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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돌봄 Dec 21. 2024

강사가 되었다

대체적으로 그랬다.

대학을 간다는 건 결국 취업과 연결되는 부분이다.

물론 좀 더 자유로운 삶, 다양한 경험, 해방감, 연애, 학문에의 깊이 그 모든 것이 점철된 집약체이긴 하다.

졸업 후에 혹은 졸업전이나 휴학 후 여러 인생의 갈래가 있다는 걸 빼면 말이다. 

지금은 많이 다르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인생의 향방이 대학이나 취업인데 여전히 우리나라는 대학이 좀 더 우위를 차지하는 분위기다. 적어도 내 경험 내에서는 그렇다. 

N잡러도 결국 베이스캠프(아마도 첫 직업?)에서의 경험이 기반이 되어야 할 테니까.

어느 한 분야에서 진득하니 일해볼 줄 아는 것도 능력이다. 

직장인일 때는 회사 탈출을 꿈꾸고, 내 사업을 하면 일정 시간과 정확한 날짜에 들어오는 월급이 그립지만 결국 필요한 건 경제적 자립과 능력이다. 

나름의 경험이 쌓이면 사회에 환원할 시기도 오고, 직업 외에 다른 부수입을 찾게 된다. 

한 달에 몇 번은 학교나 대안 학교에서 수업을 한다. 

다양한 아이들을 만난다.

취업을 준비하면서 면접특강을 듣거나 자기소개서 쓰기를 연습한다. 

한 특성화고 친구는 옷차림에 관심이 많은지 슈트 색깔에 대해 많이 물어보기도 하고

면접관들의 질문에도 관심을 갖는다. 아, 이 어린 친구들이 2~3년 후 취업을 하는구나.

자격증 공부도 열심히 하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면서 만감이 교차했다.

걔 중엔 의욕 없이 엎드려 자거나 멍하니 있는 경우도 있지만 그것도 이해되었다. 

얼마나 많은 생각이 오고 가는 시기인가. 

하나의 목표를 위해 달리는 친구도 아직 갈팡질팡 뭐가 뭔지 모르겠는 친구들도 다 어리고 어린 고등학생들이다. 중학생들은 좀 더 귀엽긴 하다. 초등학생에 비할 순 없지만 아직 애기얘기하다. 학교 분위기나 특성에 따라 수업 태도가 참여도는 다르다. 정말 집중을 못하는 친구들도 있다. 그러나 그들도 어린 학생일 뿐이다. 

부모의 마음인가. 그래서 아이들을 보며 수업보다는 다른 많은 생각이 드는 걸까. 

야무지게 영어 점수며 자기소개서 쓰는 거면 잘 챙기는 여학생들도 이쁘지만 아직 더 어린 남학생들이 마음에 더 다가온다. 아들엄마라 그런 거지. 


사진: Unsplash의 ThisisEngineering


다른 팀에서 온 강사분들을 보면 그 또한 다양하다. 

저 정도 자기 관리는 해줘야 하는데 나를 돌아보니 그냥 인상 좋은 아줌마 선생님이다. 

강사들도 늘 배우고 공부한다. 운동도 자기 관리도 열심히다.

20대나 30대였다면 나도 더 열정이 옹골차게 남아있었을까. 

지금 나의 열정 온도는 뭉근하다.

뜨끈뜨끈도 아니고 뜨듯한 정도. 

좀 더 관점은 넓어져도 애써 나서는 경우는 없다. 

그저 주어진 것을 잘 준비하자 하는 마음뿐.

아무리 그렇다 해도 긴장이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처음 외부 강의를 나갈 때는 은근 긴장이 되어 잠을 잘 수 없었고, 수업이 끝나고 나면 해방감을 느꼈다. 

어떤 일을 하든 점점 긴장되는 순간이 있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그저 매일매일 꾸준히 할 뿐.

긴장과 후련함을 계속 느끼면서.

오늘도 여전히 배움은 진행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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