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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긍정 중딩이가 되었다.

학교가 좋다고? 수업이 재밌다고?

by 트윈플레임

"학교 1년 다녀보니까 어때?"

"학교가 너무 좋아!!!"


"왜? 뭐가 좋은데?"

"학교가 너무 재미있어!"


"뭐가 재미있어? 학교가 재미있을 게 있어?"

"당연하지! 수업도 재미있고, 공부도 재미있고."


"그건 아닐 거 같은데. 그럼 공부를 잘했겠지. 그리고 공부가 어떻게 재미있냐?"

"선생님도 좋고, 친구들도 좋고. 그래서 재밌다는 거야."


"선생님이 좋으면 공부를 잘했어야지."

"아냐. 선생님이 좋아서 이만큼이나 하는 거야. 엄마, 내가 OO중학교 갔으면 지금이랑 엄청 달랐을걸. 난 보통의 중학생과 달라. 난 엄청 착하다고."


이건 뭔 소릴까.

스스로 자기가 착하다는 중딩이는 도대체 어디서 뭘 보고 이러는 걸까.

자기는 욕을 하지 않고 (원래 안 해야 하는 거 아니니?), 엄마에게 반항하지 않고 (엄마 생각은 다르단다.), 방문을 쾅 닫고 들어가지 않으며 (이런 건 또 어디서 들은 거니?) 그리고 기본적으로 심성이 착하단다. (잉? 스스로 자신을 보고 이게 할 소리?)

굉장히 기가 차지만 매일 엄마에게 뽀뽀를 해주고 안아주고 쓰담쓰담해주는 걸로 일단은 보통의 중학생보다는 좀 순한 맛인 것 같기는 하다. 키 170짜리 아기는 참 신기하게 아직 귀엽기도 하다.


"학교에서 스마트폰도 못쓰게 하는데도 좋아?"

"응! 스마트폰보다 학교가 좋아!"


그래, 그렇다면야 좋아하는 거 인정.

어디서 저렇게 한없이 학교를 좋아하고 선생님도 좋아하고 친구들도 좋아하는 마음이 나올까.

그러다 보니 자기 자신도 좋고. 가족도 좋고.


사실 여전히 학교에서 뭘 하는지, 뭘 배우는지 잘은 모르지만 대안학교를 다니면 아이들이 즐겁다더니 그 말은 사실인 듯하다.

이렇게 1학년은 마무리되고, 이제 2학년으로 올라간다.

그 마음 변하지 않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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