴근이 어렵고, 힘들고 지치지만. 그렇게 버텨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