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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나주 Jan 05. 2024

Day21. No Icecream, No burgers

학교 오리엔테이션 첫날!

**모든 등장인물은 가명을 사용하였습니다.



이날은 약 일주일 간 진행되는 학교 오리엔테이션의 시작일이었다. 등록금을 납부할 때 ‘Orientation Fee’라는 이름 하에 $160를 지불해야 했기 때문에 난 오리엔테이션을 제대로 즐기리라 하고 마음먹은 상태였다.

그렇게 한국에 있을 때부터 이메일 주소를 통해 연락을 주고받은 같은 과 학생 Emma, 그리고 Bruny와 함께 오늘 오리엔테이션을 함께 하기로 하였다.


어제 학교를 이미 방문해 보았지만 그야말로 ‘방문’에 불과했기 때문에 우리는 학교 메인 빌딩 6층에 위치한 도서관 투어를 잠깐 다녀오기도 하고, 1층에 있는 학교 기념품 샵에 구경을 가기도 했다. 그곳에서 난 디자인 단대 가방을 구매했는데, 딸내미가 다니는 학교가 자랑스러우셨는지 아빠도 갖고 싶어 해서 졸업 후에는 아빠에게 가방을 양도하기로 하였다. 깨끗하게 쓸 테니 걱정 말아요 아빠.


점심 식사로는 멕시코 음식을 판매하는 미국 내에서는 꽤나 유명한 프랜차이즈 중 하나인 치폴레(CHIPOTLE)에 갔다. 시킨 타코는 만족스러웠지만 역시나 고수가 또 날 애먹였다. 반드시 고수를 빼달라고 요청했는데, 밥 자체에 섞여 들어간 고수는 어쩔 수가 없었나 보다. 다들 먹다 보면 고수 맛이 익숙해진다는데 이놈의 고수 맛은 언제 익숙해지는 건지.



사실 고수 때문에 타코를 제대로 즐기지 못해도 난 괜찮았다. 왜냐하면 오늘 진행되는 오리엔테이션에 아이스크림과 햄버거를 나눠준다고 적혀있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우리는 아침부터 큰 기대감을 안고 있던 바였다. 하지만 중간에 오리엔테이션을 째고 아이스크림을 먹으러 간 학생들과 달리 우리는 너무 성실한 것이 문제였다. 오리엔테이션을 모두 듣고 나갔더니 이미 줄은 건물 밖에까지 있고 경비원마저도 차례가 돌아올 것 같지 않으니 기다리지 않는 것을 추천한다고 해서 우리는 아이스크림을 포기해야만 했다.

그리고 믿었던 햄버거마저도 나중에 알고 보니 햄버거를 나눠주는 것이 아니라 공짜 영화를 보여주는데, 영화 제목이 햄버거였던 것이었다. 그저 ‘햄버거’ 단어만 보고 공짜 햄버거를 나눠주는 것인 줄 알고 신나 했던 우리들...


먼 발치에서 구경만 한 아이스크림


실망감이 큰 나머지 Bruny는 무조건 햄버거를 먹긴 해야겠다며 셰이크쉑버거집으로 향했고, 마침 건너편에 한인 마트인 H-마트가 있어서 난 한국에 있는 듯한 기분을 잠깐이나마 느낄 수 있었다.

기숙사로 돌아가는 길에는 접시를 판매하는 가게가 있었는데, 이 가게의 홍보방식이 꽤 재밌었다. This way를 ‘Dish way’로 표현한 것일 뿐인데 우리는 이게 왜 이리 웃겼던지. 가게 앞에서 한참을 웃으며 돌아갔다.


그렇게 노 아이스크림, 노 햄버거였지만 마무리만큼은 재밌었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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