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하다 ; 이리저리 떠돌아다니다.
# 1. 사랑은 충만이 아닌 희생.
9년 전 자우림의 '스물다섯 스물하나'를 처음 들었을 때를 기억한다. 내 나이 16살 때였다. 누군가는 이 노래를 들으며 청춘일 적 사랑을 곱씹었다면 나는 어른의 사랑에 동경 정도 느꼈던 것 같다. 시간이 지나 변한 게 있다면 지금의 나는 책임의 무게를 실감한다. 더이상 내게 사랑은 관계에서 비롯된 충만함이 아닌 책임과 희생에 가깝다. 불확실한 미래에 모든 것을 내던지고, 오직 좋아하는 마음 하나만으로 사랑을 이어가는 어린아이의 담대함을 닮지 못한다.
# 2. 차악, 최선, 최악
잘못된 선택이 낳는 책임의 대가를 온전히 짊어지기가 두려워 모든 선택과 행동에 신중해진다. 차악이 최선이 되더라도 최악만은 면해야 한다는 마음가짐으로 나는 매 순간 크고 작은 선택을 반복한다. 그렇게 나는 어디로 가는지 모르는 배 위에 올라타 매 순간을 항해한다. 과연 잘 살아가고 있는 걸까, 불안하다.
# 3. 내가 생각하는 나는 '내'가 아니다.
이상과 현실을 넘나드는 선택지를 두고 고민하는 것은 온전한 내 마음과 주변 환경에 의해 만들어진 마음 사이에서 고민하는 것과 같다. 그럴 때마다 모든 조건에서 벗어난 순도 100%의 나라면 어떤 선택을 했을지 궁금해진다. 그 생각이 이어져 자연스레 어릴 적 나를 떠올리게 했던 것 같다. 어린아이는 지금의 나보다 훨씬 자유롭고 당돌하니. 그 시절 내가 추구했던 이상은 무엇이었으며 어떤 여정을 꿈꾸며 살아갔는지 묻고 싶었다. 마지막으로 지금의 나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는지도.
[부록]
우리는 모두 방랑자이다.
각자 다른 세상을 꿈꾸며 살아간다 한들, 매 순간 선택의 기로에 놓여 끊임없이 고민할 테니.
그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어떤 세상을 그리든 그냥 살아가라는 것이다. 삶의 여정 속에서 만나는 눈앞의 살랑이는 바람과 일렁이는 파도를 느끼라 말하고 싶다. 어린아이처럼 !
[유영] 듣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